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토트넘홋스퍼가 현실적인 강등 위기에 직면했다.
6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홋스퍼 스타디움에서 2025-2026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 29라운드를 치른 토트넘이 크리스털팰리스에 1-3으로 패했다. 리그 5연패에 빠진 토트넘은 승점 29점으로 리그 16위에 머물렀다.
이날 토트넘은 3-4-2-1 전형으로 나섰다. 도미닉 솔랑케가 최전방을 책임졌고 마티스 텔과 랑달 콜로 무아니가 공격을 지원했다. 파페 마타르 사르와 주앙 팔리냐가 중원에, 소우자와 아치 그레이가 윙백에 위치했고 미키 판더펜, 케빈 단조, 페드로 포로가 수비라인을 구축했으며 굴리엘모 비카리오가 골키퍼 장갑을 꼈다.
이고르 투도르 감독은 임시 감독 부임 후 매 경기 전술 변화를 가져가는데, 이번 경기에서는 강한 압박을 가하는 대신 하프라인 부근부터 집중적으로 수비해 승점 1점이라도 획득하겠다는 의지를 엿보였다. 윙백은 깊게 내려서 수비 시 5-2-3에 가까웠고, 전방 5명도 중앙을 틀어막아 팰리스 공격을 제어하기 위해 노력했다. 전반 34분에는 그레이의 좋은 드리블 후 컷백을 솔랑케가 문전에서 마무리하며 리드도 잡았다.
그러나 이날 주장 완장을 차고 나온 판더펜의 퇴장 이후 모든 게 어그러졌다. 전반 37분 판더펜은 자신이 제대로 걷어내지 못한 공이 역습으로 이어지자 상대 공격수인 이스마일라 사르를 페널티박스 안에서 잡아당겨 넘어뜨렸다. 주심은 명백한 득점 기회 저지에 더해 공에 도전하지 못한 반칙이라 보고 판더펜에게 레드카드를 꺼내는 동시에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이스마일라 사르는 가볍게 페널티킥을 성공시키며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투도르 감독은 전반 43분 왼쪽 윙백 소우자와 공격수 콜로 무아니를 빼고 중앙 미드필더인 코너 갤러거와 이브 비수마를 넣었다. 팔리냐를 센터백으로, 텔을 왼쪽 윙백으로 활용하면서까지 중원 에너지를 보존하겠다는 의중이었다. 그러나 5-3-1 형태는 팰리스의 중앙 공격도, 측면 공격도 제어하지 못하는 자충수가 됐다. 교체 이후 전반 추가시간에만 2실점을 했다는 건 투도르 감독의 전략이 실패했음을 보여준다. 토트넘 수비진은 세 번째 실점 장면에서 수비 의지를 전혀 보이지 못했고, 토트넘 팬 수천 명은 전반 종료 전 경기장을 떠났다.
이번 경기 패배로 토트넘은 불명예를 뒤집어썼다. 2026년 들어 0승 4무 7패인데, 1935년 초입부터 리그 15경기 무승을 한 이후 토트넘의 연초 구단 최장 무승 기록이다. 리그 11경기 무승 자체는 1975년 이후 처음이다. 토트넘의 마지막 강등이 1976-1977시즌에 나왔음을 감안하면 토트넘 위기설이 괜히 나온 게 아님을 짐작 가능하다. 또한 역사상 처음으로 리그 9경기 연속 2실점을 하며 수비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음을 보였다.
토트넘은 홈에서 유독 약하다. 지난 시즌 이래 홈에서 승점 31점만 거둬 지난 시즌부터 PL에 있던 17개 팀 중 가장 낮은 승점을 기록했다. 올 시즌만 놓고 보면 홈 15경기 2승 4무 9패로 승점을 10점밖에 얻지 못했다. 지난 시즌부터 홈에서 기록한 리그 패배는 19패였는데, 현재 최하위인 울버햄턴원더러스의 20패 다음으로 좋지 않았다.
토트넘은 현재 리그 16위에 위치해있다. 승점은 29점이다. 17위 노팅엄포레스트, 18위 웨스트햄유나이티드와 승점 차는 1점밖에 나지 않는다. 18위가 되면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으로 강등된다. 즉 토트넘이 지금의 난국을 타개하지 않으면 정말 강등될 수도 있다.
슈퍼 컴퓨터도 토트넘의 강등 확률을 상향 조정했다. 축구 통계 업체 ‘옵타’에 따르면 팰리스와 경기 전 토트넘의 강등 확률은 8.17%였다. 그런데 팰리스전 이후에는 13.94%로 두 자릿수를 뚫었다. 물론 웨스트햄(49.94%)이나 노팅엄(28.27%)보다는 낮다. 하지만 웨스트햄이 2026년 리그 4승 2무 4패를, 노팅엄이 리그 2승 4무 4패를 기록한 걸 감안하면 2026년 승리가 없는 토트넘이 강등권으로 추락하는 일도 마냥 상상 속의 일만은 아니다.
토트넘이 실제로 강등된다면 수익 측면에서 어마어마한 손실이 발생한다. 영국 ‘BBC’의 추산에 따르면 토트넘이 챔피언십으로 추락할 시 수익 감소는 최대 2억 6,100만 파운드(약 5,138억 원)에 달할 걸로 예상된다.
우선 중계권료가 크게 줄어든다. PL에 잔류한다면 1억 2,800만 파운드(약 2,520억 원)를 벌 수 있지만, 챔피언십에 강등되면 4,500만 파운드(약 886억 원)의 강등 지원금만 주어진다. 최소 7,100만 파운드(약 1,397억 원)인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중계권료는 아예 사라진다. 물론 올 시즌 토트넘이 UCL 우승을 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지긴 한다.
입장료 수익도 1억 3,100만 파운드(약 2,578억 원)에서 7,900만 파운드(약 1,555억 원)로 줄어들 것이며, 상업적 수익도 5,000만 파운드(약 984억 원) 이상 감소할 전망이다.
토트넘의 손실을 줄일 완충제는 있다. 최근 현지 보도에 따르면 다니엘 레비 회장 재임 시절 토트넘 선수들은 ‘강등 시 연봉 50% 삭감’ 조항을 계약에 대부분 포함한 걸로 알려졌다. 강등이 현실화되면 선수단 연봉은 오히려 크게 줄어든다.
하지만 그밖에 운영비는 전혀 줄어들지 않는다. 챔피언십에 강등됐다고 야간 경기 전력 공급 비용이 감소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또한 토트넘은 정규직만 877명인 거대 집단으로, 유럽 축구 전체를 놓고 봐도 12번째로 많은 직원을 보유하고 있다.
토트넘은 거듭된 인적 쇄신을 통해 구단 체질을 개선하고자 하는 의지를 드러냈지만, 현재까지는 그 결과가 좋지 않다. 감독부터 회장까지 바뀌지 않은 게 없는데 토트넘은 오히려 더 깊은 추락을 하고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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