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기술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기업 브랜드를 노린 위조상품과 사칭 사이트 문제가 새로운 경영 리스크로 떠오르고 있다. 글로벌 기업 다수가 생성형 AI 기반 브랜드 침해를 이미 경험했으며, 일부 기업은 매출의 10% 이상이 위조·사칭 채널로 빠져나간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AI 기반 브랜드 보호 솔루션 기업 마크비전은 9일 ‘2026 브랜드 인텔리전스 리포트(State of Brand Integrity Report)’를 발표하고 글로벌 기업의 브랜드 침해 현황과 대응 전략을 공개했다.
보고서는 연 매출 1000만 달러 이상 소비자 대상 기업(B2C)에서 근무하는 글로벌 의사결정자 96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조사 결과를 기반으로 작성됐다. 패션, 뷰티, 가전, 헬스케어, 소비재 등 다양한 산업 분야 브랜드 관계자가 참여했다.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9%가 생성형 AI 확산 이후 브랜드 침해 위협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AI 기술을 활용해 제품 이미지, 온라인 쇼핑몰, 광고 콘텐츠, 도메인까지 빠르게 복제할 수 있는 환경이 형성되면서 불법 판매 채널이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보고서는 기업의 마케팅 성과가 불법 채널로 흘러 들어가는 구조를 ‘AI 세금(AI Tax)’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했다. 브랜드가 광고나 마케팅에 투자해 수요를 만들어도 그 일부가 위조상품 판매 사이트나 사칭 계정으로 이동하면서 반복적인 매출 손실이 발생한다는 의미다.
실제 조사에서도 피해 규모가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 기업의 78%는 위조상품과 브랜드 사칭으로 인해 연 매출의 5% 이상이 감소한다고 추정했다. 손실 규모가 매출의 10% 이상이라고 답한 비율도 46%에 달했다.
소셜미디어 캠페인을 노린 ‘바이럴 하이재킹’ 현상도 눈에 띄었다. 브랜드 마케팅이 화제가 된 뒤 광고 영상이나 문구를 그대로 복제해 가짜 계정에서 확산시키는 방식이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57%는 캠페인 확산 이후 일주일 안에 브랜드 사칭 계정이나 가짜 웹사이트를 발견했다고 답했다. 24시간에서 48시간 사이에 확인했다는 응답도 24%였다. 위조상품 역시 캠페인 이후 일주일 안에 발견했다는 비율이 54%에 달했다.
브랜드 침해는 단순한 매출 손실을 넘어 기업 운영 비용 증가로 이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응답자의 67%는 브랜드 평판 훼손을 주요 문제로 꼽았고, 고객 문의 증가 등 서비스 비용 확대를 경험했다는 기업도 52%였다.
기업 내부에서는 브랜드 보호 투자를 둘러싼 인식 변화도 나타났다. 조사 대상 기업의 재무 조직 가운데 66%는 브랜드 보호 활동의 필요성에 공감한다고 답했다. 다만 투자 확대를 가로막는 요인으로는 비용 대비 효과를 수치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점이 지목됐다.
앞으로 투자 확대 가능성은 높다는 전망이다. 응답 기업의 82%는 향후 1년 안에 브랜드 보호와 관련된 투자를 늘릴 계획이라고 답했다. 반대로 예산을 줄이겠다는 기업은 조사 대상에서 확인되지 않았다.
마크비전은 생성형 AI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성과 지표도 제안했다. 브랜드 검색 결과에서 불법 판매나 비정상 채널이 차지하는 비율을 의미하는 ‘마켓 위험 지수(Saturation Rate)’, 침해 탐지부터 신고까지 걸리는 평균 시간인 ‘MTTR(Mean Time To Report)’, 그리고 브랜드 보호 활동을 통해 실제로 지켜낸 매출을 뜻하는 ‘보호된 매출(Revenue Protected)’ 등이 대표적인 지표다.
이인섭 마크비전 대표는 “AI 기술이 확산되면서 브랜드 침해 방식도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며 “브랜드 보호는 단순 운영 비용이 아니라 매출 안정성과 기업 신뢰도를 좌우하는 핵심 경영 영역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조사 결과는 100명 미만의 글로벌 브랜드 관계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만큼 산업 전반의 상황을 완전히 대변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생성형 AI 확산 속도가 빠른 만큼 브랜드 보호 기술과 규제 환경 역시 함께 발전해야 한다는 의견이 업계에서 제기된다.
전자상거래와 디지털 마케팅이 기업 성장의 핵심 채널로 자리 잡은 상황에서 브랜드 사칭과 위조상품 문제는 앞으로 기업 전략과 보안 투자 방향을 좌우할 변수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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