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권신영 기자】제3차 정신건강복지기본계획 수립을 앞두고 당사자 중심 정신건강 정책을 요구하고자 국내 정신장애인 인권단체들이 공청회 현장으로 모였다.
한국정신장애인연합회(이하 한정연)는 6일 낮 12시 30분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 앞에서 ‘제3차 정신건강복지기본계획 당사자 참여 보장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요구안을 발표했다. 이날 오후 3시부터 이룸센터 지하1층 이룸홀에서는 정신건강복지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공청회가 열린다.
정신건강복지기본계획은 ‘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서비스 지원에 관한 법률’ 제7조에 따라 5년마다 수립되는 국가 차원의 중장기 계획으로 정신건강 정책의 방향과 우선순위를 담은 국가 계획을 말한다. 이달 말 발표되는 말 3차 기본계획은 이재명 정부 아래 공개되는 첫 기본계획으로 2026년부터 오는 2030년까지 적용된다.
한정연은 ‘국민주권’을 표방하는 정부의 기조에 발맞춰 정신장애인의 권리는 시혜가 아닌 주권자로서 온전히 보장받아야 하는 권리임을 강조했다. 이들은 정신건강복지기본계획에 ▲동료지원 제도 구축 및 서비스 인프라 확대 ▲사람중심 권리기반 정신질환자 권익보장 ▲격리·강박 최소화 등 당사자 요구를 포함할 것을 촉구해 왔다.
발언에 나선 한국정신장애인자립생활센터 위은솔 활동가는 “처음 기본계획을 수립할 때 소수의 당사자만 위원으로 참여했고 이후 문제 제기 끝에 추가 참여가 이뤄졌지만 회의는 졸속으로 진행됐다”고 말했다. 이어 회의 운영 방식이 위원장마다 달랐고 일부 회의는 충분한 논의 없이 종료됐으며 보건복지부(이하 복지부) 역시 무관심한 태도로 일관했다고 지적했다.
참가자들은 특히 기본계획이 당사자 목소리 없이 수립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위 활동가는 “정신건강복지기본계획은 당사자뿐 아니라 전 국민의 정신건강을 아우르는 질 높은 계획이어야 한다”며 “3월 말 공식 발표 전에 당사자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된 계획이 나올 때까지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연대발언에 나선 한국정신장애인자립생활센터 이한결 사무국장(경기우리도 대표이사)은 자신이 3차 기본계획 수립 연구와 추진 과정에 참여했지만 정작 당사자의 목소리는 반영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연구 과정에서 복지부와 정신의료계 주요 인사들이 당사자의 의견을 ‘정신질환 일환’으로 여겼다고 말했다.
그는 2차 기본계획에서 이행도가 가장 낮았던 영역으로 지역사회 서비스를 꼽으며 장기입원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지역사회 기반 서비스 확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동료지원센터 설치, 정신병원 인권침해를 감시할 외부의 독립적 권익옹호기구 마련, 지역사회 주거와 쉼터 확대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사무국장은 “이룸센터는 노무현 정부가 장애인의 사회 참여와 문화예술 향유권 보장을 위해 장애인 복합문화기관으로 조성하겠다고 선언하며 세운 상징적 공간”이라며 “그런데 바로 그 이룸센터에서, 심리사회적 장애인을 강제 구금과 치료에 노출시키고도 권리 보장 내용은 담지 않은 제3차 정신건강복지기본계획 발표가 예정돼 있다는 점은 매우 문제적”이라고 비판했다.
다음으로 발표한 한국정신장애인연합회 홍승현 정책위간사는 “정부가 정신건강 3차 기본계획을 만든다며 우리를 불러 앉혀놓고 의견을 말하라 했고 자료를 제출하라 했고 논의하자 했다”며 “우리는 격리의 공포를 이야기했고 강박의 고통을 증언했고 지역사회에서의 고립과 배제, 차별을 말했다”고 외쳤다.
이어 “그러나 최종 발표된 계획에는 우리의 요구가 단 하나도 담기지 않았다. 실수가 아니라 의도된 배제로 보인다. 참여시켜놓고 결과에서 지우는 건 당사자를 이용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날 오후 중앙정신건강복지사업지원단이 개최한 제3차 정신건강복지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공청회는 제2차 정신건강복지기본계획의 성과와 한계, 제3차 계획의 주요내용 발표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공청회에는 정신장애와 인권 파도손 이정하 대표, 조우네 마음약국 고하영 대표, 경기우리도 이한결 대표이사, 대한정신장애인가족협회 이용우 상근이사 등이 토론자로 참여했다.
한정연은 기자회견 이후 공청회 장소인 이룸센터 이룸홀 앞으로 이동해 공청회가 마무리될 때까지 피켓팅 시위를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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