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변방'으로 불리는 체코가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의미 있는 한 걸음을 내딛고 있다.
지난 5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조별리그 C조 1차전에서 한국과 맞붙은 체코는 4-11로 패했다. 경기 후 파벨 하딤 체코 감독에게는 '9번 타자' 기용에 관한 질문이 이어졌다. 그도 그럴 것이, 이날 체코는 자국리그에서 뛰는 2007년생 막스 프레이다(19)를 9번 타자·우익수로 선발 출전시켰다. 프레이다는 이번 조별리그에 포함된 다섯 국가 선수 중 호주 외야수 맥스 더링턴과 함께 최연소. 한국 최고참 노경은(42·SSG 랜더스)과 무려 스물세 살 차이가 난다.
결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프레이다는 3타석 2타수 무안타 1득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5회에는 오른손 투수 정우주(한화 이글스)를 상대로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한 뒤, 후속 타자의 홈런으로 득점을 올린 것이 이날 활약의 전부였다. 0-4로 뒤진 2회 2사 만루 찬스에선 오른손 투수 소형준(KT 위즈) 상대로 좌익수 플라이로 물러났다. 한국은 한숨 돌렸지만, 추격 분위기를 만든 체코로서는 아쉬움이 남는 순간이었다. 사실상 이날 경기의 승부처나 다름없었다.
하딤 감독은 '프레이다를 9번 타순에 배치한 이유'에 대해 "스피드가 있고 지능도 뛰어나다. 내일 있을 호주전에서 9번 타자로 기용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체코는 6일 호주와의 조별리그 2차전에서도 프레이다를 9번 타자 겸 우익수로 다시 내세웠다. 당장 기량이 눈에 띄게 뛰어난 것은 아니지만, 나이를 고려하면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선수다.
체코는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랭킹이 15위로 일본(1위) 대만(2위) 한국(4위) 호주(11위)가 포진한 조별리그 C조 국가 중 가장 낮다. 선수들은 대부분 '투잡'을 뛴다. 하딤 감독도 신경과 전문의 출신이다. 야구 외적인 부분에서 여러 조명을 받으나 체코 야구를 발전시키려는 이들의 의지는 확고하다. 프레이다의 기용도 마찬가지다.
하딤 감독은 '프레이다가 체코 야구를 향후 짊어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나'라는 취재진 질문에 짤막하게 답했다.
"물론이다(absolute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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