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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성기노 기자】지난 5일 6·3 재보선을 앞두고 복당한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정청래 대표가 만나 50분가량 비공개 회동을 가졌습니다. 이 자리에서 두 사람이 계양을 공천 문제를 주로 거론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지지만 회동 시간이 길었다는 점에서 어떤 식으로든 공천에 대한 양측의 접점과 조율이 있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송 전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 본청 2층 민주당 대표실에서 정 대표와 마주 앉아 첫 인사를 나눴습니다. 면담은 비공개로 진행됐고 정 대표는 면담을 마친 뒤 직접 대표실 밖까지 나와 송 전 대표를 배웅하며 “그간 고생 많았고 복당을 환영한다. 앞으로 좋은 일 많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송 전 대표는 “수고 많으셨다” “감사하다”는 짧은 인사만 남긴 채 취재진에 둘러싸여 자리를 떴고 공천과 관련한 구체적인 언급은 끝내 내놓지 않았습니다.
송 전 대표는 복도에서 만난 기자들이 면담 내용을 묻자 한동안 말을 아끼다가 “4년 만에 온 것 같다”고 운을 뗐습니다. 그는 당대표실에 걸린 임시정부 그림을 가리키며 “내가 대표일 때 걸었던 건데 정 대표도 그건 모르고 있더라”고 웃어 넘겼다고 합니다.
면담에 배석한 권향엽 민주당 조직사무부총장은 취재진에게 “송 전 대표가 ‘어느 지역에 출마하겠다, 하게 해달라’는 이야기를 전혀 하지 않았고 누차 당의 결정에 따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며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덕담을 나눴다”고 전했습니다.
회동 뒤 송 전 대표는 주변 인사들에게 대화 일부를 털어놓았다고 합니다. 그는 “이제 나는 평당원” “내가 갑이 아니라 을인데 무슨 말을 하겠느냐. 그저 경청했다”는 취지로 말하며 최대한 몸을 낮추는 모습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현재 계양을 재보궐 선거는 이재명 대통령의 옛 지역구라는 상징성과 최측근 김남준 전 청와대 대변인이 이미 출마의사를 밝혔기 때문에 송 전 대표가 아무리 5선의 지역연고라 해도 쉽사리 옛 고지 탈환을 선언할 수 없는 상태입니다.
특히 지금은, 송 전 대표가 민주당 당수를 역임했기 때문에 자신의 공천 문제로 청와대와 대립각을 세우는 것 자체가 자신의 정치 체급에 어울리지 않는 처신이라는 명분론이 점차 우세해지는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형식상’ 공천권을 쥐고 있는 정청래 대표와의 회동은 정치권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양측은 회동 테이블 위에 계양을과 공천, 경선 방식 등 민감한 단어들이 오르지 않도록 애써 피하는 분위기였다는 게 참석자들의 공통된 전언입니다. 그만큼 이 문제가 당내 차기 대권 구도 등을 놓고 봤을 때 민감한 사안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청와대의 분위기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최대한 양측이 로우 키 행보로 회동을 마무리했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송 전 대표로서는 이 대통령이 자신의 최측근 김남준 전 대변인을 정치적으로 밀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계양을 선거에 대해 최대한 몸을 낮출 수밖에 없습니다. 향후 대권 도전을 위해서도 청와대의 지원 내지는 최소한 비토 분위기는 만들지 말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렇기 때문에 송 전 대표는 5일 오전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인천 계양을 출마를 묻는 질문에 “일단 국회로 돌아오겠다. 젊은 후배하고 다투는 모습으로 비치는 게 부담스럽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정청래 대표가 당원이 주인이 되는 당을 만들겠다고 하는데 경우에 따라 전략공천이나 정치공학적 판단으로 바뀌기도 한다. 불가피한 경우는 있겠지만 원칙에 따라 당이 결정하면 승복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동안 측근들을 통해 흘러나온 ‘(김남준 전 대변인을 두고) 양심불량’ 등의 부정적 대응은 전혀 나오지 않고 ‘당의 결정에 따르겠다’는 방향으로 입장을 통일한 것입니다.
민주당 지도부는 현재 ‘송영길’의 재보궐 선거 정국 쓰임새를 두고 고민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집니다. 당 지도부는 국회의원 재보궐의 주요 지역을 전략공천 방식으로 풀어가는 큰 틀을 마련해놓고 있다고 합니다. 당 안팎에선 인천시장 후보로 단수 공천을 받은 박찬대 의원의 지역구인 인천 연수갑이나 경기 등 수도권의 비교적 안전한 지역, 나아가 광주를 포함한 호남권 출마 시나리오가 입길에 오르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청래 지도부가 계양을과 연수갑이 아닌 수도권의 험지로 송 전 대표를 ‘전략 투하’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정 대표로서는 송 전 대표의 정치적 이력과 체급, 그리고 향후 대권 구도 등을 봤을 때 그가 빠르게 국회로 입성해 입지를 다지는 상황을 떠다 바치는 것에 대한 정치적 부담이 있습니다.
특히 정 전 대표는 언젠간 송 전 대표와 대권을 놓고 치열하게 싸워야 하는 ‘주 경쟁자’인 만큼 그의 당내 연착륙 상황을 호락호락 만들어 줄 수만도 없습니다. 당 일각에서는 ‘정청래 대표가 의외의 지역구로 송 전 대표를 전략공천할 가능성도 있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옵니다.
이에 대해 송 전 대표측의 한 관계자는 “송영길 전 대표와 거의 연고가 없는 지역으로 공천을 할 경우 송 전 대표로서도 반발할 수밖에 없다. 아직 공천문제는 좀 더 지켜봐야 하지만 지금까지 거론된 지역이 아닌 예상외의 지역 이야기가 나오면 그 배경과 저의를 의심해볼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송 전 대표가 어느 지역에서 당의 전략공천을 받아 여의도로 복귀하느냐에 따라 8월 전당대회를 앞둔 민주당 권력구도도 출렁일 전망입니다. 재입성에 성공할 경우 그는 6선 최다선 의원이 되며 단숨에 ‘잠재적 당권주자’ 반열에 오르게 됩니다. 그는 전당대회 출마 계획을 묻는 질문에 “당원이 결정한다”고만 답해 여지를 남기고 있지만 당대표-대선후보라는 안정적 로드맵을 희망할 것입니다.
당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이번 재보궐에서 국민의 선택을 다시 받아야만 민주당 탈당과 돈봉투 사건의 그늘을 일정 부분 털어내고 향후 대권 가도의 분수령을 넘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이런 점에서 이번 재보궐의 공천 지역이 송 전 대표로서는 상당히 중요합니다.
당 일각에서는 “송 전 대표가 계양을을 두고도 상황에 따라 치열한 대립을 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지금은 선거 정국 초반이라 상황을 관망하고 있지만 공천 국면이 본격화하면 자신의 옛 지역구 출마에 대한 명분론을 다시 내세우며 적극적으로 움직일 수도 있습니다.
송 전 대표측에서는 ‘정치 후배(김남준)를 위해 대승적 양보를 해야 한다’는 명분론이 자신에게 공천을 주지 않기 위한 ‘반 송영길’ 세력의 조직적인 언론플레이로 보는 측면이 있습니다. “당의 세대교체를 위해 한 걸음 물러섰다”는 정치적 서사를 확보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안전지대가 아닌 곳에 등떠밀려 나갔다가 자칫 낙마할 경우 향후 대권 도전은 물론 정치적 재기도 상당히 꼬일 수 있습니다.
송 전 대표로서는 이번 재보궐에서 국민의 선택을 받아야만 다음 고비인 8월 전당대회와 그 이후의 대권 가도 역시 시야에 들어온다는 점에서 주변에서 말하는 ‘대승적 양보’가 귀에 들어오지 않을 수도 있는 것입니다. 정치 재기와 대권 도전 기회라는 절체절명의 순간에는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통해 가장 안정적인 루트로 산을 오르는 게 정치의 법칙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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