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회사들은 금융회사 중에서도 자본 규제 영향을 크게 받는다. 안정적인 보험료 수입을 기반으로 자본을 이뤄 회사를 운영할 수 있지만 동시에 자본 여력이 있어야만 지급 상황에 대처할 수 있어서다.
최근 당국이 도입 예고한 기본자본 규제 이전엔 빌린 자본을 적극 활용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 보험사들은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건전성 관리에 위기이자 기회를 맞닥뜨린 보험사들이 각각 어떠한 형편에서 변화에 대응해 나갈지 살펴본다.
국내 생명보험회사 자산 규모 1위인 삼성생명은 지난해 말 회계 변경에 따라 자기자본이 2배 넘게 급증했다. 이미 압도적이었지만 경쟁사들과 더욱 체급 격차를 벌인 셈이다.
자본 여력과 실적을 토대로 삼성생명은 주주환원 목표를 이행했다. 배당성향은 40%를 넘겨 정부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프로그램에 따른 배당소득 분리과세 요건도 충족했다.
불확실성이 큰 환경에서 삼성생명이 갖춘 견고한 자본 건전성은 경쟁력을 만드는 토대다. 다만 회계 변경 영향에 따른 자기자본이익률(ROE) 개선은 수익성 관리와 함께 숙제다.
자기자본 64조원
지난해 연간 실적 발표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자기자본 규모가 64조8353억원으로 전년 대비 70.2% 급증했다. 지난 2024년 말 자기자본은 38조1027억원이었다.
자본 규모가 대폭 증가한 주요 요인은 ‘일탈회계’ 적용 중단이었다. 금융감독원이 그간 유배당보험 계약자에게 지급할 배당금 몫을 계약자지분조정이라는 별도 부채 항목으로 두도록 허용해왔으나 지난해 말 이를 자기자본으로 분류하도록 판단을 내면서다.
회계처리 변경으로 계약자지분조정 금액 17조6000억원은 자본 계정 항목인 기타포괄손익(OCI)누계액에 12조8000억원, 이연법인세부채에 4조8000억원으로 나눠 반영됐다. 다만 회계 처리를 조정했다고 해서 유배당 계약자에게 크게 달라지는 건 없다. 삼성생명은 감사보고서를 통해 회계상 변경은 약관상 유배당 계약자 권리관계에 전혀 영향이 없다고 언급했다.
손익·삼전 탄력에 주주환원 이행
삼성생명은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2조3028억원으로 전년 대비 9.3% 증가했다. 보험서비스손익이 보험계약마진(CSM) 손익 확대 및 예실차 축소에 따라 9750억원으로 전년 대비 79.8% 늘면서 실적을 견인했다.
지난해 4분기 순이익만 보면 성과급, 명예퇴직 등 일회성 비용 지출이 많아 전년에 비해 주춤했지만 수익성 중심 성과는 뚜렷하다. CSM 잔액은 안정적인 신계약 CSM 확보로 연시비 3000억원 늘어난 13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더욱이 삼성전자 주가가 지난해 하반기 탄력을 받으면서 평가이익이 급증해 삼성생명은 앞서 발표한 주주환원 목표를 이행할 수 있었다. 지난해 결산 배당금은 주당 5300원, 배당성향은 41.3%로 정부가 제시한 고배당 기업 요건을 충족하며 배당소득 분리과세가 가능해졌다.
ROE 관리 강화 불가피
지난해 OCI 누계액은 삼전 주식 관련 비중이 가장 크다. 금융자산평가손익 36조원 중 삼전 주식은 44조원이며 채권 등은 8조원 마이너스(-)다. 전년 말 대비 기말 자본에서 삼전 평가손익이 24조원 급증해 반영된 결과다. 이는 부채 할인율 상승 영향보다 높은 수준이다.
실적을 차치한 자본만 보면 대폭 강화된 경쟁력으로 삼성생명은 남부러울 게 없다. 지난해 말 지급여력(K-ICS·킥스)비율은 198%, 기본자본 킥스비율은 157%로 업계 최고 수준이다. 다만 회계처리 변경으로 삼전 주가에 따른 자기자본 변동성이 커진 점은 ROE 관리에 도전이다.
삼전 지분 가치를 제외한 조정 ROE는 지난해까지 우상향해왔다. 삼성생명은 조정 ROE가 지난 2022년 4.5%, 2023년 5.4%, 2024년 8.1%, 지난해 10.1%를 기록했다. 다만 삼전 자사주 소각에 따라 이 지분 가치를 포함한 ROE는 2024년 6.9%에서 지난해 3.7%로 떨어졌다.
그렇기에 삼성생명은 ROE를 높이려 수익성을 늘리거나 자사주 소각 등으로 자본 규모를 조정하는 전략이 요구된다. ROE는 대형사로서도 관리가 관건인 핵심 수익성 지표인 만큼 삼성생명은 국내 최대 규모 전속 채널과 CSM 창출 경쟁력을 기반으로 이를 개선해나갈 전망이다.
김은지 기자 leaves@tleav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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