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체국금융개발원이 초과근무 보상 동의서와 관련한 내홍을 겪고 있다. 직원들은 보상이 제대로 이뤄질 수 없는 조건이며 서명조차 강제로 받고 있다고 주장 중이다.
9일 더리브스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우체국금융개발원은 지난달 직원들에게 ‘초과근무시간 확인 및 보상 동의서’에 서명하라고 공지했다. 문제는 출·퇴근 시간 외 야근 등 비근로시간 산정 기준이 직원들에게 불리하다는 지적이다.
우체국금융개발원은 최근 노동청으로부터 근로감독을 받고 시정지시 통보를 받았다. 이에 이를 바로잡기 위해 직원들을 대상으로 동의서를 받고 있다.
동의서를 살펴보면 출퇴근 시간과 비근로시간을 산정한 세부적인 기준이 명시되어 있다. 이 중 비근로시간은 ①내규상 근로시간 시작시간 이전 체류시간 전체 ②퇴근준비시간(업무종료 후 30분) ③저녁시간(1시간) ④PoCN(그룹웨어)의 경우 업무용 PC 종료(로그아웃) 이전 2시간이라고 명시했다.
사측은 이렇게 하는 이유에 대해 “퇴근할 때 PoCN(그룹웨어)를 종료 시 편의상 로그아웃 없이 화면을 닫고 업무용 PC를 종료해 퇴근하는 사실이 대부분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다만 문제는 이렇게 할 경우 직원들이 실제 야근을 하면 제대로 된 보상을 받기 힘들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직원이 6시 퇴근 후 23시까지 야근할 경우 실제 인정받는 근로시간은 1시간 30분밖에 안 된다.
이에 대해 취재원은 더리브스와 대화에서 “연장근무 관련해서 승인을 받는 시스템도 없다고 보면 된다. 일이 많으면 주말에도 나와 일을 하고 점심도 먹지 않고 일한다”며 “공식적인 연장근무는 간혹 실장 등의 승인을 받아 주말에 출근을 한다. 이 경우 수당으로 받는 게 아니고 보상휴가라는 개념의 시간단위 휴가를 받는다. 이때 얼마동안 일을 처리했는지 보고가 필요하고 만약 연장근무를 했음에도 남은 일이 많다고 여겨지면 보상휴가를 받을 수 있는 주말 출근 승인도 잘 받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에는 쌓인 휴가를 이틀이나 사흘 이상 사용해 장기휴가 근태를 올리고 출근해서 업무 처리를 하는 것이 당연시되고 있다”며 “사족이지만 임신한 직원조차도 수당이나 보상휴가 등 별도의 조치 없이 나와 업무를 하는 중이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도 이를 지적하고 있다. 노무법인 로앤 문영섭 대표는 더리브스와 통화에서 “연장근로는 회사의 승인을 받아 근로한 시간 일체이므로 회사의 출퇴근기록시간은 원칙적으로 그 전체를 근로시간으로 봐야 한다”며 “예외적인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회사가 그 개별 사정들을 통해 밝히면 되는 것이다. 예외적인 개별 사정을 이유로 재직 중인 직원들에게 보상포기동의서에 서명을 요구하는 것이 적절한 조치로 볼 수 있을지 의문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우체국금융개발원 관계자는 더리브스 질의에 “PoCN을 로그아웃하지 않고 화면창만 닫고 퇴근하는 직원들이 있다. 이럴 경우 데이터 기록시간이 달라진다”며 “이로 인해 PoCN은 마지막으로 작동한 시간을 기준으로 2시간 후에 자동로그아웃 되도록 설정되어 있다”고 해명했다.
아울러 “업무용 PC의 전원을 종료하지 않고 켜있는 상태라 하더라도 PoCN을 마지막으로 작동한 시간을 기준으로 2시간 후에 자동로그아웃이 되며 그 자동로그아웃 시간이 로그아웃 시간으로 데이터 기록되므로 업무용 PC의 전원을 종료하지 않는 직원이 업무용 PC의 전원을 종료한 직원보다 더 많은 체류시간으로 산출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끝으로 “PoCN을 사용하는 직원 등 초과근무 시간 산출의 명확한 관리를 위해 PoCN 내에서 업무시작시간과 업무종료시간을 출퇴근시간에 입력하도록 조치했다”며 “향후 업무시작시간과 업무종료시간의 등록에 대한 직원들의 불편함으로 해소하기 위해 시스템적 측면에서 자동으로 등록될 수 있는 방법을 지속적으로 모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영진 기자 hoback@tleav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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