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가장 기상천외한 경주 가운데 하나가 오는 8일(현지시간) 돌아오며, 스칸디나비아식 재미가 영국 서리(Surrey) 지역의 스포츠 현장을 다시 찾는다.
약 70명이 영국 도킹에서 열리는 '아내 업고 달리기(Wife Carrying Race)' 대회에 참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로 17회째를 맞는 이 대회에서는 참가자들이 아내, 남편, 연인, 친구, 가족을 등에 업고 언덕을 오른다. 우승 팀은 7월 핀란드에서 열리는 '세계 아내 업고 달리기 챔피언십' 출전 자격을 얻게 된다.
영국 대회의 경기 감독 이안 자일스는 "분명 난장판이 맞다"고 말한다. "매년 익숙한 얼굴들이 몇 명씩 나타납니다."
지난 2년 연속 우승한 커플이 왕좌 수호에 나서는 가운데, 종주국 핀란드에서 온 "건장한" 커플이 참가해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자일스 경기 감독은 "올해는 35쌍의 커플이 출전하고, 최소 15쌍이 대기 명단에 올라 있다"고 덧붙였다.
'아내 업고 달리기' 대회란?
그 역사가 수 세기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것으로 알려진 '아내 업고 달리기'는 참가자가 상대를 등에 업거나 앞에 안거나 어깨에 메고 언덕, 건초 더미, 그리고 양동이 물과 물총이 등장하는 '물세례 구역'을 포함한 코스를 완주하는 경기다.
영국에서는 이 전통이 바이킹의 린디스판(Lindisfarne) 약탈과 관련된 것으로 전해진다.
스포츠 종목으로서의 뿌리는 핀란드에 있다. '세계 아내 업고 달리기 챔피언십'이 처음 열린 것은 1996년이다.
영국 대회는 총 380m 길이의 '왕복 코스(out‑and‑back)'로 구성돼 있다. 그리고 모든 스포츠가 그렇듯, 공정한 경쟁을 보장하기 위해 엄격한 규칙이 적용된다.
종목 이름과 달리, 참가자들이 반드시 결혼한 관계일 필요는 없다.
친구, 연인, 형제자매를 업고 달리는 것도 허용되지만, 업혀 있는 사람은 반드시 만 18세 이상이어야 한다.
업혀 있을 사람은 대회 시작 전 체중을 측정하며, 최소 50kg 이상이어야 한다. 그보다 가벼울 경우 "밀가루나 물 통조림 등으로 채운 배낭"을 메고 기준 체중을 맞춰야 한다.
업혀 있는 사람은 헬멧 착용이 의무이며, 참가자들의 다양한 복장은 오히려 기대되는 요소다.
주최 측은 "관람객들은 물총과 양동이 물을 들고 '물세례 구역' 운영에 참여하길 적극 권장한다"고 밝혔다.
이어 "'신부 안기' 방식, '어부바' 방식, '어깨 위에 태우기', '어깨 위로 들쳐메기', 그리고 속도가 매우 빠른 것으로 유명한 '에스토니안 홀드(등에 거꾸로 매달려 다리가 얼굴 앞에서 교차되는 방식)' 등 여러 공식 자세 중 어떤 것이든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속도는 떨어지지만 독특하기로 유명한 도킹 홀드(에스토니안 홀드의 반대 자세)도 허용된다"고 덧붙였다.
'여자친구의 머리를 떨어뜨리고 싶지는 않죠'
영국 대회 디펜딩 챔피언인 스튜어트 존슨은 "위험한 건 잘 알고 있다. 여자친구를 떨어뜨려 머리를 다치게 하고 싶지 않다"고 말한다.
우려와 달리 존슨의 기량은 이미 입증돼 있다. 영국 워킹 출신의 파트너 해티 크로닌과 함께 두 차례 영국 챔피언에 오른 그는, 올해도 '3연패의 번개가 다시 칠지' 확인하기 위해 돌아왔다.
존슨과 크로닌은 지인들이 먼저 참가한 뒤 추천해 2024년에 처음 경기에 도전했다.
그들은 이번 대회에서도 여전히 패배를 모르는 영국 챔피언으로 출전한다.
"처음에는 몇 번 연습했고, 동네 공원을 함께 달렸는데 사람들은 우리가 미쳤다고 생각하더라고요."
크로닌은 "처음엔 바로 '좋다'고 하지 않았다. 스튜어트가 나한테 묻기도 전에 먼저 신청해버렸다"고 말했다.
"빨래기계에 들어간 걸 상상하면 돼요. 느낌이 거의 그와 비슷하거든요."
이 커플이 선호하는 자세는 '에스토니안 홀드'다.
영국 대회 우승자에게는 세계 챔피언십 참가를 위한 여행 경비로 250파운드(약 50만원)가 지급된다.
하지만 존슨은 스칸디나비아 지역의 대회 수준은 차원이 다르다고 말한다. 그는 "그쪽에서는 진짜 '글래디에이터' 같은 인간들이 나오는데, 마치 아무것도 업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왕좌 방어에 나서는 가운데, 자일스 감독은 올해는 '이변을 노리는' 핀란드 커플이 강력한 경쟁자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 스칸디나비아 커플은 2025년 세계 챔피언십에서 27위를 기록했으며, 당시 1분 32초에 코스를 완주했다.
자일스 감독은 "올해는 상당한 압박이 있을 것이다. 그들은 체격이 정말 압도적으로 좋아 보인다"고 평가했다.
영국의 '아내 업고 달리기' 대회는 오는 8일 오전 10시 15분, 영국 도킹의 '더 나워'에서 열리며, 이어 리스 힐 하프 마라톤이 진행된다.
주최 측은 관람객들에게 도보 또는 대중교통을 이용해 현장에 오길 권장하며, 물론 양동이와 물총도 챙겨오라고 당부했다.
-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 올림픽의 기상천외하고 경이로운 순간들
- 일본 최고의 소고기를 가리는 '와규 올림픽'
- '두 노장의 재회' 복싱 전설 메이웨더-파퀴아오 11년 만의 재대결...기대에 부응할까?
- 선수들의 '반칙'이 오히려 권장되는 운동 대회?
- '조깅에 지루해질 찰나에 조글링을 알게 됐어요'
- '행사 하나에 400만원을 썼어요'...Z세대가 하이록스에 빠진 이유
Copyright ⓒ BBC News 코리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