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VIBE] 전태수의 '웹 3.0' 이야기…'K-토큰증권' 협의체 출범 이후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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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VIBE] 전태수의 '웹 3.0' 이야기…'K-토큰증권' 협의체 출범 이후 과제

연합뉴스 2026-03-06 15:14:3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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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자 주 = 한국국제교류재단(KF)의 2024년 발표에 따르면 세계 한류 팬은 약 2억2천500만명에 육박한다고 합니다. 또한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초월해 지구 반대편과 동시에 소통하는 '디지털 실크로드' 시대도 열리고 있습니다. 바야흐로 '한류 4.0'의 시대입니다. 연합뉴스 동포·다문화부 K컬처팀은 독자 여러분께 새로운 시선으로 한국 문화를 바라보는 데 도움이 되고자 전문가 칼럼 시리즈를 준비습니다. 시리즈는 매주 게재합니다.]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유관기관 업무보고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유관기관 업무보고

(서울=연합뉴스)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1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유관기관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1.12 [금융위원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토큰증권(STO) 협의체 출범을 공식 발표하면서 한국 자본시장이 디지털 금융 전환이라는 새로운 단계에 들어섰다. 이번 협의체에는 금융회사와 블록체인 기업, 법률 전문가, 금융 인프라 기업 등이 참여해 토큰증권 제도화와 시장 인프라 구축 방안을 함께 논의할 예정이다. 디지털 자산 기반 금융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는 출발점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러나 여러 전문가는 토큰증권 시장의 성공 여부가 블록체인 기술이나 토큰 발행 시스템에 달리지 않았다고라고 지적한다. 오히려 시장의 핵심 경쟁력은 자산을 안전하게 보관하고 관리하는 금융 인프라, 즉 디지털 자산 커스터디 산업의 발전 여부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토큰증권은 부동산, 지식재산권, 문화 콘텐츠 수익권, 스타트업 지분, 인프라 자산 등 다양한 자산을 디지털 토큰 형태로 전환해 거래할 수 있도록 만드는 금융 구조다. 이는 기존 자본시장의 투자 구조를 크게 바꿀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 과거에는 대규모 자본이 있어야만 참여할 수 있었던 투자 영역에 일반 투자자도 접근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시장이 안정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투자자의 자산을 안전하게 보관하고 관리하는 시스템이 필수적이다. 아무리 혁신적인 금융 상품이 등장해도 자산 보관 시스템이 불안하면 투자자 신뢰는 형성될 수 없다.

전통 금융 시장에서도 자산 보관 인프라는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주식과 채권 거래는 증권사를 통해 이루어지지만, 실제 자산 보관은 예탁결제기관이 담당한다. 이러한 구조 덕분에 투자자는 거래 시스템을 신뢰할 수 있고 시장은 안정적으로 작동한다.

디지털 자산 시장에서도 이와 유사한 기능을 수행하는 새로운 형태의 금융 인프라가 필요하다. 바로 디지털 자산 커스터디 산업이다.

커스터디는 투자자의 자산을 대신 보관하고 관리하는 금융 서비스다. 전통 금융에서는 은행과 증권사가 이 역할을 담당해 왔다. 그러나 블록체인 기반 금융에서는 디지털 자산을 관리하기 위한 새로운 기술과 전문 기관이 필요하다.

디지털 자산 커스터디 기업은 그저 자산을 보관하는 기관이 아니다. 이들은 블록체인 지갑 관리, 개인 키 보안 시스템, 거래 승인 절차 관리, 기관 투자자 자산 관리, 디지털 자산 회계 및 감사 시스템 등을 수행한다. 이러한 기능은 디지털 금융 시장에서 사실상 '디지털 예탁기관' 역할을 하게 된다.

토큰증권 시장이 확대될수록 이러한 커스터디 기업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높다. 부동산 수익권, 미술품, 콘텐츠 저작권, 인프라 투자, 스타트업 지분 등 다양한 실물 자산이 디지털화되면 이를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는 전문 금융 인프라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미 해외에서는 커스터디 산업이 디지털 금융 시장의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고 있다. 미국에서는 Coinbase가 기관 투자자를 위한 디지털 자산 보관 서비스를 제공하며 글로벌 금융 인프라 기업으로 성장했고, Anchorage Digital은 미국 최초로 연방 은행 라이선스를 받은 디지털 자산 커스터디 기관으로 알려져 있다. 유럽에서는 Metaco 같은 기업이 글로벌 은행의 디지털 자산 관리 시스템을 제공하며 새로운 금융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문제는 한국 금융 규제 구조가 이러한 산업 변화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 금융 시스템은 오랫동안 은행과 대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설계되어 왔다. 이러한 구조는 금융 안정성과 투자자 보호 측면에서는 장점이 있지만 디지털 금융 혁신 속도 측면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디지털 자산 산업에서는 스타트업 중심 혁신이 중요하다. 글로벌 디지털 금융 시장을 보면 많은 혁신 기업이 작은 기술 기업에서 시작했다. 그러나 현재 한국 규제 환경에서는 소규모 디지털 금융 기업이 커스터디 사업에 참여하기 쉽지 않은 구조다. 높은 자본 요건과 복잡한 금융 인허가 절차가 시장 진입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토큰증권 시장의 특징은 다양한 자산이 디지털화된다는 점이다. 부동산 조각 투자, 문화 콘텐츠 수익권, 스타트업 지분 투자, 지식재산권 투자, 지역 개발 프로젝트 등 다양한 프로젝트가 등장할 수 있다. 이러한 프로젝트는 대부분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에서 시작된다.

따라서 커스터디 산업 역시 다양한 규모의 기업이 참여할 수 있는 구조로 설계될 필요가 있다. 일정 규모 이하 자산을 관리하는 소규모 커스터디 기업이 등장하면 스타트업 프로젝트를 발굴하고 투자자를 연결하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이는 벤처투자 시장과 유사한 혁신 생태계를 만들 수 있다.

정책적으로도 이러한 접근이 필요하다. 커스터디 산업을 금융 관련 서비스만이 아니라 디지털 금융 인프라 산업으로 인식하고 별도의 정책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스타트업 형태의 디지털 금융 기업이 시장에 참가할 수 있도록 규제 샌드박스나 단계별 인허가 제도를 도입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또한 일정 규모 이하 디지털 자산을 보관하는 소형 커스터디 기업에 대해서는 자본 요건을 완화하는 등 시장 진입 장벽을 낮추는 정책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는 디지털 금융 생태계의 다양성을 확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토큰증권 시장의 성공은 금융 인프라 경쟁이다. 디지털 자산을 안전하게 보관하고 다양한 프로젝트를 연결할 수 있는 커스터디 산업이 성장해야 토큰증권 시장도 함께 성장할 수 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STO 협의체를 출범시킨 지금이 바로 이러한 금융 인프라 전략을 함께 설계해야 할 시점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이 디지털 자본시장 경쟁에서 앞서기 위해서는 토큰 발행 기술뿐 아니라 커스터디 산업이라는 보이지 않는 금융 기반을 동시에 육성하는 정책 전략이 필요하다.

전태수 웹 3.0·블록체인 전문가

▲ 사단법인 환경과미래연구소 이사장. ▲ 한국인터넷미디어윤리위원회 이사장. ▲ 세계스타트업포럼 대표.

<정리 : 이세영 기자>

s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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