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김재한 항공·방산 전문기자] 올해 10월 계룡대 비상활주로에서 개최될 예정인 ‘대한민국 국제 방위산업전시회(KADEX)’를 둘러싸고 법적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군사작전 시설인 비상활주로를 장기간 전시장으로 사용하는 것이 법률상 문제가 될 수 있다는 법률 검토 결과가 나온 데 따른 것이다.
6일 한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복수의 법무법인이 계룡대 비상활주로 사용 문제에 대한 법률 검토를 진행한 결과, 군사작전 시설을 장기간 전시장으로 사용하는 것이 법률상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이 제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계룡대 비상활주로는 군사작전 목적에 사용되는 행정재산(공용재산)에 해당한다. ‘국유재산법’ 제30조는 행정재산의 사용 허가를 ‘용도나 목적에 장애가 되지 않는 범위’로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검토 결과에 따르면, 약 4개월에 걸친 전면 점유와 대규모 전시시설 설치는 비상활주로의 군사적 기능 수행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유사한 전시회로, 성남 서울공항에서 개최되는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ADEX)’는 활주로를 침범하지 않고 계류장과 주변 부지를 활용해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같은 계룡대에서 열리는 ‘지상군페스티벌’도 활주로가 아닌 주변 공간을 사용한다.
행사 준비 과정 절차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번 전시회 주최 측인 육군협회는 국방부의 개최 장소 승인 이전에 참가업체 모집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군사작전 시설을 민간단체에 특정 방식으로 사용하도록 허가하는 과정에서도 형평성과 공공성 문제 가능성이 제기됐다.
국유재산법 제30조 제2항은 사용 허가를 받은 사람이 해당 재산을 다른 사람에게 다시 사용하게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만 기부받은 재산이거나 지방자치단체가 사회기반시설로 사용하는 경우 등 일부 예외적인 경우에만 이를 허용하고 있다.
법률 검토에서는 군부대 명의로 사용 허가를 받은 뒤 민간단체가 실제로 비상활주로를 사용하는 구조가 확인될 경우, 전대 금지 규정을 위반할 소지가 있다는 의견이 제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같은 법 제30조 제3항은 해당 재산의 용도나 목적에 장애가 될 경우, 중앙관서의 장이 사용·수익을 승인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계룡대 비상활주로 사용 문제는 과거에도 국회에서 지적된 바 있다. 2024년 국회에서는 군사작전 시설인 비상활주로를 장기간 사용하도록 허가한 점이 논란이 됐다.
당시 계룡대 근무지원단은 활주로 사용을 ‘작전성 검토’가 아닌 ‘타당성 검토’ 방식으로 허가했다. 사용 허가에는 ‘비상 상황이 발생하면 최단 시간 안에 시설물을 철거한다’는 조건이 포함된 조건부 동의가 있었다. 그러나 전시 텐트를 설치하는 과정에서 활주로에 고정 볼트가 설치되면서 활주로가 파손된 사례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비상 상황이 발생할 경우 시설물을 즉시 철거하고 원상 복구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왔다.
KADEX를 둘러싼 논란은 전시회 운영 구조 문제로도 이어지고 있다. 9월에 개최될 예정인 ‘대한민국방위산업전(DX KOREA)’과 한 달 간격으로 각각 개최되면서 방산업체들도 혼란을 겪는 상황이다.
KADEX의 전시장 시설과 운영 문제에 대한 불만도 제기됐다. 2024년 당시 행사에서는 전시장 천막으로 빗물이 들어오거나 야외 화장실 관리 문제 등이 발생했다. 한 방산업체 관계자는 “2024년 KADEX는 개최 장소에 대한 불만이 많았다”며 “외국 군 고위 인사와 바이어가 방문하는 행사인데 야외 화장실에서 물이 새거나 냄새가 나는 등 관리 문제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육군 방산전시회를 둘러싼 장소 논란과 전시회 분리 개최 등 혼선이 10년 넘게 반복되고 있지만, 전시회 운영 구조와 기준은 여전히 정리되지 않고 있다. 국방부와 관계기관이 이를 정리하지 않는다면 업계 혼란만 키우는 결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방산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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