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9일 "법원에도 정치적 사적 (이유) 때문에 정의를 비트는 경우가 있지만, 사법 정의와 인권 보호를 위해 법과 양심에 따라 용기 있게 판결하는 법관들이 훨씬 많다"며 "사법 부정은 법원 전체가 아니라 일부의 문제"라고 법원을 간접 비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X(엑스, 옛 트위터)에서 한 지지자가 "조희대가 아닌 법원 전체가 제1야당 대표이자 차기 대권 유력 후보자를 낙마시키고 감옥에 처넣으려 했었다"고 법원을 비난하는 글을 올린 데 대한 답글 형식의 글에서 "공직사회에 문제가 많다지만 구성원 모두의 문제는 아니"라며 이같이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부패하고 부정의한 조직으로 비난받는 조직도 대개는 미꾸라지 몇 마리가 우물을 흐리는 것처럼, 정치화되고 썩은 일부의 문제이지 대다수는 충직하게 공직자의 책임과 역할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법원 전체가 문제는 아니라면서도 '정치적으로 정의를 비트는 경우가 있다', '일부의 사법 부정', '일부가 정치화되고 썩었다'고 한 셈이다.
이 대통령은 "수십 년간 법정 변호를 생업 삼아 수천 건의 송사를 했지만 악의적 왜곡으로 의심되는 판결은 열 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였고, 대다수 법관들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정의와 진실을 위해 노력했다"며 "우리의 사법 신뢰도는 세계적 수준이라는 게 법조인으로서 저의 믿음이었고, 개인적 경험으로 보더라도 그렇다"고 했다.
그는 '개인적 경험'과 관련 "시민운동 과정에서 부동산 비리 기득권과 부딪치면서 시작된 부패 검찰의 수사·기소권 남용으로 오랫동안 기소와 구속영장 청구가 반복됐지만, 양심적 법관들의 정의로운 판결 덕에 제가 지금껏 살아남아 대통령 직무까지 수행하고 있다"며 "경기도지사로 당선된 2018년 12월 검찰이 저를 허위사실공표 공직선거법위반 3건, 형님을 강제입원시키려 했다는 직권남용죄 1건 등 총 4건이나 기소했지만 결국 다수의 법관들이 무죄판결 함으로써 정치적으로 살아남았다"고 했다.
또 "윤석열 정권 때는 일부 정치검사들이 '시장으로서 돈을 더 많이 못벌었'으니 배임죄, '성남시 행정을 하면서 시 산하기관에 이익을 주게 하였'으니 제3자 뇌물죄, 모르는 업자가 북한에 100억 원을 방북 대가로 주는 걸 승인했으니 제3자 뇌물죄, '사실대로 말해달라'고 부탁했지만 들은 사람이 위증 부탁으로 이해했으니 위증교사죄, 허위로 오해될 여지가 있도록 말했으니 허위사실공표죄, 직원들이 업추비를 잘못 쓰는데 도지사가 알았을 것이니 배임죄라며 기소했다"며 "구속영장에 국회가 가결동의했을 때 (…) 영장판사의 용기있는 판결로 구속영장은 기각돼 또 한번 기사회생했다"는 사례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이같은 과거의 사례뿐 아니라, 현재 재판이 정지돼 있는 이른바 '사법 리스크' 사안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검찰은 증거도 논리도 없는 사건을 대량 기소해 놓고 재판 지연을 위해 증인을 수백 명(성남FC사건은 578명), 수십 명씩 신청하며 시간을 끌었다"며 "검찰이 그나마 유죄 가능성이 있다고 보아 굳이 분리해 신속진행한 위증교사 사건은 재판부가 검찰의 기대와 달리 무죄를 선고해 또다시 제가 살아날 수 있었다"고 했다.
이어 "검찰이 증인을 50명 넘게 신청하며 2년이 넘도록 질질 끌던 선거법 사건은 이해하기 어려운 과정을 거쳐 재판장이 바뀐 후, 일반적인 예상을 뒤엎고 유죄에 심지어 징역 1년이라는 황당한 판결이 났지만 서울고등법원은 대법원 판례에 충실하게 무죄를 선고함으로써 또다시 기사회생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그러면서 "저의 대한민국 사법부 전체에 대한 일반적 신뢰는 인혁당이나 조봉암 사건 같은 사법살인 범죄, 선거법 1심판결이나 대법원 파기환송으로 상당히 훼손되긴 했지만, 구속영장 기각이나 위증교사 판결, 선거법 사건 항소심 무죄판결에서 보는 것처럼 사법부정은 법원 전체가 아니라 일부의 문제임을 알 수 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고 옥석을 분명히 가려야 한다"며 "문제를 제거하고 문제 인사에게 엄정한 책임을 묻되, (이와) 무관한 다수 구성원들이 의욕을 잃거나 상처입게 하는 것은 최소화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개혁은 외과시술적 교정이 유용할 때가 많다"며 "필요한 개혁을 하더라도 전체를 싸잡아 비난하며 모두를 개혁 대상으로 몰아, 빈대 잡자고 초가삼간 태우는 결과가 되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검찰개혁이든 노동·경제개혁이든, 언론개혁이든, 법원개혁이든 그 무슨 개혁이든 그래야 한다"며 "아무리 어려운 개혁이라도 결코 포기하지 않되, 개혁으로 인한 상처와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조심 또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법원을 겨냥한 '사법 3법'은 이미 지난주 국회에 이어 국무회의 의결·공포까지 마친 상황이어서, 이 대통령의 이 말은 현재 여당 내 강경파가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공소청법 정부안과 관련 "검찰청을 이름만 바꾼 수준"이라고 반대 의견을 내고 있는 상황을 지적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은 지난 7일에도 엑스에 "주장하고 비판하는 것으로 충분한 입장과, 주장하는 만큼의 대안을 내고 그 결과에 대해 무한 책임을 져야 하는 입장은 또 다르다"고 한 바 있다. 추미애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을 비롯한 일부 의원들은 검찰개혁 정부안을 당론으로 정한 민주당의 방침에 반대하며 추가 손질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이 대통령은 "국민통합과 개혁이라는 양립하기 어려운 두 과제를 모두 원만하게 이행하기 위한 제 나름 고심의 결과임을 이해해 주시기 바란다"며 "개혁은 혁명보다 어렵다고 한다. 지난하고 번거롭고 복잡하다고 혁명을 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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