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에서 모로코의 4강 신화를 이끌었던 왈리드 레그라기 감독이 2026 북중미 월드컵을 97일 앞둔 상황에서 모로코와 결별했다.
6일(한국시간) 모로코왕립축구연맹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레그라기 감독이 국가대표팀을 이끌며 보인 헌신과 노고에 감사를 표한다”라며 레그라기 감독이 모로코 국가대표팀 지휘봉을 내려놓는다고 발표했다.
후임은 모로코 U20 대표팀을 이끌던 모하메드 와흐비 감독이다. 모로코축구연맹은 “와흐비를 대표팀 감독으로 임명하고, 포르투갈 출신의 주앙 사크라멘투가 기술 스태프로 합류했다”라며 ‘모로코 2030’ 로드맵의 일부를 실현했다고 밝혔다.
모로코는 1970 멕시코 월드컵에 처음 참가한 이래 2018 러시아 월드컵까지 총 다섯 번 대회에 참가했다. 1986 멕시코 월드컵에서는 아프리카 국가 최초로 16강에 진출하는 저력을 과시했다. 다른 4번의 월드컵에서는 조별리그를 넘어서지 못했다.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기적을 일으켰다. 레그라기 감독이 월드컵을 세 달 앞두고 부임하긴 했지만 유세프 엔네시리, 하킴 지예흐, 소피앙 암라바트, 아슈라프 하키미, 야신 부누 등 유럽 무대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을 잘 조합해 짧은 시간에도 시너지를 일으키는 데 성공했다. 조별리그에서 크로아티아, 벨기에, 캐나다를 누르고 조 1위를 차지한 건 물론 16강에서 스페인을, 8강에서 포르투갈을 차례로 꺾으며 아프리카 국가 최초로 4강에 올랐다. 비록 4강에서 프랑스에 0-2로 패하긴 했지만, 당시 월드컵이 아랍 문화권에서 열렸던 만큼 아랍 국가 모로코의 선전은 월드컵 내내 화제를 불러왔다.
다만 최근에는 아쉬운 성적을 받아들었다. 모로코에서 열린 2025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서는 승승장구하며 결승까지 올랐으나 브라힘 디아스의 페널티킥 실축이 나비효과를 일으켜 세네갈에 0-1로 패배해 약 50년 만의 우승을 차지하는 데 실패했다. 이후 계속된 압박을 받던 레그라기 감독은 결국 월드컵을 3개월여 앞둔 시점에 모로코 대표팀을 떠났다. 자신이 왔을 때와 비슷한 상황이 조성된 셈이다.
그래도 이번 대표팀 감독 교체는 평화로운 정권 이양에 가까웠다. 모로코축구연맹은 그간 대표팀을 위해 헌신한 레그라기 감독을 위해 퇴임식을 거행했다.
모로코 입장에서는 감독 교체 시기를 제외하면 제법 괜찮은 그림이 그려졌다. 후임 와흐비 감독은 모로코 U20 대표팀을 이끌고 2025 U20 월드컵 우승을 차지한 이력이 있다. 모로코는 국왕이 직접 나서 장기적으로 모로코 축구를 발전시키는 로드맵을 가동했다. 레그라기 감독에 이어 와흐비 감독이 모로코 지휘봉을 잡으면서 선수뿐 아니라 감독을 키우는 데에도 모로코가 방법을 터득했음을 전 세계에 알린 셈이다.
사진= 모로코왕립축구연맹 X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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