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선물시장이 현재 반영한 가격"
고유가·미 고용시장 둔화 조짐
(서울=연합뉴스) 황정우 기자 =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으로 인한 국제유가 급등과 미국 고용 둔화 조짐이 투자자들 사이에 올해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횟수 전망을 낮추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7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현재 선물 시장 트레이더들은 연준이 올해 1~2회 정도만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보고 있고, 첫 인하는 9월에나 있을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지난주만 해도 트레이더들은 7월부터 시작해 올해 2~3회 금리 인하를 가격에 반영하고 있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8일 기준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가 동결될 확률을 51.3%, 금리 인하(0.25%포인트) 확률을 41.5%로 각각 반영했다. 동결 확률이 1주일 전보다 8.6%포인트 높아졌다.
7월 FOMC 회의에선 인하 확률(44.2%)이 동결 확률(37.0%)보다 다소 높다. 하지만 동결 확률이 1주일 전과 비교해 11.7%포인트 올라갔다.
올해 FOMC 회의는 3월, 4월, 6월, 7월, 9월, 10월, 12월 열릴 예정이다.
국제유가가 급등세를 타고 있는 게 금리 인하 횟수 전망을 낮추는 요인 중 하나다.
8일 서부텍사스산원유(WTI)와 국제 유가 기준인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했다. WTI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선 것은 2022년 7월 이후 처음이다.
이번 전쟁 여파로 세계 원유의 약 20%가 운송되는 호르무즈 해협의 사실상 폐쇄가 장기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다.
미국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8일 기준 미국 주유소 휘발유와 디젤 평균 가격은 각각 갤런당 3.45달러, 4.59달러를 나타냈다. 1주일 전과 비교해 각각 16%, 22% 치솟았다. 2024년 여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여기에 미국 고용 시장이 둔화하고 있다는 소식도 나왔다. 연준의 두 가지 책무는 물가 안정과 최대 고용이다.
미국 노동부 노동통계국은 2월 미국의 비농업 일자리가 전월 대비 9만2천명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는 5만명 증가를 예상한 전문가 예상(다우존스 집계 기준)을 큰 폭으로 밑도는 수준이다. 실업률은 1월 4.3%에서 2월 4.4%로 상승했다.
RSM US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조 브루수엘라스는 고유가가 지속되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정책과 이민 정책이 고용 확대를 억제한다면 연준에 "실질적인 스트레스 테스트"가 될 것이라고 봤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3.5~3.75% 수준인 기준금리를 1% 수준까지 인하할 것을 연준에 압박해왔다.
이런 가운데 오는 16~17일 열리는 FOMC에서 나올 점도표에 관심이 쏠린다. 점도표는 위원들의 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지표다.
앞서 미셸 보먼 연준 부의장은 지난 6일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약한 고용 보고서는 노동 시장이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을 확인해 준다고 말했다.
비둘기파 성향으로 분류되는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블룸버그 TV와 인터뷰에서 "휘발유 가격 급등이 나타날 것이고, 시민들이 꽤 놀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정책을 생각할 때 지속적인 인플레이션을 일으킬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올해 FOMC 투표권을 지닌 베스 해맥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지난 6일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화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하반기에도 완화되지 않는다면 더 긴축적인 통화정책을 고려해야 할 수도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
그는 "내 예상은 인플레이션이 2% 목표를 향해 진전을 보이기 시작할 것이라는 것이었다. 연말까지 그 목표에 도달할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지만, 어느 정도 의미 있는 진전은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일부 FOMC 위원들 사이에 유가 충격이 일시적인 것으로 보고 지나갈 가능성이 있다는 시각을 가진 것으로 풀이될 수 있다.
미국이 순에너지 수출국이기 때문에 유럽만큼 큰 충격을 받지 않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FT는 짚었다.
하지만 일부 경제학자들은 인플레이션이 이미 5년간 목표를 웃도는 상황에서 연준이 결국 이란 분쟁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봤다.
KPMG US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다이앤 스웡크는 "우리는 여전히 팬데믹 이후 인플레이션을 겪는 몇 안 되는 경제"라며 "최근 데이터는 인플레이션이 다시 가속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고, 앞으로 더 많은 관세 인상이 예정돼 있다"고 했다.
jungw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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