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투데이코리아 취재와 농림축산식품부 등에 따르면, 올해 ASF 발생 건수는 22건으로 집계되면서 2019년 국내 첫 발병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러한 상황 속 고병원성 AI와 구제역까지 겹치면서 주요 축종에서 전염병 확산 위험이 동시에 나타나는 상황이다.
특히 방역 대응 재정 규모가 수년째 비슷한 규모로 머무르면서 방역 대책이 제자리 걸음이란 지적도 나온다.
실제 정부의 가축 방역 관련 본예산은 최근 수년 동안 약 1600억~1800억원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올해 예산의 경우 2021년 1762억원보다 62억원이 줄었다.
이러다보니 본예산이 방역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예비비·전용으로 투입되는 현상도 반복되고 있다.
2021년에는 58억원, 2022년에는 21억원, 2023년에는 85억원이 추가 투입되었고, 지난해에도 23억원이 각각 추가 투입됐다.
특히 대규모 살처분이 발생하면 본예산만으로는 대응이 어려운 상황이다.
실제로 고병원성 AI 피해가 극심했던 2021년 살처분 보상 본예산은 599억원이었지만, 예비비와 전용으로 1354억원이 추가 투입됐다. 2023년에도 이러한 현상은 반복됐다. 살처분에 대한 본예산은 502억원이었으나, 이후 698억원이 추가로 편성됐다.
지방정부의 재정 부담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전국 기초지자체 중 닭 사육두수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충남 천안시의 경우 최근 5년 동안 가축전염병 대응에 약 367억원이 투입됐으나, 이 중 상당 부분은 자체 재정으로 충당했다.
살처분 비용은 일정 규모를 넘어서야 국비 지원이 가능하고, 재정자립도가 높은 지자체의 경우 지방비 부담 비율이 높아진다.
이와 관련해 천안시는 최근 지역 국회의원을 초청해 ‘2027년 정부예산 확보를 위한 간담회’를 열고 지자체 자체 재정으로 충당하는 방식으로 방역 체계를 유지하는 것에 한계가 있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윤석훈 농업환경국장은 “살처분 규모 중심의 현행 지원 기준으로 방역 비용의 상당 부분을 지자체 자체 재원으로 부담하고 있다”며 “재정 고갈과 장기적인 방역 체계 유지에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방역 인력 부족 문제 역시 현장의 주요 과제로 꼽힌다. 현재 가축 방역을 담당하는 수의직 공무원 중 3분의 1이 공석인 상태다.
2020년 21%대이던 지방정부 수의직 공무원의 결원율은 2025년 33%까지 급등했고, 중앙정부 농림축산검역본부 수의직 역시 정원 대비 71명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민간 분야와의 처우 격차가 인력난 배경으로 꼽히고 있다.
동물병원 등 민간 수의사의 경우 비교적 높은 보수가 제시되는 반면 공공 방역 인력은 일반 공무원 급여 체계를 적용받기 때문이다.
다만 정부는 예산과 인력 대응 체계에 대해 현장에서 제기되는 일부 우려와는 차이가 있다는 입장이다.
농림축산식품부 방역정책과 관계자는 투데이코리아와의 통화에서 “가축전염병 대응 예산은 상황에 따라 예비비나 재해대책비 등을 활용해 추가 지원이 가능하며 지금까지 보상금 지급이 지연된 사례는 없었다”며 “재정적으로 대응이 어려운 상황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또 지방정부 재정 부담 문제와 관련해서는 “재정자립도를 고려해 국비 지원이 가능하도록 제도가 이미 개편된 상태”라며 “현장 방역은 지자체와 농가의 역할도 중요한 만큼 평상시 방역 관리와 협력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수의직 인력 부족 문제에 대해서는 제도 개선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당 관계자는 “가축방역관 인력 산정 기준이 약 10년 전에 만들어진 구조를 그대로 적용하고 있는 측면이 있다”며 “현재 업무 구조와 현실에 맞게 기준을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방역 업무 가운데 행정이나 집행 업무 등은 일반 행정 인력과 분담할 수 있는 부분도 있다”며 “업무 구조를 정비해 수의직 인력이 전문적인 방역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개선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처우 문제와 관련해서는 “수의직 공무원 처우 개선도 지속적으로 검토되고 있으며 수당 등은 매년 조금씩 반영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재난 대응 공무원 전반과의 형평성 등을 고려해 개선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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