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식품 같은 화장품 디자인…'애사비 클렌저' 소비자 혼동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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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식품 같은 화장품 디자인…'애사비 클렌저' 소비자 혼동 우려

르데스크 2026-03-09 15:06:3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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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들 사이에서 '애플 사이다 비니거(Apple Cider Vinegar)' 일명 '애사비'가 건강 관리 식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해당 콘셉트를 활용한 클렌저 제품이 등장하면서 소비자 혼동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제품 포장에 'Apple Cider Vinegar', 'Probiotics', 'Honey' 등 식품을 연상시키는 문구가 영어로만 표기돼 있어 일부 소비자들이 건강식품이나 비타민 제품으로 오인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최근 여성들 사이에서는 '애플 사이다 비니거(Apple Cider Vinegar)' 일명 '애사비'가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애사비는 사과를 으깨어 두 번 발효해 만든 '초모' 성분이 풍부한 식초로, 식사 전 물에 타서 마시면 혈당 감소, 인슐린 분비량 감소, 식욕 억제 등 다이어트와 건강 관리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알려지면서 관심을 받고 있는 식품이다. 대부분의 애사비 제품은 1회 섭취량에 맞게 낱개 포장이 돼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SNS에서는 애사비 성분을 콘셉트로 한 클렌저 제품이 논란이 되고 있다. 논란이 된 제품은 국내 한 피부 안티에이징 전문 브랜드가 출시한 제품으로 제품 외관에는 영어로만 'APPLE CIDER VINEGAR CLEANSER'라고 적혀 있다. 해당 제품은 주로 동일 브랜드 제품 구매 시 사은품 형태로 제공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품 표면에는 'Apple Cider Vinegar', 'Probiotics', 'Honey' 등 식품을 연상시키는 문구가 함께 적혀 있어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건강식품이나 비타민 제품으로 오인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최근 SNS에서는 애플 사이다 비니거(애사비) 성분을 콘셉트로 한 클렌저 제품이 식품을 연상시키는 문구를 사용해 건강식품이나 비타민 제품으로 오인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논란이 된 국내 브랜드 클렌저 제품의 모습. [사진=스레드 갈무리]

 

특히 제품 전면에 한글 표기가 없다는 점을 두고 소비자들은 어린이 오인 섭취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해당 제품을 본 한 소비자는 "레모나 같은 비타민 제품인 줄 알았다"며 "뒷면에 간단히 적어두면 누가 클렌저라는 사실을 인지할 수 있겠느냐. 전면부에도 명확히 표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소비자는 "'클렌저'라는 단어가 몸을 깨끗하게 비워주는 의미로 느껴졌다"거나 "디톡스 제품인 줄 알았다"고 말했다. 일부 소비자들은 "비타민C 제품처럼 만들어 헷갈리기 쉽다"며 "어린아이뿐 아니라 성인도 오해할 수 있는 디자인"이라고 덧붙였다.


해당 제품뿐만 아니라 국내 화장품 시장에서는 '효소 파우더 클렌저'처럼 식품 원료 콘셉트를 강조한 제품도 다수 출시되고 있다. 파파야 효소나 흑설탕, 곡물 성분 등을 강조한 분말 형태의 세안제는 물과 섞어 사용하는 형태로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효소와 같은 건강식품 분말과 유사한 이미지를 준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처럼 화장품을 식품으로 오인할 수 있다는 우려는 해외에서도 제기된 바 있다. 지난 1월 일본에서는 국민 간식으로 불리는 젤리 '코로로'와 외형이 거의 동일한 핸드크림이 출시되면서 오인 섭취 논란이 불거졌다. 해당 제품은 젤리 파우치와 비슷한 형태로 제작돼 소비자들 사이에서 지나치게 유사한 디자인이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제조사인 쇼비도는 "먹을 수 없는 제품"이라는 주의 문구를 강조했지만 논란은 이어졌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쇼비도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2025년 11월 20일부터 판매 중인 '코로로 보습 핸드크림'과 관련해 다시 한번 주의를 당부한다"며 "오인 섭취를 방지하기 위해 제품 패키지 전면과 후면에 '이 상품은 먹을 수 없습니다(DO NOT EAT)'라는 문구를 표기했다"고 밝혔다.

 

해외에서는 이미 어린이가 식품으로 착각해 생활용품을 섭취하는 사고도 보고된 바 있다. 미국에서는 2012년 세탁세제 캡슐 제품이 출시된 이후 어린이가 이를 사탕으로 착각해 섭취하는 사고가 잇따랐다. 2012~2013년 사이 미국 독극물관리센터에는 6세 이하 어린이의 세제 캡슐 노출 사례가 1만7000건 이상 보고됐으며 일부는 병원 치료를 받거나 사망 사례도 발생했다.

 

▲ 화장품을 식품으로 오인할 수 있다는 우려는 해외에서도 제기됐다. 사진은 지난 1월 일본에서 오인 섭취 우려가 불거진 코로로 핸드크림 제품의 모습. [사진=쇼비도 공식 홈페이지]


유럽 소비자 안전 보고서에 따르면 오렌지색 액체 세제가 음료병과 유사한 용기에 담겨 있고 제품명에 'orange'라는 단어가 포함돼 있어 일부 어린 아이들이 이를 주스로 착각해 마신 사례가 발생했다. 당시 세제를 섭취한 뒤 구토를 하는 과정에서 위 내용물이 기도로 넘어가 사망에 이른 경우도 보고됐다.


어린 아이들의 섭취 사고를 막기 위해 지난 2021년 우리나라는 화장품법을 개정해 식품처럼 보이는 화장품의 판매를 금지했다. 화장품법 제15조10호에 따르면 식품의 형태·냄새·색깔·크기·용기 및 포장 등을 모방해 섭취 등 식품으로 오용될 우려가 있는 화장품의 판매를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논란이 된 클렌징 제품의 경우 실제 음식 형태를 그대로 모방한 것이 아닌 콘셉트와 문구만 식품을 활용한 만큼 규제 적용이 애매하다는 평가다. 이에 식품 콘셉트를 활용한 화장품 디자인을 둘러싼 소비자 혼동 논란은 앞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소비자들이 제품의 본질을 즉각적으로 인지할 수 있게 규정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홍주 숙명여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기업은 제품의 특성을 명확히 알고 있지만 소비자는 패키지 이미지와 제품명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며 "특히 영문 표기 위주의 제품은 정보의 비대칭성을 심화시킬 수 있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 교수는 "소비자가 잘못 이해해 화장품을 식품과 유사한 수준의 안전성을 가진 것으로 판단하게 되면서 발생하는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돌아가게 되므로 주의가 필요하다"며 "혼동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제품명에 '화장품'이라는 사실을 반드시 명기하고 제품 전면이나 상세 설명란 상단에 제품 유형을 명확히 표기해 소비자가 언어나 이미지에 관계없이 제품의 본질을 즉각적으로 인지할 수 있도록 규정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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