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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 이승미 기자] 지난해 역대 최악의 침체기를 겪으며 위기론이 팽배했던 극장가에 ‘왕과 사는 남자’가 1000만 관객을 돌파하며 ‘반전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다만 이번 흥행이 우리 영화 산업 전반의 회복으로 이어질지, 아니면 특정 작품에 관객이 쏠리는 구조를 드러낸 사례에 그칠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시선이 엇갈린다.
전문가들은 ‘왕과 사는 남자’의 흥행이 얼어붙었던 극장가에 활력을 불어넣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특히 ‘만약에 우리’, ‘신의악단’ 등 소규모 영화들이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둔 데 이어 나온 결과라는 것에서 극장가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윤성은 영화평론가는 “영화관을 찾는 것도 일종의 ‘관성’이다. 오랜만에 만족스러운 작품들이 연이어 관객의 기대를 충족시키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인 신호”라고 평가했다.
제작 편수 감소 및 투자 위축으로 고사 위기에 놓였던 업계에 ‘좋은 콘텐츠는 결국 통한다’는 신호를 줬다는 대목도 의미가 크다. 정덕현 문화평론가는 “‘왕과 사는 남자’의 1000만 관객 돌파는 제작 편수와 투자 규모가 대폭 줄어든 상황에서 나타난 이례적 신드롬에 가깝다”며 “이번 흥행은 영화 제작 전반에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짚었다.
다만 기록적인 흥행 뒤에 가려진 그늘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과거에는 기대작들이 비슷한 시기에 개봉하면 동반 흥행하는 ‘쌍끌이’ 양상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단 한 편의 화제작이 시장의 관심과 관객을 대부분 흡수하는 구조가 굳어지고 있다. 실제로 ‘왕과 사는 남자’와 동시기 개봉한 기대작 류승완 감독의 ‘휴민트’는 아쉬운 성적에 머물고 있다.
정 평론가는 “다양성 차원에서 극장을 찾는다기보다 ‘남들도 봤으니 나도 봐야 한다’는 방식으로 콘텐츠를 소비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며 “이 같은 분위기에서는 한 작품이 관객을 독식하는 현상이 반복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왕과 사는 남자’가 만든 물꼬가 한국 영화의 또다른 전성기로 이어질지, 아니면 메마른 극장가에 내린 일회성 단비로 끝날지는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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