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N 위클리 컬처] 신묘한 3월 첫째 주 문화 3선...‘매드 댄스 오피스’·‘티노 세갈’·‘내가 살던 그 집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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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N 위클리 컬처] 신묘한 3월 첫째 주 문화 3선...‘매드 댄스 오피스’·‘티노 세갈’·‘내가 살던 그 집엔’

투데이신문 2026-03-07 08: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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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전세라 기자】 3월은 하얀 토끼의 기운을 가진 ‘신묘월(辛卯月)’의 달이라고 합니다. 한자로 매울 신(辛)에 토끼 묘(卯)를 쓰며 봄의 시작을 본격적으로 알리는 시기인데요. 매서운 기운을 뚫고 솟아오르는 생명력처럼 이번 3월 한 달 동안 신묘(神妙)한 일들이 가득하길 기대해 봅니다.

이번 주도 어김없이 ‘무엇을 볼까’, ‘어디를 갈까’ 고민하시는 분들을 위해 엄선한 문화예술을 선보여드립니다.


 영화 매드 댄스 오피스

영화 <매드 댄스 오피스> 스틸컷 [사진 제공=㈜엔케이컨텐츠]
영화 <매드 댄스 오피스> 스틸컷 [사진 제공=㈜엔케이컨텐츠]

꼬인 인생, 꼬인 스텝으로 풀기

‘인생의 묘미는 계획대로 되지 않는 것에 있다’는 말이 있죠. 사람을 16가지 성향으로 나누는 MBTI가 일상이 된 요즘 여러 지표 중에서도 철저하게 계획을 세우는 ‘J’와 상황에 맞춰 즉흥적으로 움직이는 ‘P’의 성향은 늘 흥미로운 비교 대상이 되곤 하는데요. 그중에서도 계획형의 끝판왕이라 불릴 법한, 모든 일상이 매뉴얼대로 흘러가야 직성이 풀리는 구청 공무원의 이야기가 스크린에 찾아왔습니다.

영화 <매드 댄스 오피스> 는 최근 드라마 <폭삭 속았수다> 와 영화 <어쩔수가 없다> 등을 통해 명실상부 ‘믿고 보는 배우’로 자리매김한 염혜란이 주인공을 맡았습니다. 영화는 24시간을 초 단위로 쪼개 쓰며 구청의 온갖 난제를 해결해온 ‘갓생’ 과장 국희가 변수를 만나 삶이 어긋나버리는 이야기로 시작되는데요. 계획대로 되지 않는 인생의 길목에서 우연히 만난 플라멩코를 통해 삶의 새로운 리듬을 찾아가는 과정을 유쾌하게 담아냈습니다. 특히 염혜란 배우는 캐릭터의 리얼리티를 살리기 위해 플라멩코를 3개월간 맹연습하며 남다른 열정을 쏟았다고 전해 기대를 더합니다.

정해진 규칙에 갇혀 있던 주인공이 플라멩코의 거친 발구름과 자유로운 손짓에 몸을 맡기는 장면은 관객들에게 해방감을 선사하는데요. 유쾌하면서도 씩씩하게 스스로의 비트를 찾아가는 주인공을 보며 관객들 또한 각자의 꼬인 인생을 풀어낼 작은 용기를 얻게 되죠.

내 맘 같지 않은 인생을 향해 ‘인생이 꼬일 땐 스텝을 밟자’며 힘차게 응원하는 영화 <매드 댄스 오피스> 는 현재 전국 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전시 티노 세갈

티노 세갈의 '구성된 상황'이 펼쳐지는 전시장 입구 [사진 촬영=김상태, 제공=리움미술관]<br>
티노 세갈의 '구성된 상황'이 펼쳐지는 전시장 입구 [사진 촬영=김상태, 제공=리움미술관]

기록 대신 기억으로

작품을 보러 간 미술관에 작품이 하나도 없다면 어떨까요. 지난 2010년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 전체를 비우고 사람들의 움직임으로 작품을 전시하며 화제를 모은 작가가 있습니다. 작가의 대표작인 <키스> 는 조각처럼 얽힌 남녀가 키스를 나누는 작품으로, 관객이 다가서면 작품 제목과 연도를 말한 뒤 다시 입을 맞추는데요. 이처럼 형체 없는 예술로 현대 미술의 패러다임을 뒤흔든 작가, ‘티노 세갈’의 국내 첫 개인전이 열렸습니다. 

영국 출신 작가 티노 세갈은 경제학과 무용을 전공했다는 독특한 이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작가는 이 두 장르의 속성을 동시에 띠며 독창적인 예술 세계를 구축했는데요. 전시를 열 때마다 생산되고 전시가 끝남과 동시에 버려지는 기존의 예술 창작 방식에 도전하며 사물을 제작하지 않는 ‘탈생산(de-production)’의 경제학적 주제 의식을 전면에 드러냅니다. 동시에 무용 전공자로서의 감각을 살려 한 번 지나가면 다시는 똑같이 복제될 수 없는 찰나의 현장성을 전시에 투영했습니다.

이번 국내 전시 역시 작가의 철학에 따라 도록이나 레이블은 물론 홍보용 사진과 영상 촬영물조차 일절 제공되지 않는데요. 작가는 작품이 기록물로 박제되는 것을 거부하고 오로지 관객의 감각과 기억 속에서만 작품이 존재해야 한다는 주제 의식을 명확히 했습니다. 그렇기에 관람객은 작품을 실현하는 ‘해석자’들과의 실시간 소통을 통해 정형화되지 않은 새로운 전시를 만날 수 있게 되죠.

물질적 실체 대신 상호작용으로 공간을 채우는 전시 <티노 세갈> 은 오는 6월 28일까지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리움미술관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공연 내가 살던 그 집엔

연극 <내가 살던 그 집엔> 실연 사진 [사진 제공=한국문화예술위원회]<br>
연극 <내가 살던 그 집엔> 실연 사진 [사진 제공=한국문화예술위원회]

경계의 선 여성들의 진실

기쁨, 분노, 슬픔... 사람이 느끼는 다양한 감정 중에서도 가장 오래 남는 감정이 억울함이라고 하는데요. 살아서 풀지 못한 억울함이 결국 죽음을 통해서야 비로소 터져 나오게 된다면 어떨까요. 다양한 배경 출신 여성들의 이야기를 죽어서도 삶에 머무는 유령들의 고백처럼 풀어낸 공연이 있습니다.

연극 <내가 살던 그 집엔> 은 2025 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 신작’ 선정작입니다. 공연예술창작산실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제작부터 유통까지 공연예술 전 과정을 지원하며 우리 시대의 새로운 명작을 발굴하는 대표적인 사업인데요. 이번 선정작 중 하나인 <내가 살던 그 집엔> 은 다양한 배경으로 어느 곳에도 속하지 못하는 이방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입니다.

작품은 화교 출신, 가족 부양의 짐, 결혼 이주 등 저마다의 굴레를 안고 경계 위에 위태롭게 서 있는 여성들이 등장합니다. 작중 이들이 내비치는 희망은 ‘혼자가 아니고 싶다’, ‘오늘은 편하게 잠들고 싶다’, ‘이번엔 여는 문으로 나가고 싶다’ 등 너무도 작고 소박해서 도리어 처연함까지 느껴지는데요. 이들이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과연 무엇이며 왜 이토록 서글픈 걸까요. 연극은 차별과 혐오 속에서 말할 권리조차 갖지 못했던 이들의 모습을 보여주며 관객으로 하여금 흩어졌던 기억의 조각들을 함께 맞추게 합니다.

극단 ‘적’이 선보이는 서늘하면서도 뜨거운 연대는 오는 7일부터 15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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