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예산 절반씩 부담 양 기관 이견…"조만간 공모 예정"
(세종=연합뉴스) 양영석 기자 = 국내 첫 공유형 대학 캠퍼스인 세종공동캠퍼스 업무를 총괄하는 상임이사 자리가 9개월째 공석이다.
9일 세종 공동캠퍼스 운영법인에 따르면 지난해 6월 상근직 상임이사가 해고되고 9개월이 되도록 새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송사가 진행 중이라는 이유를 대고 있지만, 공동캠퍼스 운영법인의 연간 예산을 절반씩 부담하는 세종시와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행복청)이 이 자리를 서로 차지하겠다고 싸우는 이유가 더 크다.
세종시 대부분 공공시설은 행복청이 정부 예산으로 설립·관리한 후 일정 시간이 지나면 세종시에 이관하는 구조다. 세종시로 소유·관리권이 넘어오면 세종시가 운영비를 부담해야 한다.
공동캠퍼스를 설립한 행복청은 도시개발과 성격이 다른 대학캠퍼스 운영예산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행복청은 세종시와 협의를 통해 소유·관리권을 넘기기 이전인 출범 초기부터 공동캠퍼스 연간 운영예산 40억원가량을 절반씩 부담하기로 합의했다.
이 과정에서 운영법인 내 상근직 상임이사 자리를 양 기관 출신이 번갈아 가져가는 합의가 있었다.
이에 따라 2024년 개교한 공동캠퍼스 초대 상임이사는 세종시청 몫이 됐다.
문제는 세종시 출신의 초대 상임이사 A씨가 임기 3년을 채우지 못하고 지난해 6월 중도에 물러나면서 벌어졌다. 현재 A씨는 법인을 상대로 부당해고를 주장하며 소송전을 벌이고 있다.
세종시는 임기를 채우지 못했으니 후임자 채용에 여전히 우선권이 있다고 주장했으나, 행복청은 임기가 아닌 순번대로 가야 한다고 팽팽히 맞섰다.
그러는 사이 양 기관이 지난 연말 예산 확보에 집중하면서 이 사안은 해결되지 못한 채 뒤로 밀렸다.
공동캠퍼스는 신생 캠퍼스인 데다, 3월 새 학기를 맞아 처리할 업무가 쌓이면서 업무를 총괄하는 상임이사 공백은 더 커지고 있다.
자칫 잘못하다가는 초대 상임이사의 남은 임기를 채울 때까지 공석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취재가 시작되자 세종시는 행복청 의견을 받아들여 이견이 조율됐다는 입장을 전해왔다.
행복청은 조만간 일정을 잡아 공동캠퍼스 운영법인을 통해 상임이사 공모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공동캠퍼스 관계자는 "소송을 포함해 여러 사정이 있지만 세종시와 행복청 의견이 엇갈려 상임이사 자리가 장기간 공석이 된 건 맞다"며 "처리할 업무가 많지만 업무를 총괄하는 자리가 비어 있다 보니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세종공동캠퍼스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시도된 공유형 대학 캠퍼스다.
정부가 강의동, 실험실, 기숙사, 도서관 등 각종 인프라를 건설하면 입주 대학들이 함께 이용하며 상호 융합 교육·연구하는 신개념 대학이다.
지난해 서울대 행정대학원, 충북대 수의학과, 한밭대 인공지능소프트웨어학과 입주했고 올해 3월부터는 충남대 의대 1·2학년이 이곳에서 수업받는다.
young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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