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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성기노 기자】미국 이란 전쟁이 변곡점을 맞고 있습니다. 이란은 하메네이에 이어 다시 최고지도자를 내세우며 미국에 결사 항전 의지를 다시 드러냈습니다. 이란 전문가회의는 사망한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차남 모즈타바 하메네이(56)를 차기 최고지도자로 선출했다고 외신들이 잇따라 보도했습니다.
전문가회의는 이날 이란 국영 매체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오늘 임시 회의에서 존경하는 전문가회의 대표들의 결정적인 투표를 바탕으로 모즈타바 하메네이를 신성한 이란 이슬람 공화국 체제의 제3대 지도자로 선출 및 소개했다”고 밝혔습니다.
전문가회의는 “긴박한 전쟁 상황과 적들의 직접적인 위협에도 한 순간도 주저하지 않았다”며 “신중하고 포괄적인” 심의 끝에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란 국영 TV는 모즈타바가 “압도적인 찬성표”로 선출됐다는 성명을 낭독하며 국민들에게 그를 중심으로 단결할 것을 촉구했다. 또 테헤란 도심에서 시민들이 새 최고지도자 선출을 축하하는 모습을 방영했습니다.
이란의 군부도 새로운 최고지도자 모즈타바에 대해 충성맹세를 하며 결전 의지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8일 새 최고지도자로 선출된 모즈타바 하메네이에 대한 충성을 선언했습니다.
외신 등에 따르면 IRGC는 이날 성명에서 “이슬람혁명수비대는 시대의 수호 법학자인 아야톨라 세예드 모즈타바 하메네이의 신성한 명령을 수행하는 데 완전한 복종과 자기희생으로 임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란이 최고지도자를 다시 내세움에 따라 향후 그의 행보에 이번 전쟁의 승패가 달려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모즈타바는 과연 아버지의 뒤를 이어 이란을 강력한 신정국가로 재탄생시킬지, 아니면 미국과의 적당한 타협을 통해 미국의 요구를 일부 수용하는 선에서 지도자의 명맥을 유지할지 지금으로서는 오리무중입니다.
그렇다면 외신 등은 모즈타바의 정체와 향후 그의 대미 전쟁 전략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요. 올해 56세인 모즈타바는 아버지의 막강한 후광을 등에 업은 막후 실세입니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 정보기관 등과 긴밀한 협력 체제를 유지하며 영향력이 막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이란 내에서 오랫동안 하메네이의 후계자로 인식돼 왔습니다.
뉴욕타임스는 개전 초기인 지난 3월 3일자 ‘Who Is Mojtaba Khamenei, a Son and Possible Successor of Iran’s Supreme Leader?‘(이란 최고지도자의 아들이자 유력 후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누구인가) 제하의 기사에서 모즈타바를 자세히 분석했습니다.
요약하면 모즈타바의 정체는 세 가지 축으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먼저 모즈타바는 1969년생으로 하메네이가 혁명 1세대라면 그 직계인 혁명 2세대로 분류된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란의 주요 엘리트 코스를 밟았고 이란-이라크 전쟁 후반기(1987년 전후)에 혁명수비대에 참여해 실제로 전투 경험도 가진 인물입니다. 이 과정에서 군부 주요 인물들과 교류하며 자신의 혁명 2세대 위상을 유지해왔습니다.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백두 혈통 3세대로 막강한 독재자의 지위를 유지하듯이 아버지 하메네이가 강력한 신정국가 운영을 펼쳤던 이란도 ‘대를 이은’ 통치권 세습으로 미국과 물러설 수 없는 생존투쟁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란은 미국이 가장 거부감을 가진 하메네이 아들을 내세움으로써 더 이상 후퇴는 없다는 사인을 보냈습니다. 이런 비장한 결의는 이란 모즈타바 체제가 미국의 타격에 쉽사리 무너지지 않을 가능성을 엿보게 합니다.
모즈타바는 이란 군사력의 근간인 이란혁명수비대와 정보기관을 장악한 ‘그림자 실세’이기도 합니다. 수십 년간 공식 직책은 크게 없었지만 최고지도자 비서실을 실질 관리하며 자금·인사·정보를 쥐고 있었던 것으로 외신은 보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혁명수비대 상층부와의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게 됐습니다.
특히 모즈타바는 과거 몇 차례의 선거에서도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는 등 하메네이에게 정치적 부담을 안기는 민감한 국가 안보 관련 사안을 막후에서 조용히 처리하며 자신의 입지를 구축해나갔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이는 모즈타바가 정권의 유지 방식과 권력 향방에 대해 어릴 때부터 학습을 해온 ‘준비된 지도자’임을 말해줍니다.
세 번째로는 그가 하메네이처럼 종교와 정치를 아우르는 엘리트 지도자의 강점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는 이란의 저명한 종교 학교에서 수학하고 스스로 강의도 하는 등 종교에서도 최고지도자의 위상에 걸맞은 행보를 보여온 것으로 전해집니다. 또한 하다드 아델 가문과의 혼인으로 의회와 보수 정치 엘리트와 연결고리를 가지고 있고 나아가 경제와 문화 엘리트까지 포괄하는 광범위한 인맥 네트워크도 형성하고 있다고 합니다.
모즈타바는 아버지 하메네이와 유사하게 군부와 행정부 그리고 종교의 ‘3권’을 모두 아우르는 강력한 지도력을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트럼프 대통령은 모즈타바 체제의 탄생에 대해 일찍부터 강력한 거부감을 표시해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전에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아버지 못지않게 강경 성향이며 혁명수비대와 밀접히 연계된 성직자라는 점을 들어 “이슬람 공화국의 새 지도자로서 수용 불가능하다” “용납될 수 없는 인물”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새로운 최고지도자가 자신의 승인 없이 나타날 경우 즉각 ‘제거’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어 일단 모즈타바도 미국의 살해 타깃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전문가회의가 차기 지도자를 발표하기 전 한 인터뷰에서 “우리가 승인하지 않으면 그는 오래 가지 못할 것”이라며 이란 지도자 선출에 자신이 ‘발언권’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렇다면 앞으로 모즈타바 체제는 순항할 수 있을까요. 먼저 모즈타바의 등극은 이슬람의 왕조화를 뜻한다는 점에서 향후 논란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란의 1979년 혁명은 팔레비 왕조의 세습을 끝내고 공화국을 설립하는 것이 요체였는데 그런 이슬람 혁명의 정체성과 정당성이 이번 모즈타바 부자 승계로 깨지고 다시 ‘왕정’으로 돌아간다는 딜레마가 발생합니다. 이는 모즈타바가 아버지의 강력한 후광을 업고 지도자가 됐지만 동시에 ‘부자 승계라는 아버지의 벽을 뛰어넘지 못하고 낙마할 수도 있음을 말해주는 대목입니다.
그런데 지금 이란은 미국이 침략한 전시라는 점을 내세우며 혁명의 가치 수호보다 독자적 생존을 우선시하기 때문에 모즈타바를 내세운 것으로 보입니다. 일단 급한 불부터 꺼야 한다는 논리입니다. 앞으로 이란은 국가 안보와 이슬람 혁명 정신의 연속성 차원에서 모즈타바를 중심으로 결사 대미 항전 태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편, 미국 이란 전쟁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여전히 불투명합니다. 중동 전문가들 일부에서는 미국이 지금과 같은 전시 체제로 몇 개월 또는 수년이 걸리는 전쟁을 이끌어가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이 나옵니다. 그래서 3월말 휴전 내지는 협상 국면이 들어설 것이라는 예상이 있습니다.
지금은 트럼프 대통령이 모즈타바 ‘제거’라고 엄포를 놓지만 하메네이 살해 뒤에도 이란이 여전히 항전을 하고 있고 미국도 지상전 투입까지 검토하며 전쟁을 끝내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트럼프의 ‘기대’일 뿐입니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모즈타바 체제가 출범한 뒤 전쟁이 오히려 협상 국면으로 전환될 가능성도 거론됩니다. 미국이 이란의 체제 전복까지는 시도하지 않고 중동 원유 공급 안정이라는 전략적 목표에 집중할 경우 이란 역시 지도부 교체를 계기로 일정 수준의 타협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특히 미국 입장에서도 장기적인 지상전 확대보다는 호르무즈 해협의 안정과 원유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는 것이 전략적으로 더 중요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미국이 이란의 정권 존속을 일정 부분 인정하는 대신 핵 개발 제한과 원유 수출 관리 등의 조건을 제시하는 ‘관리된 타협’ 시나리오도 거론됩니다.
다만 이러한 시나리오가 현실화되기까지는 넘어야 할 변수도 적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모즈타바 체제가 혁명수비대와 강경 성직자 세력의 지지를 기반으로 등장했다는 점에서 내부 강경파이 죽을 때까지 싸우겠다고 하면 이를 말릴 제어장치가 마땅치 않습니다. 이슬람의 가치 수호와 혁명 정신의 계승이라는 ‘정신적 전쟁’을 끝까지 수행하려 할 경우 실리적인 해결책이 보이지 않는 것입니다.
미국 역시 하메네이를 제거하며 전쟁을 불사했지만 ‘하메네이 2’ 지도부가 들어서면서 전쟁의 실효성 자체에 의문이 제기될 수 있습니다. 이란에 새로운 지도부 탄생을 이끌어내지 못하게 되면 ‘도대체 무엇 때문에 전쟁을 했느냐’는 거센 비판에 직면할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모즈타바 체제 지속 여부는 당분간 전쟁의 추이를 지켜봐야 할 듯합니다. 그가 아버지처럼 미국과의 정면 대결을 선택할지, 아니면 전쟁을 협상의 지렛대로 활용해 체제 생존을 확보하는 현실적 선택을 할지에 따라 이번 중동 전쟁의 향방도 달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아버지 하메네이가 순식간에 사라진 것을 목도한 아들 모즈타바가 과연 자기 목숨을 내놓으면서까지 이란을 지키려고 할지 관심을 모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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