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 사망 이후의 권력 공백을 미국 주도의 정권 교체(Regime Change) 기회로 삼겠다는 의지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악시오스, 로이터 등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이란 내 유력 후계자로 거론되는 차남 모즈타바 하메네이를 향해 "하찮은 인물이며 용납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그는 이란의 지도자 선출에 미국이 직접 관여해야 한다며, 지난 1월 니콜라스 마두로 체포 이후 델시 로드리게스를 임시대통령으로 세운 '베네수엘라 모델'을 이란에 적용할 것임을 시사했다. 특히 "우리는 5년마다 다시 돌아와 이런 일을 반복할 필요가 없다"며 근본적인 체제 변화를 목표로 하고 있음을 명확히 했다.
또한, 이날 열린 백악관에서 열린 인터 마이애미(2025 MLS 우승팀) 초청 행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장대한 분노(Epic Fury)' 작전의 구체적인 전과를 공개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그는 "작전 개시 단 사흘 만에 함정 24척이 침몰하며 이란 해군이 사실상 사라졌다"고 발표했고, 이어 "미사일 및 발사대의 약 60~64%가 파괴되었으며, 공군과 방공망, 통신망이 완전히 무력화됐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은 전 세계 이란 외교관들을 향해 사상 첫 '집단 망명'을 촉구하기도 했다. 그는 "지금이 바로 나라를 되찾을 때"라며 망명자들에 대한 전폭적인 면책과 지원을 약속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라크 쿠르드족 민병대가 국경을 넘어 이란 내 지상전 공세를 개시하는 것에 대해서도 "전적으로 지지하며 훌륭한 일"이라며 찬성 입장을 밝혔다. 이는 미·이스라엘의 공습을 넘어 반정부 무장 세력을 활용한 내부 흔들기를 본격화한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그는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의 성과를 치켜세우며 "이란 문제를 끝내면 머지않아 쿠바로 돌아가게 될 것"이라고 언급해, 중동발 정권 교체의 바람을 중남미로 확장하겠다는 뜻을 숨기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행보는 지지층에게는 '강한 미국'의 귀환으로 읽히지만, 외교 전문가들과 국제 사회는 다음과 같은 치명적인 리스크를 우려하고 있다.
우선, 전략적 모호성과 내부 분열의 위험 현재 미 행정부 내에서도 목표가 엇갈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도자 교체'와 '체제 전복'을 공언하고 있지만,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등 군 수뇌부는 '핵 프로그램 파괴'라는 제한적 목표를 강조한다. 이러한 정책적 엇박자는 이란 내부의 반정부 세력에게 혼란을 줄 수 있으며, 만약 정권 교체 이후의 대안(Post-War plan)이 부재할 경우 이란은 제2의 이라크나 리비아식 무정부 상태에 빠질 위험이 크다.
다음으로, 쿠르드족 지상전 지지의 후폭풍 쿠르드 민병대의 지상전을 전폭 지지한다는 발언은 중동의 '화약고'를 건드린 격이다. 쿠르드의 성장은 이란뿐만 아니라 터키, 이라크, 시리아 등 주변국과의 영토 및 민족 갈등을 촉발할 수 있다. 특히 나토(NATO) 동맹국인 터키가 쿠르드 국가 수립 움직임에 극도로 민감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트럼프의 발언은 동맹 관계에 심각한 균열을 초래할 수 있다.
끝으로, '주권 침해' 논란과 국제법적 정당성 타국의 지도자를 미국 대통령이 직접 선택하겠다는 발언은 근대 주권 국가 체제의 기본 원칙인 '민족자결주의'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것이다. 베네수엘라 모델을 이란에 강요하는 것은 국제 사회에서 미국의 도덕적 권위를 실추시키고, 반미 국가들의 결속을 다지는 명분이 될 수 있다. 또한, 에너지 시장의 불안정성을 "추가 조처"라는 단기적 처방으로 해결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트럼프 대통령은 쿠바까지 언급하며 전 세계적인 '반미 정권 청산'의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마코 루비오 장관을 앞세운 '가시적인 성과'는 분명해 보이지만, 그 방식이 국제 질서의 규칙을 파괴하는 방식이라는 점이 문제다.
과연 그의 호언장담대로 이란에 "조화와 평화"가 올 것인지, 아니면 통제 불능의 '장기적 대리전'과 '인도주의적 재앙'이 시작될 것인지 전 세계가 숨죽이며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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