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쇄적이고 보수적이기로 유명한 일본 시장에서 한국의 인공지능(AI) 스타트업이 정부 공인 ‘혁신 파트너’ 자리를 꿰찼다. 단순히 민간 시장 진출을 넘어 일본 공공 조달 시장의 문턱을 넘었다는 점에서 국내 스타트업 업계에 던지는 메시지가 작지 않다.
글로벌 AI 직구·역직구 플랫폼 ‘사줘(Sajwo, 대표 길마로)’가 일본 주부 지역 스타트업 생태계 컨소시엄이 주관하는 유망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 ‘J-스타트업 센트럴(J-Startup Central)’에 최종 선정됐다고 6일 밝혔다. 이번 선정은 일본의 핵심 공업 지대인 아이치현, 나고야시, 하마마츠시가 주축이 되어 선발한 결과로, 향후 사줘의 일본 내 사업 확장에 강력한 보증수표가 될 전망이다.
이번 J-스타트업 센트럴 선정은 단순한 명예직이 아니다. 선정된 기업은 일본 중앙 정부의 모든 조달 사업에 입찰할 수 있는 권한을 얻는다. 특히 일본 경제산업성(METI)이 주도하는 각종 보조금이나 연구개발(R&D) 지원 사업에 응모할 때 가산점을 부여받는 실질적인 혜택이 주어진다.
더욱 눈길을 끄는 대목은 일본 중앙 정부가 운영하는 전국 단위 프로그램 ‘J-스타트업’으로 가기 위한 가교 역할을 한다는 점이다. 지방 정부가 검증한 유망주를 국가 대표급 스타트업으로 추천하는 구조인 만큼, 사줘는 사실상 일본 정부가 공인하는 ‘차세대 유니콘’ 후보군에 이름을 올린 셈이다. 벤처캐피탈(VC) 심사역과 대기업 혁신 부서 관계자들이 참여한 엄격한 심사를 통과했다는 점이 기술력을 방증한다.
사줘의 경쟁력은 복잡한 해외 직구 과정을 ‘손가락 하나’로 줄인 AI 기술력에 있다. 그간 한일 양국 소비자들은 언어 장벽은 물론 관세, 배송비, 통관 수수료 등 불투명한 추가 비용 때문에 직구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다. 사줘는 AI를 통해 제품 상세 설명과 옵션을 현지 언어로 완벽히 번역하는 것을 넘어, 최종 결제 금액을 실시간으로 계산해 제공한다.
사용자는 원하는 상품의 URL만 입력하면 국내 쇼핑몰에서 물건을 사듯 간편하게 주문을 마칠 수 있다. 이러한 직관적인 경험은 최근 일본 내에서 불고 있는 ‘4차 한류’ 열풍과 맞물려 한국 제품을 찾는 일본 소비자들의 가려운 곳을 정확히 긁어줬다는 분석이다.
실적 역시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사줘는 늘어나는 주문량을 감당하기 위해 일본 내 물류 라인을 지속적으로 확충하고 있다. 작년 7억 1,000만 엔 규모의 투자를 유치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 중으로 대규모 자금을 추가로 확보해 서비스 고도화와 글로벌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하지만 숙제도 적지 않다. 일본 이커머스 시장은 라쿠텐, 아마존 재팬 등 거대 공룡들이 장악하고 있으며, 최근 중국발 초저가 플랫폼들의 공세도 거세다. 사줘가 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고 공공 시장과 틈새시장을 공략한다 하더라도, 물류 단가 상승과 고질적인 라스트 마일 배송 비용 문제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관리하느냐가 지속 가능한 성장의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길마로 사줘 대표는 “일본 정부의 공식 인정을 받은 만큼 신뢰도를 바탕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전개할 것”이라며 “상반기 유치될 투자금을 기반으로 미국과 유럽 등 전 세계 시장으로 AI 크로스보더 플랫폼의 영토를 넓히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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