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혈과 대사질환 치료 연구에 새 가능성 제시
(광주=연합뉴스) 여운창 기자 = 근육에서 특정 단백질이 활성화될 경우 조혈 호르몬 EPO(Erythropoietin)가 생성될 수 있음이 밝혀져, 신장 중심으로 이해돼 온 기존 빈혈 치료 개념을 확장하고 빈혈과 대사질환 치료 연구에도 새로운 가능성이 제시됐다.
8일 전남대학교에 따르면, 수의과대학 박민정·김동일 교수 연구팀은 저산소 반응을 조절하는 핵심 단백질인 HIF(Hypoxia-Inducible Factor)의 역할을 근육에서 규명한 연구 성과를 세계 최초로 발표했다.
HIF 신호전달 경로는 세포가 산소 부족 환경에 어떻게 적응하는지를 설명하는 핵심 기전으로 알려졌지만, 골격근에서 수행하는 기능은 적절한 동물 모델의 한계로 인해 그동안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유전자 조작 마우스 모델을 제작해 근육에서만 HIF1α 또는 HIF2α가 활성화되도록 설계하고, 두 단백질의 생리적 역할을 규명했다.
특히 근육에서 HIF2α가 활성화될 경우 근육 자체에서 혈액의 세포 성분을 형성하는 조혈(造血) 호르몬 EPO가 생성될 수 있음을 입증했다.
실제로 HIF2α가 과발현된 동물 모델에서는 조혈모줄기세포인 헤마토크릿(Hct)이 95%에 육박할 정도의 강력한 조혈 반응이 나타났으며 신장이나 간이 아닌 근육 유래 EPO에 의해 매개된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연구 결과는 간과 신장 기능이 저하된 환자에서 새로운 빈혈 치료 전략으로 확장될 가능성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연구팀은 "EPO가 신장과 간에서만 생성된다는 기존 교과서적 개념을 확장한 발견"이라며 "근육이 특정 조건에서 EPO를 생성하는 제3의 장기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전남대 수의과대학을 중심으로 국내외 공동연구진이 참여해 수행됐으며, 의학 분야 국제학술지인 Journal of Clinical Investigation에 최근 게재됐다.
bett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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