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중동 사태 충격으로 냉온탕을 오가는 와중에도 '빚투'(빚내서 투자) 자금과 대기자금은 사상 최대로 불어나며 과열되는 양상이다.
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미국과 이란 전쟁이 증시를 처음 덮쳤던 지난 3일부터 변동성 장세가 지속됐던 사흘간 매일 같이 기록을 갈아치웠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3일 약 32조8천억원, 코스피 역대 최대 낙폭을 기록했던 '공포의 수요일'에는 약 33조2천억원, 다시 코스피가 사상 최대폭으로 오른 5일엔 약 33조7천억원으로 기록 경신을 거듭했다.
신용융자 잔고는 투자자가 주식 투자를 위해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린 뒤 갚지 않은 금액이다.
코스피가 '육천피'(6,000) 고지를 돌파한 기쁨도 잠시, 이란발 쇼크가 연휴가 끝나자마자 고스란히 시장을 공포로 물들였지만 일부 과감한 투자자들이 전례 없는 급락을 저가 매수 기회로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
일간 낙폭이 과도한 데다가 펀더멘털과 증시 모멘텀이 근본적으로 훼손되지 않았다는 판단 아래 수익을 극대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됐다.
지수는 지난 3일 452.22포인트(7.24%) 밀린 후 4일에는 698.37포인트(12.06%) 빠지며 단숨에 5,000선까지 후퇴했다가 5일 급격한 반등에 힘입어 5,580선을 회복했다.
개인들이 증시가 무섭게 추락했던 3∼4일 지수 상승시 곱절로 이익을 얻는 레버리지형 상장지수펀드(ETF)를 집중적으로 사들인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일간 코스피 낙폭이 역대 최대였던 지난 4일 개인 투자자들이 순매수한 ETF 상위 10개 종목 중 7개가 레버리지형이었고 지수와 반도체, 이차전지, 조선 등 테마도 다양했다.
공포가 증시를 뒤덮인 와중에도 '빚투'가 한층 활성화되자 일부 증권사에서는 신용거래융자 신규 거래를 일시 중단하기도 했다.
한국투자증권은 4일 오전 8시부터 신용거래융자 신규 매수 및 신규거래대주 신규 매도를 일시 중단했고 NH투자증권[005940]도 5일부터 신용거래융자 신규 매수를 일시 중단했다.
빚투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신용공여 한도가 소진됐기 때문이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종합금융투자사업자는 신용공여 시 그 합계액이 자기자본의 100%를 초과해서는 안 된다.
신용융자는 대출을 지렛대(레버리지) 삼아 고수익을 꾀할 수 있지만, 주식이 대출 담보로 잡히기 때문에 주가 하락 시에는 담보 가치 부족으로 보유 증권이 강제로 처분(반대매매)돼 큰 손해를 볼 수 있다.
증시 진입을 준비하는 대기자금 성격인 투자자예탁금도 3일 약 129조8천억원으로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많았다가 이튿날 132조원으로 기록을 다시 썼다. 5일에도 약 130조9천억원으로 130조원대를 유지했다.
예탁금은 투자자가 주식을 사려고 증권사 계좌에 맡겨 두거나 주식을 팔고서 찾지 않은 돈이다.
증시 낙폭이 컸던 만큼 저가 매수를 노린 자금이 추가로 유입됐거나 변동성 장세에 따른 관망 자금이 늘어난 영향 등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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