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찔함이 곧 '경탄'으로…해발 800m 위 '국내 최고 다리'에서 마주한 절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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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찔함이 곧 '경탄'으로…해발 800m 위 '국내 최고 다리'에서 마주한 절경

위키트리 2026-03-09 11:19: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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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북도 봉화군에 위치한 청량산은 예로부터 산세가 수려하고 기암괴석이 장관을 이루어 소금강이라 불렸다. 1982년 도립공원으로 지정된 이곳은 열두 개의 암봉이 어우러진 수려한 경관을 자랑한다. 험준한 바위산의 형세를 갖추고 있으나 산세가 깊고 아늑해 수행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던 곳이기도 하다. 신라시대의 석학 최치원과 서예가 김생이 이곳에 머물며 정신을 수양했고, 고려 공민왕은 홍건적의 난을 피해 이곳으로 내려와 머물렀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역사의 흔적은 산 곳곳에 스며들어 등산객들에게 고즈넉한 정취를 전달한다.

청량산 하늘다리 / 봉화군 홈페이지
청량산의 봄 / 봉화군 홈페이지

산행을 시작해 중턱에 다다르면 유리보전으로 이름난 청량사가 모습을 드러낸다. 깎아지른 듯한 연화봉 기슭에 자리 잡은 사찰은 마치 한 폭의 수묵화처럼 고요하게 내려앉아 있다. 인근에는 퇴계 이황 선생이 학문을 닦았던 청량정사가 자리해 선비들의 기품을 떠올리게 한다. 이황 선생은 청량산을 두고 내 집 안뜰이라 부를 만큼 각별한 애정을 보였는데, 그가 거닐던 오솔길을 따라 걷다 보면 산이 품은 깊은 적막과 마주하게 된다. 가파른 계단을 올라 숨이 턱끝까지 차오를 때쯤 산은 비로소 자신의 가장 높은 곳을 허락한다.

청량산 하늘다리 / 봉화군 홈페이지

청량산 산행의 정점은 해발 800m 지점에 설치된 하늘다리다. 자란봉과 선학봉을 연결하는 이 다리는 길이 90m, 폭 1.2m, 높이 70m 규모의 산악 현수교다. 2008년 완공 당시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했던 이 다리는 깎아지른 절벽 사이에 놓여 공중을 가로지르는 독특한 경험을 선사한다. 바닥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다리 위에 서면 발 아래로 펼쳐지는 70m 높이의 낭떠러지와 겹겹이 쌓인 산줄기가 한눈에 들어온다. 산 정상 부근의 매서운 바람이 다리를 스쳐 지나갈 때마다 아찔한 전율이 느껴지지만, 그 끝에서 마주하는 풍경은 경이롭다. 굽이치는 낙동강 줄기와 기암절벽이 조화를 이룬 모습은 자연이 빚어낸 거대한 예술품과 같다.

청량산 전경 / 봉화군 홈페이지

청량산 도립공원과 하늘다리는 별도의 입장료 없이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산불 방지 기간이나 기상 악화 시기를 제외하면 상시 개방되지만, 안전을 위해 일출 후부터 일몰 전까지 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동절기나 악천후에는 등산로 상태에 따라 일부 구간이 통제될 수 있으므로 방문 전 미리 확인이 필요하다. 거친 바위와 부드러운 능선이 공존하는 청량산에서의 하루는 자연과 역사가 건네는 고요한 위로를 경험하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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