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전효재 기자】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 여파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90달러 선을 돌파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유조선의 안전 보장을 선언했지만 시장에서는 소용 없다고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7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전일 대비 12.21% 급등한 배럴당 90.90 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 가격이 90달러를 넘어선 것은 2023년 9월 이후 처음이다. WTI는 이번 주에만 약 35% 급등하며 1983년 이후 선물 거래 사상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국제 유가 기준인 브렌트유의 5월 인도분 선물 종가도 영국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배럴당 8.52% 오른 92.69달러에 마감했다.
국제 원유 물동량의 약 20%를 책임지는 호르무즈 해협 통행이 사실상 막혔고, 이로 인해 쿠웨이트 등 중동 산유국의 감산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유가 상승세에 불이 붙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쿠웨이트가 원유 저장 시설 부족 문제로 일부 유전의 생산량을 줄이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유조선과 상선을 보호하기 위해 호위 작전에 나설 수 있다고 언급했지만, 광범위한 해상 구간을 군함으로 보호하는 데는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월가 주요 은행과 전문가들은 국제 유가의 배럴당 100달러 돌파가 임박했으며, 봉쇄가 길어지면 더 크게 오를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JP모건은 최근 보고서에서 ‘상황이 지속될 경우 국제 유가는 수일 내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산유국의 경고도 이어졌다. 카타르 사드 알카아비 에너지 장관은 영국 파이낸설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될 경우 일부 산유국이 생산을 중단할 수밖에 없다”며 “이 경우 국제 유가는 15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제 유가가 단기간에 급등하면서 세계 경제에 미칠 파장도 커질 전망이다. 하지만 상황이 진정될 조짐은 보이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합의는 ‘무조건 항복’ 외에는 없을 것”이라며 중장기전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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