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로드] 공정거래위원회가 담합과 사익편취(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한 이익 제공) 등에 부과하는 과징금의 기준율을 대폭 상향하기로 했다. 반복 위반에 대한 가중 폭을 키우고, 감경 요건은 크게 줄여 그동안 제재가 ‘비용 처리’ 수준에 그쳤다는 비판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공정위는 9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과징금부과 세부 기준 등에 관한 고시’ 개정안을 마련해 10일부터 20일간 행정예고한다고 밝혔다. 개정안은 위반행위로 얻는 부당이득을 상회하는 수준으로 과징금을 끌어올려, 기업들이 법 위반을 관행처럼 반복하는 구조를 바꾸겠다는 취지다.
핵심은 담합 적발 시 관련 매출액의 최소 10%를 과징금으로 부과하는 것이다. 현재는 중대성이 약한 담합의 경우 관련 매출액의 0.5~3.0%를 부과하고 있으나, 개정안이 시행되면 이 구간이 10.0~15.0%로 대폭 상향된다.
중대한 담합은 현행 3.0~10.5%에서 15.0~18.0%로, 매우 중대한 담합은 하한이 10.5%에서 18.0%로 올라간다. 사실상 담합으로 적발되면 ‘두 자릿수’ 과징금을 피하기 어려운 구조가 되는 셈이다.
부당 지원과 사익편취에 대한 과징금도 크게 강화된다. 이들 행위는 다른 위반과 달리 ‘관련 매출액’이 아니라 지원·제공 금액 자체에 부과 기준율을 곱해 과징금을 산정한다. 개정안은 이 기준율의 하한을 현행 20%에서 100%로, 상한을 160%에서 300%로 끌어올렸다.
공정위는 “중대성 정도와 무관하게 지원 금액 전부가 과징금으로 환수될 수 있도록 하고, 악질적인 위반 행위에는 징벌적 수준의 과징금이 부과되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실상 부당 지원액을 최소 전액 환수하고, 경우에 따라 그 3배까지 물릴 수 있는 구조다.
반복 위반에 대한 가중도 한층 강화된다. 현재는 과거 5년간 1회 위반 전력이 있으면 10%를 가중하고, 위반 횟수에 따라 최대 80%까지 가중한다. 개정안은 1회 전력만으로도 최대 50%까지, 위반 횟수에 따라 최대 100%까지 가중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담합의 경우에는 과거 10년간 단 한 번이라도 과징금 납부 명령을 받은 전력이 있으면 최대 100%까지 가중하도록 별도 규정을 두었다. 한 번 적발된 뒤에도 다시 담합에 나설 경우 과징금이 ‘두 배’까지 치솟을 수 있는 구조다.
과징금 감경 제도는 정반대로 문턱이 높아진다. 현재는 공정위 조사와 심의 단계에서 협조한 사업자에게 단계별 10%, 최대 20%까지 감경을 허용하고 있다. 개정안은 이를 ‘조사 및 심의 전(全) 단계에 걸쳐’ 협조한 경우에 한해 총 10%까지만 감경하도록 제한한다. 임의적 감경 요소는 삭제된다.
자진 시정에 따른 감경률도 최대 30%에서 10%로 줄어든다. ‘가벼운 과실’에 따른 10% 감경 규정은 아예 없앤다. 공정위는 이와 함께, 조사·심의 과정에서 협조해 감경을 받은 뒤 이후 소송에서 진술을 번복하는 사업자에 대해선 기존 처분에서 적용했던 감경 혜택을 직권으로 취소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하기로 했다. 조사 단계에서의 ‘전략적 협조’와 사후 번복을 차단하겠다는 의도다.
공정위는 행정예고 기간 이해관계자 의견을 수렴한 뒤 전원회의 의결 등 절차를 거쳐 개정안을 확정·시행할 계획이다. 김근성 공정위 심판관리관은 “늦어도 4월 말까지는 시행할 예정”이라며 “위반행위 기준으로, 위반 행위 시점에 시행 중인 고시를 적용한다”고 설명했다. 개정 고시 시행 이전에 이미 종료된 위반행위에는 소급 적용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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