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컬처 이준섭 기자] 강원특별자치도 원주를 감싸 안은 치악산은 백두대간에서 갈라져 나온 웅장한 산줄기를 따라 이어진다. 최고봉 비로봉(1,288m)을 중심으로 향로봉(1,043m), 남대봉(1,181m) 등 1,000m 이상 봉우리들이 장대한 능선을 형성하며, 깊은 계곡과 풍부한 생태, 유적을 품어 1984년 16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됐다.
이번 겨울, 치악산은 산악인 오은선과 가수 겸 배우 김동완의 긴 여정을 품었다. 상원사를 출발해 남대봉을 지나 비로봉으로 향하는 코스는 약 15.7km, 8시간가량 이어지는 험난한 종주 길이다. 최근 내린 폭설로 흰 눈이 탐방로를 덮었고, 간밤에 남겨진 멧돼지 발자국만이 길을 안내한다. 발걸음마다 눈 위로 파고드는 순간, 산은 몽환적인 풍경을 드러낸다.
산 날씨는 시시각각 변한다. 짙은 안개가 걷히고 햇살이 길을 비출 때면, 발걸음은 한층 가벼워지고 마음도 열리듯 열린다. 쥐너미재에 서면 원주 시내가 뿌연 미세먼지에 잠겨 있는 풍경과 대비되는 청명한 하늘과 맑은 공기를 동시에 느낄 수 있다. 전해 내려오는 전설에 따르면, 범골의 범사 사찰에 쥐가 너무 많아 스님들이 떠나자, 쥐 떼 또한 줄지어 고개를 넘어 사라졌다고 한다.
비로봉 정상에 다다르면 세 개의 돌탑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원주에 살던 용창중 씨가 꿈에서 받은 계시를 따라 쌓기 시작한 돌탑들은 오늘날 용왕탑, 산신탑, 칠성탑으로 불리며 치악산의 상징으로 자리한다. 길가에는 조선시대 궁궐 건축이나 배 제작에 쓰였던 황장목도 남아 있어, 역사적 숨결을 느낄 수 있다.
험준한 능선을 넘어 1,288m 비로봉 정상에 서면, 겨울과 봄 사이의 순백 설경이 압도적인 감동으로 다가온다. 거센 바람과 눈길을 뚫고 걸어온 시간이 한순간의 벅찬 감정으로 전환되는 순간, 치악산의 진면목을 마주한다. 지난 계절과 작별하며 새로운 계절을 맞이하는 설원의 매혹. 치악산국립공원에서 얻는 감동과 도전은 자연이 전하는 선물이다.
산과 함께 호흡하며, 눈과 바람 속에서 이어진 도전의 순간. 치악산의 겨울 풍경을 8일 KBS1 '영상앨범 산'과 함께 만나본다.
뉴스컬처 이준섭 rhees@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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