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헬스장과 수영장 이용료를 소득공제 대상에 포함시켰다. 국민에게 더 운동하라는 정책적 신호다. 세금으로 건강을 장려하는 제도다. 그러나 우리는 정작 본질적인 질문을 외면하고 있다. 그 공간이 안전하지 않아 사고가 발생한다면 누가 책임지는가.
헬스장에서 가장 흔한 사고는 낙상이다. 러닝머신에서 미끄러지고 프리웨이트존에서 중심을 잃고 넘어지며 땀이 밴 바닥에서 발을 헛디뎌 쓰러진다. 중량 기구가 있는 공간에서의 낙상은 단순 타박상이 아니다. 골절, 인대 파열, 장기 치료로 이어지는 중대 사고다. 그럼에도 사고의 상당수는 ‘이용자 부주의’라는 말 한마디로 정리된다.
그러나 법의 시각은 다르다. 시설 운영자는 안전관리 의무를 진다. 바닥의 충격흡수 성능이 현저히 저하돼 있거나 미끄럼 저항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사고가 발생했다면 이는 관리상의 과실로 판단될 가능성이 높다. 반복적 사고나 중대한 부상으로 이어질 경우 민사 책임은 물론이고 형사적 책임까지 논의될 수 있다. 안전 확보 의무는 선택이 아니라 법적 의무다.
더 본질적인 문제는 정책 책임이다. 소득공제는 세금이 투입되는 제도다. 국가가 특정 시설 이용을 장려한다면 최소한 그 공간의 안전 기준을 점검·관리하는 체계는 갖춰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어떠한가. 소득공제 대상 체육시설에 대해 바닥의 충격흡수율, 미끄럼 저항계수, 유해물질 방출 여부 등 기본 성능 기준은 체계적으로 요구되지 않는다. 행정적 등록 요건만 충족하면 세제 혜택은 자동 적용된다. 양적 확대는 추진하면서 질적 관리에는 손을 놓고 있는 셈이다. 즉, 발암물질 바닥에서 운동하는 기묘한 제도가 될 수 있다. 수년이 지나도 나는 역한 고무 냄새를 이제는 개선해야 한다.
구조를 바꿔야 한다. 소득공제 체육시설에 최소한의 친환경·안전 기준을 의무화하고 충격흡수와 미끄럼 저항, 유해물질 관리에 대한 객관적 지표를 도입해야 한다. 일정 기준을 충족한 시설에만 세제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 이는 규제가 아니다. 예방이며 책임 있는 정책의 완성이다.
이제 묻는다. 소득공제 헬스장에서 사고가 발생한다면 우리는 정말 준비돼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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