몸의 정렬을 넘어 삶의 궤적을 바로잡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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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의 정렬을 넘어 삶의 궤적을 바로잡다

이슈메이커 2026-03-09 15:50:0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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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김갑찬 기자]

 

몸의 정렬을 넘어 삶의 궤적을 바로잡다


-스포츠 과학의 정교함으로 도심 속 ‘컨디셔닝’의 기준을 세우다
-프로구단과 국가대표팀을 거치며 다진 데이터 기반의 퍼포먼스 설계

신체는 정직한 기록 장치다. 우리가 보낸 시간과 쌓아온 습관은 근육의 긴장과 관절의 각도로 몸에 고스란히 남는다. 어반 컨디셔닝 구본학 대표는 그 몸의 기록을 읽어내어 최적의 상태로 되돌리는 공학자이자 조율사다. 대중에게 ‘컨디셔닝’이라는 단어는 여전히 낯설지만 그에게 이는 단순한 운동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시합을 앞둔 선수가 최상의 몸을 만들어가는 과정처럼 도심 속 현대인들이 일상의 거친 파도를 견디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에너지를 만드는 것. 그것이 그가 정의하는 ‘어반 컨디셔닝’의 본질이다. 태권도 선수 시절 겪은 부상의 아픔을 학문적 성취와 현장의 노하우로 승화시킨 구 대표는 이제 화려한 프로구단의 마운드를 넘어 가장 낮은 곳에서 묵묵히 땀 흘리는 이들의 든든한 페이스메이커가 되고 있다.

 

 

데이터로 증명하는 몸의 언어 ‘컨디셔닝’의 정석을 쓰다
구본학 대표의 이력은 이론과 현장이 완벽하게 맞물린 톱니바퀴와 같다. 고등학교 시절까지 유망한 태권도 선수로 활약했던 그는 갑작스러운 부상으로 선수 생활을 접어야 했다. 좌절의 순간 그를 다시 일으킨 것은 '왜 아픈가'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이었다. 이후 스포츠 의학에 매진하여 학사는 물론 최근 박사 학위까지 마친 그는 프로야구 구단인 SSG 랜더스와 국가대표팀 등 엘리트 스포츠 최전선에서 선수들의 몸을 관리해왔다. 현장에서의 감(感)에만 의존하던 과거의 방식에서 벗어나 철저히 측정과 데이터에 기반한 운동 과학을 도입하는 것이 그의 사명이자 무기였다.
그가 안정적인 프로구단의 울타리를 나와 '정글'이라 불리는 개업가로 뛰어든 이유는 명확하다. 병원 운동 치료실과 구단을 거치며 선수들만큼이나 일상 속 통증에 시달리는 일반인들이 많다는 것을 체감했기 때문이다. 구 대표는 웨이트 트레이닝의 '강화'에만 매몰된 기존 피트니스 시장에 의구심을 던졌다. 통증이 있는 상태에서 무거운 무게를 드는 것은 오히려 독이 된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그는 운동 전 이완과 케어 그리고 목적에 맞는 움직임의 복원을 최우선으로 삼는다. 주말에 스키를 타러 가는 사람과 허리 통증을 완화하고 싶은 사람의 컨디셔닝이 같을 수 없듯 그는 매일 변하는 환경과 컨디션에 맞춰 유동적인 프로그램을 설계한다.
최근 구 대표의 일상은 그 어느 때보다 역동적이다. 센터 운영은 물론 대학교 겸임교수로서 후학을 양성하며 자신의 지식을 현장 데이터와 결합하는 작업을 멈추지 않는다. 특히 그는 'SCL 코리아(Strength and Conditioning Lab Korea)'를 설립하여 체육 전공자들이 단순한 지도자를 넘어 측정 기반의 전문가로 거듭날 수 있는 교육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물리치료사와 체육 전공자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시장에서 체육인만이 가질 수 있는 강력한 무기는 결국 데이터 분석을 통한 퍼포먼스 향상이라는 것이 그의 확신이다. 이론에만 치우친 강단과 경험에만 의존하는 현장의 괴리를 메우기 위해 그는 오늘도 양쪽의 세계를 쉼 없이 오가고 있다.

 

 

진심으로 빚어낸 선한 영향력
구본학 대표의 진정성이 가장 빛나는 지점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헌신하는 나눔의 행보에 있다. 그는 현재 센터 업무와 대학 강의를 병행하는 바쁜 일정 속에서도 여자야구 국가대표팀의 컨디셔닝을 돕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 화려한 주목을 받는 프로 선수들보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 꿈을 키워가는 선수들에게 그의 손길은 더욱 절실하다. 부상으로 신음하던 국가대표 김라경 선수에게 사비로 수술을 주선하고 재활을 도왔던 일화는 그의 철학을 대변한다. 금전적 이득보다 한 선수가 통증 없이 경기장에 복귀할 때 느끼는 희열이 그에게는 더 큰 보상이다.
그는 스스로를 '기부 천사'라 부르지 않는다. 그저 남이 버린 쓰레기를 줍는 마음으로 타인의 행운을 줍는 것뿐이라며 몸을 낮춘다. 형편이 어려운 선수들이 있다면 언제든 무료로 센터 문을 열어주는 그의 넉넉함은 "내가 베푼 마음이 훗날 내 자녀에게 돌아올 것"이라는 소박한 믿음에서 기인한다. SNS에 좋은 글을 남기고 학생들의 막막한 질문에 진심 어린 댓글을 다는 사소한 행동 하나하나가 모여 우리 사회의 건강한 에너지를 만든다고 믿는다. 돈을 많이 벌고 센터를 확장하는 욕심보다 자신의 지식이 필요한 곳에 쓰이는 것을 최고의 가치로 삼는 그의 고집은 어반 컨디셔닝을 단순한 운동 센터 그 이상의 공간으로 만든다.
좋은 전문가란 기다려줄 줄 아는 사람이라는 것이 구 대표의 생각이다. 어린 선수들이 성과를 낼 때까지 묵묵히 곁을 지키고 일상에 지친 일반인들이 다시 활력을 찾을 때까지 호흡을 맞춘다. 그는 무조건 무거운 무게를 권하지 않는다. 대신 통증이 없는 움직임과 자연스러운 일상을 되찾아주는 것에 집중한다. 그에게 퍼포먼스란 경기장에서의 기록뿐만 아니라 자고 일어났을 때 개운함을 느끼고 불편함 없이 직장 생활을 이어가는 모든 과정을 포함한다. 삶의 질을 높이는 가장 정교한 나침반이 바로 컨디셔닝인 셈이다.
이제 막 새로운 도약을 시작한 구본학 대표의 꿈은 거창한 확장이 아니다. 학생들이 현장에서 제대로 대접받는 전문가로 성장하도록 돕고 자신의 센터를 찾는 이들이 내실 있는 케어를 받는 것이 단기적인 목표다. 장기적으로는 대학 강단에서 더 많은 '진짜 전문가'들을 배출하여 스포츠 과학의 혜택이 일반 대중에게까지 온전히 전달되는 세상을 꿈꾼다. 프로구단의 화려한 조명 대신 이름 없는 선수들의 부러진 손톱과 현대인의 굽은 어깨를 먼저 살피는 그의 시선은 이미 우리 사회의 건강한 미래를 향해 고정되어 있다.
세상은 점점 빠르게 변하고 몸을 혹사하는 환경은 도처에 널려 있다. 하지만 자신의 몸을 이해하고 올바르게 관리하는 법을 아는 이들에게 통증은 극복 가능한 대상일 뿐이다. 스포츠 과학의 정수를 도심 한복판으로 가져온 구본학 대표. 아프지 않고 건강한 삶을 선물하고 싶다는 그의 담백한 소망은 이미 어반 컨디셔닝이라는 이름 아래 수많은 이들의 삶을 변화시키고 있다. 남을 돕는 것이 결국 자신을 돕는 길이라는 그의 선한 철학 위에서 대한민국의 컨디셔닝 문화는 더욱 단단하고 따뜻하게 뿌리내릴 것이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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