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 커피 시장이 빠르게 포화 상태에 가까워지면서 커피 프랜차이즈들이 음료 중심의 기존 메뉴 구조에서 벗어나 떡볶이와 치킨, 빵 등 식사와 간식을 결합한 푸드 메뉴를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출점 경쟁이 극심해지면서 단순 음료 판매만으로는 매출을 유지하기 어려워지자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하려는 전략이 본격화된 것이다. 고물가로 외식비 부담이 커진 직장인들 역시 카페에서 커피와 간단한 식사를 함께 해결하는 '가성비 한 끼' 대안으로 이러한 메뉴를 찾는 사례가 늘고 있다.
카페들이 치킨과 떡볶이, 붕어빵 등 다양한 식사·간식 메뉴를 속속 선보이는 배경에는 빠르게 확대된 매장 수와 이에 따른 치열한 상권 경쟁이 자리잡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거래시스템에 따르면 메가MGC커피(메가커피), 컴포즈커피, 빽다방, 이디야커피 등 주요 커피 프랜차이즈 매장 수는 2022년 약 8300개에서 지난해 1만1200여개로 늘었다. 불과 3년 사이 약 3000개 가까운 매장이 새로 생긴 셈이다.
매장 수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동일 상권 내 브랜드 간 경쟁 강도도 크게 높아졌다. 이에 기존처럼 커피와 음료 판매에만 의존해서는 매출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확산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환경 변화가 음료 외 메뉴를 확대하는 움직임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커피 중심 매장에서 간식과 식사를 함께 제공하는 형태로 사업 모델을 확장해 매출 구조를 다변화하려는 전략이라는 설명이다.
원두 가격 상승 역시 이러한 변화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aT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아라비카 커피 원두 가격은 톤당 6364.02달러(약 938만원)로 집계됐다. 3년 전 같은 달 3959.9달러(약 583만원)와 비교하면 60% 이상 오른 수준이다. 저가 커피 브랜드는 가격 경쟁력을 핵심 강점으로 내세우는 만큼 커피 가격을 크게 인상하기 어려운 구조다. 음료 가격 인상 대신 음식 메뉴를 확대해 수익 구조를 보완하려는 전략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주요 저가 커피 브랜드들은 분식과 간편식을 중심으로 푸드 카테고리 확장에 적극 나서고 있다. 메가커피는 오는 12일 '엠지씨네 양념 컵치킨'을 전 매장에 정식 출시할 예정이다. 해당 메뉴는 지난달 25일부터 일부 직영 매장에서 먼저 선보인 메뉴로 기존 음료와 간식 위주에서 벗어나 식사 대용 메뉴로 영역을 넓힌 사례로 평가된다.
컴포즈커피 역시 분식 메뉴 확대에 나섰다. 컴포즈커피는 지난 10일 분모자를 활용한 떡볶이를 출시했으며, 바나프레소도 지난해 11월 매콤 떡볶이와 바삭 찰 핫도그, 진짜 감자빵 등 다양한 분식 메뉴를 선보였다. 음료 중심 메뉴 구조에서 벗어나 카페에서도 간단한 식사를 해결할 수 있도록 메뉴 구성을 확대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메뉴 확대 전략은 배달 시장 경쟁력과도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업계에서는 음료 단일 주문보다 식사류가 포함된 세트 메뉴의 배달 수요가 더 높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커피와 함께 간단한 식사를 주문할 수 있도록 메뉴 구성을 확대하면 배달 플랫폼에서의 경쟁력도 높일 수 있다는 판단이다.
가격 경쟁력 역시 저가 커피 브랜드들이 내세우는 핵심 요소다. 메가커피가 출시한 닭강정 메뉴 가격은 4400원으로 닭강정 전문 브랜드인 가마로 닭강정의 '싱글 닭강정'(1만3000원·매장 기준)보다 약 2.5배 저렴하다. 여기에 아이스 아메리카노(2000원)를 함께 주문해도 총 가격이 6400원 수준으로 닭강정 전문점 메뉴 한 개보다도 낮다. 커피와 간단한 식사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직장인들에게 가성비 점심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컴포즈커피의 '쫄깃 분모자 떡볶이' 역시 출시 2주 만에 누적 판매량 14만개를 돌파하며 일부 매장에서 조기 품절이 발생할 정도로 빠르게 인기를 끌었다. 해당 메뉴 가격은 4800원으로 한 통에 1만원이 넘는 엽기떡볶이 등 분식 브랜드 메뉴보다 3배 이상 저렴한 수준이다. 바나프레소 역시 매콤 떡볶이를 4800원에 판매하며 비슷한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다. 일반 분식 전문점 메뉴보다 가격 부담이 낮다는 점이 소비자들의 선택을 끌어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이러한 메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직장인 오수현 씨(29)는 "회사에서 점심 값으로 1만원 정도 지원해주지만 외식 물가가 너무 올라 밥을 먹고 커피까지 사면 금방 1만원을 넘는다"며 "카페에서 간단한 메뉴와 커피를 함께 사면 가격 부담이 훨씬 덜해져서 식사 대용으로 한 번 이용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저가 커피 브랜드들의 푸드 메뉴 확대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홍주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저가 커피 시장이 포화 상태에 가까워지면서 음료 판매만으로는 매출을 유지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간식이나 식사 메뉴를 결합해 객단가를 높이는 전략은 가맹점 수익성을 개선하는 중요한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물가 상황에서 저렴한 한 끼를 찾는 직장인 수요가 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카페에서 커피와 간단한 식사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메뉴는 소비자에게도 실질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며 "가성비 소비가 강화되는 환경에서 이러한 메뉴 전략은 당분간 시장에서 중요한 경쟁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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