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윳값 3년 만에 휘발유 추월…생계형 화물차·택배기사 '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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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윳값 3년 만에 휘발유 추월…생계형 화물차·택배기사 '비명'

이데일리 2026-03-08 17:35:4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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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정윤지 기자] 중동 정세 불안으로 유가가 급등하며 배달 라이더들이나 화물·용달차 등 생계형 차주들의 부담이 날로 커지고 있다.

지난달 말까지만 해도 전국 평균 1600원을 밑돌던 기름값이 열흘 만에 2000원대에 육박했기 때문이다. 기름값 부담이 커지자 운송업계 관계자들은 하루 빨리 정부 대책이 나와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그래픽= 문승용 기자)


◇“차 세울 수도 없고”…기름값 부담에 싼 곳 찾는 생계형 차주들

8일 서울 성북구 정릉동의 한 주유소에는 주말 이른 아침부터 차량 5~6대가 늘어서 있었다. 이곳에서 만난 용달차주 유성기(55) 씨는 평소 업무반경인 동대문구·중랑구를 벗어나 일부러 조금이라도 저렴한 곳을 찾아왔다고 했다. 일주일에 한 번 씩 기름을 넣는다는 유씨는 “기름값이 너무 올랐는데 그나마 여기가 굉장히 저렴한 편”이라며 “(고유가가) 장기화하면 생활에도 많은 영향을 미칠 것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 주유소는 휘발유·경유값이 모두 1700원대로 인근 다른 주유소보다 가격이 저렴한 상황이다. 특히 최근 기름값이 부쩍 오르면서 이 주유소에는 일반 차량뿐만 아니라 화물 기사들이나 택배 기사 등 운송업에 몸담은 차주들도 쉴 새 없이 오가는 모습이었다. 이 주유소 관계자는 “며칠 전부터 낮이고 밤이고 차가 계속 들어와서 줄까지 서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또 다른 택배기사 이모(62)씨도 평소 일하던 은평구에서 이곳을 찾아왔다. 그는 전날에도 이 주유소를 찾았지만 줄이 너무 길어 이날 다시 왔다고 했다. 평소 38리터(ℓ) 씩 5~7일에 한 번 주유를 한다는 이씨는 기름값이 300원 정도 올라 체감상 한 달에 10만~15만원은 더 드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그는 “기름값이 올랐다고 일을 안 할 순 없지 않겠느냐”며 “차를 세울 수도 없고 부담이 상당한데도 다른 방법이 없다”고 했다.

오토바이 배달 라이더들도 시름을 앓고 있다. 한 배달 대행업체에서 기사로 일하는 박성근(40) 씨는 “배달료는 그대론데 기름값은 급등했다”며 “이같은 추세면 배달 한 건 더 했다가 기름값이 더 들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박씨는 오른 기름값 탓에 사실상 최저임금이 조금 넘는 돈을 버는 상황이라고 한다.

서울 평균 경유값이 1915.37원을 기록한 8일 오전 경유값이 1766원인 서울 성북구 정릉동 한 주유소에서 택배기사 이모(62)씨가 주유를 하기 위해 들어서고 있다. (사진=정윤지 기자)


◇경유값, 휘발유값 역전…정부, ‘최고가격 지정’ 등 대책 고심

기름값은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급등세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기준 전국 휘발유값은 리터 당 1893.3원, 서울 평균은 1944.69원을 기록했다.

경유값은 이미 전국 평균가와 서울 평균가 모두 휘발유값을 역전했다. 이날 경유는 전국에서 전날보다 4.82원 오른 1915.37원을, 서울에서는 전날보다 4.88원 오른 1968.24원까지 치솟았다.

경유값이 휘발유값을 역전한 것은 3년여 만이다. 일반적으로 국내 유가는 국제 유가가 반영되기까지 2주 가량 시차가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중동 전쟁 영향 직전에 채워진 물량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한 모습이다.

전쟁으로 주요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이 가시화하자 가수요가 급격히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경유는 일반적으로 화물차 등 영업용 차량과 산업계 수요가 많아 가격이 올라도 소비를 쉽게 줄이기 어려워 타격이 더 크다.

정부의 유류세 추가 인하 검토에도 경유의 가격 인하 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된다. 이미 정부는 국제 유가 시장에서 더 비싼 경유에 대해 휘발유보다 적은 세금을 부과하고 있다. 현재 휘발유에는 유류세를 7% 인하한 리터당 763원을, 경유에는 10% 인하한 523원을 적용하고 있다. 만약 인하율을 법정 최고 한도인 37%까지 내리면 두 유종 간 격차가 줄어들 수 있다.

이 때문에 화물업계에서는 유가 변동을 운임에 반영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는 지난 6일 성명을 내고 유가 등 운송 원가 변동을 운임에 반영하는 ‘안전운임제’를 전 차종·전 품목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불법 석유유통 위험군 주유소에 대한 특별기획검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유종과 지역별 최고가격 지정도 검토에 나섰다. 국내 정유·주유소 업계도 급등하는 국제 유가가 국내 주유소 가격에 급격하게 반영되지 않도록 적극 협조하기로 했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 충격 여파로 국내 기름값이 빠르게 오르자 정부가 최고가격 지정제 도입을 검토하는 가운데 8일 서울 시내의 한 주유소를 찾은 시민들이 차량에 주유를 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기준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 가격은 리터(L)당 1893.3원, 경유는 1915.37원을 기록했다. 전날 대비 휘발유는 3.9원, 경유는 4.82원 상승한 수치다. (사진= 방인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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