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운 안녕' 없도록, 펜 대신 도시락 들었다…방기영 수필가가 꿈꾸는 ‘존엄한 마침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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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운 안녕' 없도록, 펜 대신 도시락 들었다…방기영 수필가가 꿈꾸는 ‘존엄한 마침표’

경기일보 2026-03-08 13:46:4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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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일보와 인터뷰하는 방기영 문인. 한준호기자

 

“5년을 매일같이 들여다보던 어르신의 빈자리를 마주했을 때 제 수필 속의 어떤 단어로도 그 참담함을 설명할 수 없었습니다.”

 

광명시에서 시인이자 수필가로 활동하며 5년째 취약계층 도시락 봉사에 매진해온 방기영 문인(68)의 목소리에는 깊은 회한이 서려 있었다.

 

1999년 수필가로 등단해 한국문인협회 광명시지부에서 시와 수필을 써온 문인인 그는 5년 전부터 광명사회종합복지관에서 몸으로 뛰는 봉사를 시작했다.

 

교사, 학원 강사 등을 거치며 숨 가쁘게 살아온 그가 은퇴 후 펜과 함께 든 것은 ‘이웃의 끼니를 챙기는 도시락’이었다.

 

세상의 작은 틈바구니를 세밀하게 읽어내는 문인의 시선은 현장의 아픔을 누구보다 민감하게 포착했다. 하지만 최근 그가 마주한 현실은 문학적 수사보다 훨씬 차갑고 냉정했다.

 

3주 전 사례관리를 돕던 63세 홀몸어르신의 고독사는 그에게 지울 수 없는 상처이자 숙제를 남겼다.

 

방씨는 “그분은 수급자였지만 쌀만 나올 뿐 반찬이 없다. 도시락 배달을 신청했으나 대기자가 많아 1년을 기다려야 한다는 말만 들었다. 결국 반찬 한번 못 드시고 설 이틀 전에 홀로 가셨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연고자가 없어 방씨가 직접 화성시 화엄산 추모공원까지 동행했고 80만원의 공적 지원금으로 장례 비용은 충당했지만 마지막 가는 길의 ‘온기’는 어디에도 없었다.

 

방씨가 고독사나 자살자의 마지막을 책임지는 비영리기구(NPO) 설립을 결심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삶의 비애를 문학적으로 승화시켜 온 그의 감수성은 이제 사회적 사각지대에서 발생하는 ‘고립된 죽음’을 외면하지 못하고 실천적인 행동으로 나아가고 있다.

 

그는 해외의 NPO 사례를 언급하며 민간 영역에서 ‘마지막 예우’를 시스템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방씨는 “지자체가 이 모든 것을 다 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자원봉사센터나 공익활동지원센터의 도움을 받아 뜻이 맞는 고교 동기, 후배들, 지역 봉사자들을 모을 것이고 운구에는 물리적 힘도 필요하니 장년층 인력을 확보하는 데 노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단순히 ‘좋은 일’을 하는 것이 아닌 뉴타운의 화려함 뒤에 가려진 광명시 내 곳곳의 위기 이웃들, 그리고 외로운 삶을 지탱하는 어르신들까지 삶의 마지막 순간만큼은 존엄할 수 있도록 ‘가교’가 되는 것이 그의 목표다.

 

끝으로 그는 “시(詩)를 쓰는 마음으로 어려운 이웃을 바라본다”며 “누구나 각자의 치열한 삶을 살았을 텐데 마침표만큼은 같이 지켜주는 동행자이자 광명에서만큼은 ‘외로운 안녕’이 없도록 끝까지 가보려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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