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프로농구 부산 KCC의 에이스 허훈(30)은 요즘 커피에 푹 빠져있다.
가볍게 즐기는 게 아니다. 커피숍에서 파는 아메리카노가 아닌, 직접 원두를 갈아 내려 마시는 '드립 커피'로 향과 맛을 음미한다.
7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치른 서울 삼성과 원정 경기 뒤 기자들과 만난 허훈은 최근 국가대표 경기 일정에 따른 휴식기, 고된 훈련 중에도 몸과 마음에 위안이 돼 줬다며 '커피 예찬론'을 설파했다.
허훈은 "오히려 운동만 하면, 컨디션 관리가 잘 안되더라, 취미 생활(드립커피)을 하면서 리프레시에도 힘썼다"며 웃었다.
원래 여느 청년들처럼 허훈 역시 배고플 때 배달 음식을 주문해 먹었다고 한다.
그는 "배달을 계속 시키다 보니 돈이 어마어마하게 들었다. 부자가 되기 위해선 생활 습관을 바꿔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커피를 직접 내리기로 했다"고 말했다.
가장 좋아하는 원두는, 화사한 꽃향기와 톡 쏘는 산미에 과일 향이 어우러진 '에티오피아'라고 한다.
'동료들이 커피 내려달라고 하느냐'고 묻자 허훈은 갑갑하다는 듯 "나 말고는 커피 맛을 전혀 모른다. 우리 형(허웅)도 그렇다. 다들 그냥 '아아(아이스 아메리카노)'만 먹더라"라며 혀를 찼다.
5위인 KCC는 이날 삼성에 81-79, 진땀승을 거뒀다. 점점 6강 플레이오프(PO) 진출 가능성은 커지고 있다.
허훈은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달성한다면 팬들을 위해 직접 드립커피를 내려 대접하겠다는 공약을 내걸기도 했다.
그는 "우승하면 뭔들 못하겠느냐. 장비 챙겨가서 내려드리겠다"며 웃었다.
다만, 허훈은 선별된 일정 수의 팬을 대상으로만 공약을 이행할 생각이다.
"한 잔에 3분 걸린다. (팬들 다 내려드리면) 하루 종일 걸릴 수도 있다"며 허훈은 키득거렸다.
최근 KCC엔 희소식이 하나 있었다. 국가대표급 포워드 최준용이 오랜 부상을 이겨내고 복귀했다.
최준용은 복귀 두 번째 경기인 이날 삼성전에서 2점 9리바운드 2어시스트를 올렸다.
높이와 스피드, 수비력을 겸비한 최준용이 제 기량을 되찾는다면, KCC의 우승 가능성은 커진다.
허훈은 "함께 뛰면서 느꼈다. 볼 잡아서 연결하는 동작, 가드를 편하게 해주는 스크린 센스 등을 보며 깜짝깜짝 놀란다"며 최준용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이어 "최준용은 함께 뛰어 본 선수만 알 수 있는 선수다. 기록에서 안 나타나는 것들이 있다"면서 "(맛을 봐야 알 수 있는 커피처럼) 최준용도 뛰어 봐야 초이(최준용)의 맛을 알 수 있다"며 씩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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