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노태하 기자] 오는 24일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최윤범 회장 측과 영풍·MBK파트너스 연합이 이사회 의석 확보를 위해 국민연금 등 중립 주주의 표심 잡기에 나섰다. 툭히 배당 확대와 거버넌스 개선 등 주주친화 정책 경쟁이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주주총회를 앞두고 양측은 국민연금 등 중립 주주의 표심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에 힘을 쏟는 모습이다.
최근 양측 발표를 살펴보면 배당 확대나 주주환원 강화, 지배구조 개선 등 주주 친화 정책을 강조하는 메시지가 잇따르는 이유도 이 같은 표 대결 구도를 의식한 행보로 해석된다. 중립 주주 입장에서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는 정책과 명분을 제시해 지지를 끌어내려는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영풍·MBK 연합이 약 42%의 의결권 지분을, 최윤범 회장 측과 우호 주주가 약 27.9%를 보유한 가운데 미국 합작법인(JV) 지분 10.8%를 쥐고 있어 국민연금 및 기관 등 약 19%의 지분이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국민연금과 기관투자자의 의결 방향에 따라 양측이 확보할 수 있는 이사회 의석 수가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고려아연 경영진은 최근 주주서한을 통해 회사의 성장 전략과 경영 성과를 강조하며 주주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특히 희소금속과 귀금속 등 고부가가치 금속 사업 확대와 신사업 전략인 ‘트로이카 드라이브’를 통해 장기 성장 기반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을 부각했다.
동시에 주주환원 정책도 적극적으로 제시했다. 고려아연은 약 9180억원 규모의 임의적립금을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해 배당 재원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며 주주환원 의지를 강조했다. 이는 앞서 영풍·MBK 연합이 제시했던 잉여금 전환 규모보다 큰 수준으로 주주들의 표심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행보로 해석된다.
영풍·MBK 연합도 중립주주 표심을 확보하기 위해 지배구조 문제와 경영 판단을 집중적으로 부각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고려아연 경영진이 추진한 일부 투자와 의사결정 과정에서 거버넌스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하며 경영 감시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다만 국민연금 등 중립 주주들이 어느 한쪽의 손을 들어줄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나온다. 국민연금의 경우 직접 의결권을 행사하기보다 일부 자금을 외부 운용사에 위탁해 운용하는 구조인 만큼 실제 표결 방향은 각 운용사의 판단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주총에서는 임기가 만료되는 이사 6석을 놓고 한 명이라도 우호 인사를 이사회에 더 진입시키기 위해 양측이 정면으로 맞서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최대 쟁점 중 하나는 ‘분리 선출 감사위원’ 확대 여부다. 최윤범 회장 측은 9월 개정되는 상법에 따라 현행 1명인 분리 선출 감사위원을 2명으로 늘리기 위한 정관 변경을 추진하고 있는 반면 영풍·MBK 연합은 기존대로 1명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입장이 갈리는 배경에는 감사위원 선출 시 주주별 의결권을 최대 3%로 제한하는 ‘3% 룰’이 적용되는 점이 있다. 이 규정에 따르면 최대주주라도 보유 지분 전부에 대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기 때문에 단순 지분율보다 기관투자자와 소액주주 등 다양한 주주의 표심이 더욱 중요해진다. 이 때문에 상대적으로 우호 주주 기반이 넓은 최 회장 측에 유리한 구조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영풍·MBK 측 내부에서는 이번 주주총회를 통해 단번에 경영권을 확보하기보다는 시간을 두고 이사회 구도를 바꾸는 장기 전략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로 고려아연은 올해와 내년 주주총회에서 다수의 이사를 새로 선임해야 하는 일정이 예정돼 있어 이사회 구성이 점진적으로 변화할 여지가 있다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일부에서는 매 주총마다 대주주인 영풍·MBK 측 인사의 이사회 진입 의석을 늘려 나가면 중장기적으로 경영권 확보 가능성이 열릴 수 있다는 시각도 제기된다.
다만 시장에서는 이러한 시나리오가 현실적으로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고려아연 이사 선임에는 집중투표제와 감사위원 분리선출(3% 룰)이 적용되는 구조여서 단순 지분율만으로 이사회 구성을 한쪽이 일시에 뒤집기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 증권가에서도 향후 주총을 거치며 의석 격차가 일부 조정될 수는 있지만 현재 구도가 근본적으로 역전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제기된다. 특히 유상증자 이후 우호 지분 구조까지 감안하면 향후 이사회는 10대9 수준의 근소한 균형 구조가 유지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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