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김효인 기자】 불법사금융 피해자가 여러 기관을 전전하며 같은 피해를 반복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 원스톱 구제체계가 9일부터 본격 가동된다. 불법추심 피해자 보호의 속도와 접근성을 동시에 높이겠다는 취지다.
금융위원회는 이날 서울 중구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에서 불법사금융 원스톱 종합·전담 지원체계와 관련한 현장 간담회를 열고 시범 운영 과정에서 제기된 의견을 점검했다. 새로운 체계는 피해 접수 이후 추심 차단, 수사 연계, 법률지원, 피해회복까지 이어지는 전 과정을 보다 촘촘하게 묶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불법사금융 피해 구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신속한 대응”이라고 밝혔다. 국민을 피해로부터 실질적으로 보호하려면 원스톱 지원시스템이 현장에서 속도감 있게 작동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동안 불법사금융 피해자들은 금융감독원, 경찰, 지방자치단체 등 여러 기관에 각각 신고해야 했고, 피해 사실과 증빙자료도 사실상 스스로 정리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불법추심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신고 절차마저 복잡하다 보니 초기 대응 시점을 놓치거나, 신고를 포기하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특히 불법사금융 피해는 단순히 고금리 부담에 그치지 않는다. 협박성 문자와 전화, 지인 연락처를 활용한 압박, 직장이나 가족에게 채무 사실을 알리겠다는 식의 불법추심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아 피해자 입장에서는 ‘돈 문제’보다 ‘일상 붕괴’에 더 가까운 공포를 겪는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제도가 추심 중단을 가장 앞단에 둔 것도 이런 현실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신고는 한 번만, 지원은 한 번에”
새 체계에서는 피해자가 어느 경로로 신고하더라도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를 중심으로 전담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센터 전담자가 배정되면 불법추심 중단, 전화번호 및 대포통장 차단, 채무자대리인 무료 선임, 경찰 수사 연계, 소송지원 등 후속 절차를 종합적으로 안내하고 지원한다. 센터를 직접 방문하거나 신용회복위원회 콜센터를 통해 상담을 받은 뒤 연계받을 수 있고, 금감원이나 경찰에 접수한 경우에도 원스톱 지원체계로 이어지게 된다.
가장 큰 변화는 대응 속도다. 상담이 접수되면 신용회복위원회가 불법사금융업자에게 경고 문자를 발송해 추심 중단을 유도하고, 이후 금융당국이 추가 경고와 지원 절차에 나선다. 2주 안에 소송지원 등 법률구조를 연계하는 것도 핵심이다. 범인 검거 이후에도 원리금 반환 등 피해회복 절차를 지원받을 수 있도록 한 점도 기존 대응 방식과의 차이다.
금융당국은 이번 제도가 단순한 민원 처리 절차 개선이 아니라, 불법사금융 대응의 중심축을 ‘사후 단속’에서 ‘즉시 보호’로 옮기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피해자가 신고를 마친 뒤 각 기관을 따로 찾아다니는 구조에서는 구제 개시 시점이 늦어질 수밖에 없었지만, 이제는 접수 즉시 실질적 보호조치가 작동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현장에서는 제도의 실효성을 더 높이기 위한 보완 필요성도 제기됐다. 불법사금융업자의 추심을 보다 강하게 차단하려면 지방자치단체 특별사법경찰의 업무 범위를 현행 대부업법 위반에서 채권추심법 위반까지 넓혀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한편 피해자 보호 제도가 만들어지더라도 실제 현장에서 연결이 늦거나 기관 간 정보 공유가 원활하지 않으면 체감 효과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금감원·신복위·대한법률구조공단 간 전산 연계를 강화하고, 권역별 전담 인력과 센터도 확대할 계획이다. 하반기에는 온라인 통합신고플랫폼도 구축해 비대면 신고와 지원 연계도 한층 쉽게 만들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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