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에서 은퇴한 뒤 예상치 못한 부담으로 다가오는 비용 가운데 하나가 건강보험료다. 재직 중에는 보험료의 절반을 회사가 부담하고 급여에서 자동으로 공제되기 때문에 체감이 크지 않다. 그러나 퇴직 후 직장가입자에서 지역가입자로 전환되면 보험료 산정 방식이 바뀌면서 부담이 오히려 늘어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직장가입자는 급여를 기준으로 보험료가 계산되지만, 지역가입자는 소득뿐 아니라 주택과 토지 같은 재산도 함께 평가 대상이 된다. 이 때문에 은퇴 후 별다른 소득이 없더라도 집이나 토지를 보유하고 있다면 보험료가 계속 부과된다.
예를 들어 서울에 공시가격이 높은 아파트 한 채를 보유한 은퇴자의 경우 소득이 없더라도 재산이 일정 수준 이상이면 매달 수십만 원의 건강보험료가 부과될 수 있다. 재산세 과세표준을 기준으로 일정 금액을 공제한 뒤 남은 재산을 소득 능력으로 환산해 보험료가 계산되기 때문이다.
피부양자·임의계속가입, 꼭 확인해야 할 제도 뭐길래
실제로 직장에 다닐 때보다 은퇴 이후 보험료가 더 늘어나는 경우도 흔하다. 건강보험료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자산과 소득 구조를 미리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역가입자의 보험료는 부동산 재산이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주택 가격이나 보유 자산 규모에 따라 부담이 달라질 수 있다.
다만 최근 제도 개편으로 자동차는 보험료 산정 대상에서 제외돼 일부 가입자의 부담이 줄어들었다. 주택 관련 대출이 있는 경우 ‘주택금융부채 공제’를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주택 구입이나 전세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받은 대출금의 일부를 재산 평가 금액에서 공제받을 수 있어 보험료 산정 기준을 낮출 수 있다.
공시가격이나 전·월세 기준금액이 일정 수준 이하인 경우 적용되기 때문에 조건을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금융소득 관리도 중요한 요소다. 예금 이자나 주식 배당 등 금융소득이 일정 금액 이하라면 건강보험료 산정에 포함되지 않지만, 기준을 넘을 경우 전체 금액이 부과 대상이 될 수 있다.
은퇴 이후에는 이러한 금융소득 규모를 세심하게 관리해야 보험료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연금 상품을 활용한 자산 운용도 하나의 대안으로 꼽힌다. 연금저축이나 개인형퇴직연금(IRP) 등 장기 연금 상품에 납입한 금액은 건강보험료 산정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있어 노후 자산 관리와 보험료 절감을 동시에 고려할 수 있다.
은퇴자들이 가장 크게 보험료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직장가입자인 가족의 피부양자로 등록되는 것이다. 일정한 소득과 재산 기준을 충족하면 별도의 보험료를 내지 않고 건강보험 혜택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연간 소득과 재산 규모 등에 대한 조건이 있어 사전에 확인이 필요하다.
피부양자 요건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에는 ‘임의계속가입 제도’를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퇴직 후 일정 기간 동안 직장 재직 시 수준의 보험료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한 제도로, 최대 3년까지 적용이 가능하다.
전문가들은 은퇴 이후 건강보험료 부담이 예상보다 크게 늘어날 수 있는 만큼 노후 설계를 할 때 건강보험료 구조를 미리 점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특히 부동산 보유 비중이 높은 경우 재산이 보험료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소득과 자산 구조를 함께 고려한 준비가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Copyright ⓒ 나남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