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스타트업 생태계의 맏형 격인 은행권청년창업재단 디캠프가 지난 한 해 동안의 성적표를 공개했다. 단순히 유망 기업을 선발해 공간을 내어주던 과거의 문법에서 탈피해, 철저하게 실적과 성과 중심으로 육성 체계를 개편한 전략이 숫자로 증명됐다는 평가다.
디캠프(대표 박영훈)는 6일, 지난 1년간의 사업 성과와 ESG 경영 행보를 담은 ‘2025 연차보고서’ 및 ‘지속가능경영활동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디캠프가 직접 투자한 기업들의 몸값이다. 2025년 말 기준 이들의 총 기업가치는 5조 5,4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처음 투자를 집행할 당시 가치인 1조 2,800억 원과 비교하면 약 4.33배 불어난 수치다.
지난해 디캠프 행보 중 가장 파격적인 변화는 ‘디캠프 배치(Batch)’ 시스템의 본격 가동이었다. 배치 프로그램은 특정 기간 기업을 집중적으로 밀착 육성하는 모델이다. 작년 한 해 동안 1기부터 4기까지 총 33개 팀이 이 과정을 거쳤다.
결과는 놀라웠다. 배치 1기로 참여한 원셀프월드(대표 조창현)는 전년 대비 매출이 무려 1,327% 폭증하며 시장을 놀라게 했다. 2기 기업인 로봇 솔루션 전문 테솔로(대표 김영진) 역시 작년 말 기준 매출이 157% 증가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냈다. 그간 스타트업 지원 사업들이 ‘보여주기식’에 그친다는 비판이 적지 않았던 상황에서, 디캠프는 전담 멘토링과 목표 설정(OKR) 기반의 솔루션을 통해 실질적인 ‘돈 버는 법’을 가르친 셈이다.
국내 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글로벌 영토 확장도 구체화됐다. 디캠프는 지난해 일본과 미국을 중심으로 오픈이노베이션 프로그램을 가동했다. 특히 보수적이기로 유명한 일본 시장에서 총 3회의 대규모 행사를 열어 현지 대기업 16개사와 국내 스타트업 32개사를 한자리에 모았다.
단순한 네트워킹을 넘어 실질적인 비즈니스 협의가 오간 결과, 총 4건의 비즈니스 매칭이 성사됐다. 이는 국내 스타트업이 해외 대기업의 공급망에 진입할 수 있는 실질적인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인프라와 투자 자금 공급량도 압도적이다. 디캠프는 누적 기준으로 직접투자 406억 원을 포함해 출자펀드와 정책펀드 등 총 8,676억 원 규모의 투자를 집행했다. 서울 선릉과 마포에 위치한 업무 공간에는 누적 881개 기업, 5,000명이 넘는 인원이 거쳐 가며 창업가들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했다.
특히 오피스아워와 전문 자문 등 실무 지원 프로그램이 2만 3,000건을 넘어서며, 스타트업들이 겪는 세무·법률·노무 등 현실적인 난제들을 해결하는 데 기여했다.
함께 발간된 지속가능경영활동 보고서에서는 디캠프의 사회적 책임 의지를 엿볼 수 있다. 디캠프는 배치 프로그램 선발 시 약 30%를 ESG 관련 비즈니스 모델을 가진 팀으로 채웠다. 자원순환, 재생에너지, 탄소회계 등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ESG 분야 스타트업 18곳에는 34.5억 원을 직접 투자하며 힘을 실어줬다.
다만 시장 일각에서는 ESG 스타트업의 경우 단기적인 매출 성과를 내기 어렵다는 우려도 제기한다. 디캠프가 추구하는 ‘성과 중심 육성’과 ‘지속가능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어떻게 조화롭게 잡아나갈지가 향후 육성 모델의 완성도를 결정짓는 척도가 될 전망이다.
박영훈 디캠프 대표는 “지난해는 배치 프로그램을 통해 스타트업의 실질적 성장을 돕는 육성 모델의 가능성을 확인한 시간이었다”며 “앞으로도 국내 스타트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ESG 가치를 실현하며 성장할 수 있도록 투명하고 책임 있는 파트너가 되겠다”고 밝혔다.
자세한 수치와 활동 내역이 담긴 이번 연차보고서는 디캠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누구나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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