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도쿄, 김근한 기자) 2010년 11월 19일 광저우 아시안게임 결승전 이후 5588일을 기다린 국가대표 복귀전이었다. 한국 야구대표팀 베테랑 투수 류현진이 안정적인 투구를 펼쳤지만, 쓰라린 팀 패배에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류현진은 8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C조 조별리그 대만전에 선발 등판해 3이닝 50구 3피안타 3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류현진이 도쿄돔 마운드에 오른 건 2009년 3월 6일 WBC 대만전 이후 무려 6211일 만이다.
한국은 이날 김도영(3루수)~저마이 존스(좌익수)~이정후(중견수)~안현민(우익수)~문보경(지명타자)~셰이 위트컴(1루수)~김주원(유격수)~박동원(포수)~김혜성(2루수)으로 선발 타순을 구성해 대만 선발 구린루이양과 맞붙었다.
류현진은 1회초 안정적인 출발을 보였다. 선두타자 정쭝저를 1루수 땅볼, 천천웨이를 유격수 땅볼로 처리한 뒤 페어차일드를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하지만 2회초 선두타자 장위에게 일격을 허용했다. 류현진이 던진 시속 약 141km 포심 패스트볼이 좌월 솔로 홈런으로 이어지면서 선취점을 내줬다.
이후 류현진은 곧바로 안정감을 되찾았다. 우녠팅을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린안거를 1루수 땅볼로 잡았다. 이어 길리길라우까지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하며 추가 실점을 막았다.
3회초에도 위기가 찾아왔다. 류현진은 2사 뒤 정쭝저와 천천웨이에게 연속 안타를 맞으며 득점권에 주자를 내보냈다. 여기에 이중 도루까지 허용해 2사 2,3루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류현진은 페어차일드를 상대로 체인지업을 던져 헛스윙 삼진을 끌어내며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한국 벤치는 4회초 시작과 함께 류현진을 내리고 곽빈을 마운드에 올렸다. 류현진은 3이닝 동안 최소 실점으로 마운드를 지키며 임무를 마쳤다.
한국은 6회말 김도영의 역전 2점 홈런으로 리드를 잡았지만, 8회초 다시 역전 2점 홈런을 맞아 패색이 짙어졌다. 김도영이 8회말 극적인 동점 적시 2루타를 때렸지만, 승부는 연장전으로 흘렀다. 한국은 10회초 승부치기에서 한 점을 내준 뒤 10회말 무득점에 그치면서 쓰라린 4-5 패배를 맛봤다.
경기 뒤 류현진은 개인 투구 내용보다 팀 패배에 더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는 "경기 내용이 좋았든 나빴든 결과적으로 우리가 졌기 때문에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그 부분이 가장 아쉽다"고 전했다.
매서웠던 대만 타선 장타력에 대해선 류현진은 "대만 타자들은 예전부터 힘이 좋은 선수들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며 "실투 하나가 장타로 이어질 수 있다는 걸 다시 느꼈다"고 돌아봤다.
한국은 오는 9일 호주전에서 2실점 이하로 5점 차 이상 승리를 거둬야 극적인 2라운드 진출이 가능하다. 류현진은 호주전을 앞둔 후배들에게는 조급함을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류현진은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라기보다 우리 팀에는 좋은 선수들이 많다"며 "점수를 내야 하고 실점을 줄여야 하는 상황이지만 너무 급하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각자 실력대로 차근차근 풀어갔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베테랑 류현진은 17년 만에 다시 오른 도쿄돔에서도 안정적인 투구를 보여줬다. 하지만 대표팀은 연장 승부치기 승부 끝에 패하며 벼랑 끝에 몰렸다. 이제 한국은 호주와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승리한 뒤 경우의 수를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사진=도쿄, 김한준 기자
김근한 기자 forevertoss8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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