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 도중 언쟁으로 1명 사망…비료공장 가동 중단 사태도
(서울=연합뉴스) 유창엽 기자 = 중동전쟁 격화로 각국 원유 수급난이 악화하는 가운데 남아시아 방글라데시에서 연료 구입 상한제가 실시됐다.
9일 AFP 통신에 따르면 방글라데시 국영 방글라데시석유공사(BPC)는 전날 대부분의 자동차와 오토바이를 상대로 연료 구입 상한제 시행에 들어갔다.
오토바이 운전자의 경우 한 번에 연료탱크당 최대 2ℓ의 연료만 구입할 수 있다.
인구 1억7천만명인 방글라데시 당국은 석유와 가스 수요량의 약 95%를 수입하는 상황에서 중동전쟁이 발발하자 이같은 조치를 취했다.
전쟁은 지난달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선제공습으로 시작됐고, 양측이 공방을 이어가는 가운데 이란은 전세계 석유와 액화천연가스(LNG) 물동량의 각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을 사실상 봉쇄했다.
이 때문에 방글라데시에서 연료 수급난 우려가 제기되자 사람들은 앞다퉈 사재기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지난 7일 저녁 남서부 쿨나주 제나이다 지역에선 한 남성(25)이 주유 도중 주유소 직원과 언쟁을 벌이다가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건 직후 화난 군중이 버스 3대에 불을 지르고 주유소 한 곳을 약탈하기도 했다고 현지 경찰은 밝혔다.
당국의 연료 구입 상한제 발표 직후 수도 다카의 수많은 주유소에는 연료를 사려는 사람들이 자동차나 오토바이를 타고 몰려들어 장사진이 연출됐다.
오토바이 운전자 알 아민(45)은 AFP에 "2ℓ 연료를 구입하는 데 1시간 30분 걸렸다"며 "오토바이 연료 탱크에 8ℓ가 들어가고 보통 1주일에 한번 주유해왔는데 이젠 연료 구입 상한제 때문에 모레 또 주유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형 자동차 운전자인 라훌 아민은 "오늘(8일) 10ℓ밖에 주유할 수 없었는데 정부가 최소한 (연료탱크에) 가득 주유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그러면서 "어제도 주유소에 와 기다렸는데, (연료 부족으로) 내 차 바로 앞 차까지만 주유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한 주유소 직원인 아흐마드 루시는 "오늘 아침 7시 30분에 문을 열었는데 3시간 30분 동안 자동차 300대만 재급유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BPC는 주유소에 대한 연료 공급이 곧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연료 수급난이 이어지면서 방글라데시 내 6개 비료공장 가운데 5곳이 이달 18일까지 가동 중단에 들어갔다고 업계 관계자가 AFP에 전했다.
yct94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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