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와 지역별 성장 속도가 점점 더 벌어지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무역 갈등과 지정학적 긴장이 이어지는 가운데 대부분 지역의 성장률이 과거 장기 평균을 밑돌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세계은행은 5일(현지시간) 발표한 ‘글로벌 경제 전망(Global Economic Prospects)’에서 향후 세계 경제가 회복 흐름을 이어가더라도 성장의 속도와 구조는 지역마다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했다. 교역 환경의 불확실성과 정책 변수, 재정 취약성이 동시에 작용하면서 세계 경제 회복 속도가 균일하지 않다는 평가다.
세계은행은 세계 경제의 부담 요인으로 무역 환경을 먼저 지목했다. 주요국 간 관세 갈등과 정책 불확실성이 이어지면서 글로벌 교역 구조가 이전보다 불리한 조건으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교역 자체가 급격히 줄어드는 상황은 아니지만 기업의 투자와 생산 계획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금융 환경도 성장의 제약 요인으로 꼽힌다. 글로벌 금융 여건은 일부 완화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많은 국가가 높은 공공 부채와 재정 취약성을 동시에 안고 있다. 재정 여력이 부족한 국가들은 경기 대응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치기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는 평가다.
지역별 성장 흐름도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동아시아와 태평양 지역은 중국 경제 성장률 둔화의 영향을 받아 성장 속도가 점진적으로 낮아질 것으로 분석된다. 남아시아 지역은 단기적으로 관세 인상의 영향을 받겠지만 이후 교역 회복과 함께 성장세가 다시 높아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유럽과 중앙아시아, 중남미 지역은 상대적으로 낮은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외부 수요 둔화와 구조적 제약이 동시에 작용하면서 경제 활동이 확대되기 어려운 환경이다. 반면 중동과 북아프리카,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지역은 원유 생산 증가와 일부 국가의 구조 개혁, 투자 확대에 힘입어 성장률이 점진적으로 올라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세계은행에 따르면 대부분 지역의 성장률은 2000년부터 2019년까지 이어졌던 세계 경제의 평균 성장 속도보다 낮은 수준에 머물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신흥국과 개발도상국에서는 향후 10년 동안 약 12억명의 인구가 노동시장에 새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현재 성장 속도로는 충분한 일자리 창출이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세계은행은 세계 경제 전망을 둘러싼 위험 요인으로 무역 갈등 재확산, 금융 여건 긴축, 재정 취약성 확대, 지정학적 충돌, 기후 변화와 보건 위기 등을 언급했다. 이러한 요인이 동시에 작용할 경우 세계 경제 성장 경로가 예상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세계은행 경제전망국 아이한 코세(M. Ayhan Kose) 국장은 “세계 경제는 회복 흐름을 유지하고 있지만 지역 간 성장 격차가 확대되고 있고 다수 위험 요인이 동시에 상존하고 있다”며 “무역 환경과 금융 여건, 특히 지정학적 긴장 같은 요인이 향후 세계 경제의 방향을 좌우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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