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적이기로 유명한 미국 세무·회계 시장의 높은 벽을 한국 스타트업이 뛰어넘었다. 단순히 기술력을 과시하는 수준을 넘어, 현지 대형 법인으로부터 100만 달러 이상의 실질적인 매출을 끌어내며 사업적 생존력과 확장성을 동시에 증명했다.
세무 AI 솔루션 전문 기업 솔로몬랩스(대표 이기경)는 미국 내 상위 25위권에 이름을 올린 대형 회계법인과 100만 달러(한화 약 15억 원) 규모의 엔터프라이즈 계약을 체결했다고 6일 밝혔다. 이번 계약에 따라 해당 법인의 미국 전역 40여 개 지점, 3,000여 명의 직원이 개인소득신고 자동화 솔루션인 ‘솔로몬 AI’를 실무에 전면 도입하게 된다.
이번 대형 계약의 배후에는 실리콘밸리의 선도 벤처캐피털(VC)인 ‘베세머 벤처 파트너스(Bessemer Venture Partners)’의 전략적 지원이 있었다. 솔로몬랩스의 시드 투자를 주도했던 베세머는 이사회 멤버로서 단순히 자금을 지원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신들이 보유한 미국 내 방대한 회계·세무 네트워크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가교 역할을 자처했다.
물론 네트워크만으로 대형 법인의 선택을 받은 것은 아니다. 솔로몬랩스는 정식 계약 전 진행된 파일럿 테스트에서 약 4,000건의 실제 세금 신고 데이터를 처리하며 성능을 검증받았다. 현지 회계사들의 피드백을 실시간으로 반영해 AI 에이전트의 판단 정확도를 높이고, 실무자들의 업무 흐름에 최적화된 인터페이스(UI)를 구축한 점이 최종 결정의 결정적 요인이 됐다.
미국 세무 시장은 복잡한 세법 체계와 막대한 서류 작업으로 인해 고도로 숙련된 인력의 노동력 소모가 극심한 분야다. 특히 개인소득신고 기간에 쏟아지는 업무량은 회계법인들의 고질적인 페인 포인트(Pain Point)였다.
계약 당사자인 대형 법인의 세무 부문 총괄 파트너는 현지에서 “솔로몬 AI 도입을 통해 소득 신고서 작성의 상당 부분을 자동화함으로써 업무 효율을 비약적으로 개선했다”며 “단순 반복 업무에서 해방된 회계사들이 납세자들에게 더 정교한 자문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서비스 품질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솔로몬랩스의 이번 성과는 한국형 AI 솔루션이 전 세계에서 가장 복잡하고 까다로운 미국 세무 환경에서도 통할 수 있음을 보여준 이정표다. 출시 1년 만에 거둔 15억 원 규모의 단일 계약은 글로벌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한국 스타트업의 체력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다만 시장 안착 이후의 과제도 명확하다. 미국의 각 주(State)마다 다른 세법 체계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AI의 범용성을 유지해야 하며, 무엇보다 민감한 개인 금융 데이터를 다루는 만큼 최고 수준의 보안 안정성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향후 추가 계약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기경 솔로몬랩스 대표는 “미국 대형 회계법인과의 이번 계약은 솔로몬 AI의 실무적 효용성이 시장에서 완벽히 검증됐다는 선언과도 같다”며 “미국 세무 실무 환경에 특화된 AI 자동화 기술을 더욱 고도화해 글로벌 세무 테크 시장의 표준을 만들어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Copyright ⓒ 스타트업엔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