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전 첫 경기서 사격 실수로 4위…"내일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릴 것"
(테세로=연합뉴스) 오명언 기자 = "내일 경기, 그리고 크로스컨트리 경기에서는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습니다!"
독보적인 실력에 밝고 사랑스러운 성격을 겸비해 '미소천사'로 유명한 김윤지(19·BDH파라스)는 생애 첫 패럴림픽 데뷔전에서 아쉽게 메달이 불발됐는데도 절대 낙심하지 않았다.
김윤지는 7일(한국시간) 이탈리아 테세로 크로스컨트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패럴림픽 바이애슬론 여자 스프린트 좌식 7.5㎞에서 22분41초00을 기록, 전체 출전 선수 14명 중 4위를 차지했다.
3위 안냐 위커(독일·22분32초4)와의 격차는 8.6초에 불과했다.
시상대 문턱에서 멈춰 선 만큼 진한 아쉬움이 남을 법도 했지만,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만난 김윤지의 얼굴에는 여전히 환한 미소가 가득했다.
국제 대회마다 늘 밝은 표정으로 임해 '스마일리'(Smiley)라는 별칭으로 통하는 그다운 모습이었다.
김윤지는 "오늘 첫 패럴림픽의 첫 경기였는데 긴장도 되고, 설레기도 했다"며 "이날 경기를 토대로 앞으로 이어지는 경기들도 열심히 치르겠다"고 밝혔다.
여름에는 수영, 겨울에는 노르딕스키 선수로 뛰는 '철인' 김윤지는 전국장애인체육대회에서 동·하계를 통틀어 최우수선수(MVP)를 세 번이나 수상한 한국 장애인스포츠 간판스타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도 월드컵 금메달을 휩쓰는 등 최상의 컨디션을 보이며 강력한 메달 후보로 주목받았다.
이날 김윤지는 경기 초반 1.5km 지점을 전체 2위(3분18초3)로 통과하며 순조롭게 출발했다. 그러나 첫 사격이 발목을 잡았다.
5발 중 4발을 놓치며 순위가 11위까지 급락했다. 벌칙 코스 400m를 추가로 주행해야 하는 절망적인 상황이었다.
하지만 위기의 순간 김윤지의 낙천적인 에너지는 무서운 뒷심으로 변모했다.
포기하지 않고 주행 거리를 좁혀간 그는 두 번째 사격에서 5발을 모두 명중시키는 저력을 발휘하며 순위를 4위로 끌어올렸다.
마지막 바퀴까지 전력 질주했으나 역전극을 완성하기엔 남은 시간이 부족했다.
김윤지는 "첫 번째 사격에서 안 좋은 버릇이 나왔다. 영점을 잡았다가 어느 순간에 갑자기 확 틀어지는 버릇이 있다"며 "이후 코치님이 영점 조절을 해주셨고, 두 번째 사격에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나간 일은 치워두고, 집중해서 쏘자고 생각했다. 코치님들이 총을 믿고 쏘라고 말해주셔서 나의 템포대로 사격에 임할 수 있었다"고 했다.
아직 기회는 5번이 남아있다. 김윤지는 8일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여자 개인 좌식 12.5㎞ 경기에서 첫 메달에 재도전한다.
김윤지는 "걱정했던 것보다 주행이 괜찮아서 자신감이 붙었다. 남은 경기에서는 더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것"이라며 "많은 분이 응원해주시고, 격려해주시는 만큼 파이팅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김윤지와 함께 나서 12위에 자리한 한승희(경기도장애인스키협회)는 "생애 첫 패럴림픽 경기에서 후회 없이 뛰었다"고 했다.
이날 사격에서 10발을 모두 명중한 한승희는 "사격은 자신감이 있었고, 운도 따라줬다. 아직 실감이 나지 않아 그렇게까지 떨리지는 않았다"며 미소 지었다.
한승희도 8일 바이애슬론 12.5㎞ 스프린트 경기에 출전해 도전을 이어간다.
cou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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