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늦게 일본전 마치고 낮 대만전…응집력 하루 만에 급감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야구는 흔히 흐름의 스포츠라고 한다. 기세와 선수단 분위기에 따라 팀 전체가 상승세를 타기도 하고, 슬럼프에 빠지기도 한다.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야구대표팀은 대회 초반 좋은 흐름을 타고 있었다.
특히 타선의 기세가 무서웠다.
일본프로야구 오릭스 버펄로스와 공식 평가전에서 홈런 3개를 포함해 안타 10개로 8득점 하며 타격감을 끌어올렸고, 조별리그 C조 1차전 체코전에선 홈런 4방을 앞세워 11-4로 크게 이겼다.
셰이 위트컴(휴스턴 애스트로스)은 연타석 홈런을 날렸다.
7일 C조 최고의 마운드 전력을 갖춘 일본과의 경기에서도 화력 싸움은 밀리지 않았다.
대표팀은 6-8로 패했으나 안타 수에서는 9개로 일본(7개)을 앞섰다.
한일전을 마친 뒤 류지현 야구대표팀 감독은 "좋은 공격력이 이어지고 있고, 이런 흐름이 앞으로도 이어질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흐름은 이번 대회에서 가장 중요한 경기로 꼽힌 8일 대만전에서 끊기고 말았다.
대표팀은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WBC 대만과 C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타선 침묵으로 연장 승부치기 끝에 4-5로 패하며 2라운드 진출에 먹구름이 드리웠다.
이날 류지현호는 단 4개의 안타를 뽑아내는 데 그쳤다.
특히 4회까지 1안타에 머물며 공격의 활로를 좀처럼 찾지 못했다.
선수들의 집중력도 크게 떨어진 모습이었다.
김주원(NC 다이노스)은 0-1로 뒤진 3회말 선두타자로 나와 대표팀 첫 안타를 뽑아냈으나 도루 타이밍을 잘못 잡아 주루사하는 실수를 범했다.
출발을 끊은 뒤 상대 투수가 공을 던지지 않자 중간에 멈춰 서는 답답한 플레이를 하기도 했다.
막강한 타격감을 자랑하던 위트컴은 5회 무사 1, 3루 절호의 기회에서 내야 땅볼을 치면서 병살타를 기록했고, 연장 10회초 승부치기 무사 2루에선 상대 희생번트 타구를 무리하게 3루로 송구했다가 무사 1, 3루 위기를 자초했다.
한국은 세밀함이 떨어진 플레이와 식어버린 타격 탓에 대만에 발목을 잡혀 최악의 위기에 몰렸다.
대표팀이 하루아침에 흐름을 잃은 이유로는 컨디션 조절 실패가 꼽힌다.
대표팀은 전날 오후 7시 일본전을 치른 뒤 자정에 가까운 시간에 숙소로 이동했다. 이어 이날 오전 경기장에 나와 짧게 팀 훈련을 한 뒤 정오에 시작한 대만전을 치렀다.
그동안 저녁 경기를 치러온 대표팀으로선 컨디션을 조절하기 쉽지 않은 일정이었다.
반면 대만은 7일 정오에 약체 체코를 상대로 14-0, 7회 콜드게임 승리를 거둔 뒤 충분한 휴식을 취했다. 또한 타격감까지 끌어올린 상태에서 한국전에 나섰다.
흐름을 잃은 한국으로선 아쉬움이 크게 남는 경기였지만, 대만은 휴식일 없이 나흘 연속 경기를 치른 터라 대회 일정에 크게 불만을 내비칠 수도 없다.
cy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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