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신문 방의진 기자] 가상자산 시장의 법인 참여가 단계적으로 허용될 전망인 가운데, 시장 안정성과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법인 시장 개방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다만, 제도 시행은 디지털자산기본법 입법 일정 등이 관건이다.
이에 국내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들도 법인 고객 유치를 위한 전용 서비스를 마련하며 시장 확대에 대비하고 있다.
“기관 참여 시 마켓뎁스 깊어져”
지난 5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디지털자산 법인시장 개방과 신뢰 인프라 구축 과제’ 학술 콘퍼런스에서는 디지털자산 시장의 법인 참여 필요성이 강조됐다.
발제를 진행한 이정수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디지털자산 시장이 법인에 개방될 경우 ▲시장의 양적 확장 ▲전통 금융과의 연결이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개인 투자자 중심의 시장에 기관 투자자가 참여하게 되면 마켓뎁스(market depth)가 깊어지는 역할을 하게 된다”며 “또 전통 금융과 연결돼 증권사 등 기존 금융기관이 참여하면 시장 신뢰도를 높이는 역할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 교수는 “전통 금융기관과 가상자산 시장이 철저히 분리돼있어, 제도권 금융의 신뢰 인프라가 가상자산 시장에 전이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지난 2025년 2월 ‘법인의 가상자산 시장 참여 로드맵’을 발표하고 단계적 허용에 나섰다. 로드맵에 따르면, 법인 참여는 ▲1단계 현금화 목적 거래 허용 ▲2단계 투자·재무 목적 거래 시범 허용 ▲3단계 일반법인 거래 전면 허용 순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지난해 말 진행될 예정이었던 2단계 로드맵은 디지털자산기본법 처리 지연 등으로 인해 시행이 늦어지고 있다.
현재는 1단계 조치에 따라 비영리법인과 가상자산 거래소의 가상자산 매도 거래 계좌 발급만 지원되고 있으며, 자산 현금화 목적 거래 수준에 그친다.
이날 토론자로 참여한 홍재선 금융위원회 가상자산과 사무관은 법인 참여에 따른 시장 안정성 확보 방안도 함께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홍 사무관은 “법인이 시장에 참여할 경우 대규모 거래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시장 불안정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한 다양한 보완 장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 중심의 시장보다 법인이 참여하는 구조가 안정성이 있다”며 “매매·중개·보관 등 관련 업종을 제도권 안에서 육성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가상자산을 거래하는 상장기업의 내부통제 중요성도 강조됐다. 그는 “거래소의 내부통제도 중요하지만 상장사가 주주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충분한 내부통제 체계를 갖춘 상태에서 가상자산 거래에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법인의 가상자산 거래는 2017년 정부의 규제에 따라 원칙적으로 제한돼왔다. 당시 정부는 개인에 비해 법인의 가상자산 거래는 자금세탁과 시장과열 우려가 크다는 점에서다. 정부는 과열된 투기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법인의 가상자산 거래를 금지했으며 현재까지도 은행들은 관행적으로 법인 명의의 실명계좌 개설을 제한해오고 있다.
법인 시장 개방 초읽기…5대 거래소 선점 경쟁
법인 시장 개방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가상자산 거래소들도 관련 서비스 확대에 나서고 있다.
업비트는 기업 전용 디지털자산 서비스 '업비트 비즈'를 운영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100% 콜드월렛 기반 커스터디 ▲기관급 시스템 인프라 ▲국내 최대 거래 유동성 ▲매매·보관·운용을 하나로 통합한 올인원(All-in-One) 솔루션 등을 제공한다. 업비트는 기업 고객이 디지털자산을 안전하게 보관하고 효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빗썸도 법인 고객을 위한 ‘빗썸 BIZ’를 통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주요 기업과 전문 투자 법인을 대상으로 한 법인 특화 서비스다. 빗썸은 향후 법인 맞춤형 가상자산 투자 전략 자문 등을 제공해 신규 우량 법인 고객 유치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코인원 역시 지난해 12월 법인 고객 전용 서비스 페이지 ‘코인원 BIZ’를 개설하며 법인 고객 유치에 나섰다. '코인원 BIZ'는 법인 고객이 보다 편리하게 가상자산 투자를 시작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코인원의 법인 전용 서비스 페이지다. 회원가입부터 거래까지 이용 절차와 법인 전용 혜택을 안내해 법인 고객이 보다 쉽게 가상자산 투자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코빗은 지난해 7월 법인고객 전용 서비스 ‘코빗 비즈(korbit biz)’를 정식 출시했다. 지난해 12월에는 법인 회원의 편의성과 내부통제를 강화하기 위한 서비스 고도화 작업도 진행했다. 최근에는 자유형 스테이킹 서비스 ‘스테이킹 플러스(Staking Plus)’를 법인 고객까지 확대하기 위한 기술적·운영적 지원 체계도 구축했다.
고팍스 역시 법인 시장 개방에 대비해 별도의 전담 인력을 두고 관련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 고팍스 관계자는 “법인 시장 준비를 위해 전담 인력을 배치해 운영하고 있으며, 홈페이지를 통해 법인 유형별 이용 가능 서비스 등을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방의진 한국금융신문 기자 qkd0412@fntimes.com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