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로드] 정부의 강력한 단속 예고에도 국내 주유소 기름값이 3주 연속 치솟고 있다. 서울 지역 휘발유·경유 가격은 이미 ℓ당 1천900원 중반대로 올라섰고, 전국 평균 가격도 1천900원 선을 향해 가파르게 오르는 중이다. 최근 미국의 이란 공격과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중동 정세가 급격히 악화되면서 국제유가가 급등한 영향이 국내 유가에 빠르게 전이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7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기준 전국 주유소 평균 휘발유 판매가격은 ℓ당 1천889.43원으로 집계됐다. 전날보다 17.61원 오른 수준이다. 이미 휘발유보다 비싸진 경유는 같은 기간 23.26원 상승한 1천910.59원을 기록하며 1천900원을 넘어섰다.
지역별로는 전국 최고가 지역인 서울의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서울 평균 휘발유 가격은 전날보다 11.43원 오른 1천941.71원으로, 1천900원 중반대에 진입했다. 경유 가격은 9.74원 오른 1천963.36원으로 휘발유보다 20원가량 비싸다. 휘발유와 경유 모두 2천원 선을 눈앞에 둔 셈이다.
다만 전날과 비교하면 상승 폭은 다소 진정되는 모습을 보였다. 전날 같은 시간대 기준으로 전국 휘발유 가격은 37.6원, 서울은 41.6원이나 급등했지만 이날은 각각 10원대 상승에 그쳤다. 경유 역시 전날 전국 57.1원, 서울 58.8원 급등에서 이날은 전국 20원대, 서울 10원 미만 상승으로 오름폭이 크게 줄었다.
주간 기준으로 보면 상승세는 더욱 뚜렷하다. 3월 첫째 주(1∼5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가격은 1천746.5원으로, 직전 주보다 55.3원 뛰었다. 같은 기간 경유 평균 판매가격은 1천680.4원으로 86.3원이나 올랐다. 짧은 기간에 50∼80원대 급등이 이어지며 소비자 부담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배경에는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국제유가 폭등이 자리하고 있다. 수입 원유 가격의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는 지난주보다 배럴당 15.6달러 오른 86.1달러를 기록했다. 국제 휘발유 가격은 19.1달러 상승한 98.0달러, 국제 자동차용 경유는 무려 42.6달러 급등한 134.8달러로 집계됐다. 최근 미국의 이란 공격과 이에 대응한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조치로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지면서 국제 석유제품 가격이 일제히 폭등한 것이다.
통상 국제유가 변동분은 2∼3주 시차를 두고 국내 주유소 판매가격에 반영된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2월 넷째 주부터 석유제품 가격이 상승하고 있고, 최근 호르무즈 해협 봉쇄 등 중동 정세 악화 영향이 이어지고 있어 다음 주 국내 주유소 가격도 상승세를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국내 요인도 상승 속도를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제유가 급등 소식이 전해지자 소비자들의 ‘앞당겨 주유’ 수요가 늘고, 일부 주유소가 이를 기회로 가격을 서둘러 올리면서 상승세가 단기간에 확대되는 구조다. 정부는 이 같은 시장 불안 심리가 가격 왜곡으로 이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강력 대응에 나섰다.
정부는 재정경제부, 산업통상자원부, 공정거래위원회, 국세청, 지방자치단체 등이 참여하는 범부처 석유시장점검반을 가동해 가격 담합, 매점매석 등 시장 교란 행위에 대한 특별 기획검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특히 불법 석유 유통 위험군으로 분류된 주유소를 집중 점검 대상으로 삼아 담합·폭리 등 불법 행위를 적발할 경우 엄정 처벌하겠다는 방침이다.
석유업계도 가격 안정에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대한석유협회, 한국석유유통협회, 한국주유소협회 등 석유 3단체는 국제유가 상승분이 국내 주유소 가격에 ‘급격하게’ 반영되지 않도록 회원사들을 대상으로 계도와 협조 요청을 강화하기로 했다. 정유사들은 공급가격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주유소에 충분한 물량을 안정적으로 공급해 수급 불안을 차단하겠다고 설명했다.
유통단체들은 석유 대리점과 주유소 사업자들을 상대로 가격 인상 자제와 단계적 반영을 요청하는 한편, 정부의 점검과 연계해 시장 질서 유지에 협력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럼에도 국제유가 급등세가 이어지는 한 국내 주유소 가격의 추가 상승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우세해, 소비자 부담은 당분간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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