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지난 3년 연속 평균 관중 1만 명을 돌파한 K리그1이 역대 최고 시즌을 기대하며 지난 주말 개막했다. ‘풋볼리스트’는 K리그1 감독들에게 세 가지 공통 질문을 던지며 어떤 2026년을 만들어가고 싶은지 가늠하려 했다. 우승후보 팀의 수장은 그 무게와 싸우고 있었고, 상대적 약팀은 세상을 놀라게 하기 위한 준비를 치열하게 진행 중이었다. 시즌 초 인터뷰를 일체 삼가는 일부 감독은 답변을 고사했다. <편집자 주>
유병훈 감독은 올 시즌 FC안양의 ‘물어뜯는 좀비 축구’를 천명했다. 꽃을 피우며 승격했고 좀비가 돼 살아남은 안양이다. 이제는 상대를 사정없이 물어뜯는 전투적인 좀비가 되고자 한다. 올겨울부터 유 감독의 고민은 깊었다. 선수단 변화, 새 전술 이식, 시즌 목표 등 정리할 거리들이 즐비했다. 차츰차츰 하나씩 답을 찾아간 유 감독은 본인과 선수단의 동기부여를 자극하기 위한 완전히 새로운 ‘물어뜯는 좀비 축구’를 구상했다.
새롭게 재편된 안양은 개막전부터 인상적인 경기력을 펼쳤다. ‘우승 후보’ 대전하나시티즌을 상대로 안양은 강한 압박으로 맞붙을 놨다. 뒷공간 노출, 전진 패스 실수 등 시행착오도 겪었지만, 이따금 올 시즌 전술 색깔이 드러나는 위협적인 공격 패턴으로 대전을 위협했다. 결과는 1-1 무승부, 전화 인터뷰에서 유 감독은 결과에 아쉬움이 있는 듯 말끝을 흐렸다. 비바람과 추운 날씨 속 경기를 펼친 탓인지 유 감독의 목소리는 잠겨있었다. 컨디션을 묻자, 유 감독은 멋쩍게 웃으며 “저보다 선수들이 걱정이죠”라고 말했다. 대화를 이어간 유 감독은 올해 안양 전술의 변화가 큰 만큼 시즌 간 필요한 보완점들을 세심하게 짚었다.
올 시즌 안양은 파이널 A 진입을 목표하고 있다. 지난 시즌 14골을 넣은 모따와 크랙 야고가 팀을 떠났다. 시민 구단의 한정된 예산으로 안양은 장점이 뚜렷한 배고픈 자원들을 끌어모았다. 최건주, 이진용, 김정훈, 홍재석 등 국내 자원 그리고 엘쿠라노, 아일톤이라는 새 외국인 전력이 합류했다. 여기에 토마스, 마테우스 등 에이스를 지켜내면서 안양은 여전히 까다로운 전력의 다크호스로 남았다. 여기에 ‘물어뜯는’ 새 전술까지 시너지를 발휘한다면 안양의 맹진은 올 시즌에도 이뤄질 전망이다.
▲ 가장 듣기 싫은 말 “노쇠화”
가장 듣고 싶은 말은 6강 목표를 이뤄야 하니 ‘준비 잘했다’라는 말을 듣고 싶다. 올 시즌 ‘물어뜯는 좀비’를 출사표로 던졌다. 경기력으로 반영되고 녹아들게끔 만들어야 한다. ‘준비를 잘했구나’라는 평가를 듣고 싶다. 대전전에선 80%는 반영됐다. 여기서 완성도를 조금 더 올리면 안양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가장 듣기 싫은 말은 ‘노쇠화’다. 안양 선수단의 평균 나이가 높다. 30대 중반에 있는 선수들이 7~8명 있다. 노쇠화됐다는 말을 안 듣기 위해 전술도 바꾸고 선수들의 동기부여도 이끌고 있다. 성적과 직결된다고 생각한다. 팀이 노쇠화됐다는 말을 듣고 싶지 않다. 올해 안양 전술이 체력 부담이 있는 축구다 보니 어떻게 효율적으로 끌고 가냐가 제일 중요할 듯싶다.
▲ 가장 많이 부르는 선수 “이진용, 제가 찾던 앵커맨 되길”
많이 하는 혼잣말은 ‘이러면 안 돼’다. 올 시즌 새로운 전술과 경기 운영 콘셉트를 가져가고 있다. 전 전술에는 전부 다 익숙해져 있고 보완점만 조정하면 됐다. 하지만 새로운 걸 시도하다 보니, 동계 훈련 때 안 되는 부분이 많이 나타났다. 그런 부분을 수정하면서 ‘아, 이러면 안 되는데’라면서 혼잣말을 많이 했다(웃음). 선수들한테도 독려하는 부분이고 나 자신에게도 동기부여다. 새로운 시도를 완성하기 위해 노력을 해야 하니, 혼잣말을 많이 했던 것 같다.
동계 훈련 때 이진용, 한가람을 많이 불렀다. 이진용과 한가람은 수비에서 경쟁력을 갖춘 선수다. 두 선수는 뺏는 건 되는 데 그다음 연결에서 아쉬운 점이 있었다. 공을 뺏으면 공격적으로 나서야 하는데, 다시 뺏긴다거나 백패스가 나오면 상대 공간을 노릴 수 없는 상황이 된다. 저는 미드필더 역할을 굉장히 중요시한다. 마테우스가 공격이 좋고, 김정현이 공수가 다 되는 박스 투 박스다. 그래서 수비를 잘하는 선수가 필요했다. 공수가 모두 훌륭한 선수를 영입하면 당연히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공수 상황에서 미드필더 배치나 조화가 잘 이뤄져야 한다. 특히 이진용에게 그런 부분을 강조했고 점차 나아지고 있다. 동계 때는 볼 탈취 후에 첫 번째 우선순위를 못 찾고 뺏기다 보니까 이 점을 개선한다면 제가 제일 찾던 ‘앵커맨(수비형 미드필더)’이 되지 않을까 싶다.
새로 합류한 공격수 엘쿠라노도 많이 찾았다. 엘쿠라노와는 공수 포지셔닝을 잡기 위해서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 올해 안양에 필요한 건 “공격적인 패스, 실패를 두려워 말자”
가장 원하는 건 ‘공격적인 패스’다. 실패하거나 공을 뺏길 거라는 두려움을 가지지 않아야 한다. 왜냐하면 올 시즌 전술의 가장 중요한 점은 볼 탈취 후 전방으로 나가는 것이다. 전진하다가 뺏기면 체력적으로 힘들다. 그런 체력 부담을 걱정해서 백패스를 한다거나 공격을 지연하게 된다면 우리가 원하는 다이내믹한 축구를 구현할 수 없다. 그래서 경기가 답답해질 수 있다. 도전적이고 공격적인 패스가 중요하다.
대전전 같은 장면이 계속 나와야 한다. 마테우스와 유키치가 공을 잡았을 때 최건주, 김동진, 이태희 등이 공간으로 움직여서 플레이를 이어가는 게 제일 첫 번째다. 지공 작업에서는 서로 연계나 오프더볼 움직임이 중요하다. 대신에 횡패스나 ‘U자 빌드업식’ 패스는 피해야 한다. 수비에서부터 1차 빌드업으로 어렵더라도 도전적이고 공격적인 패스가 필요하다. 경기 때 계속 시도해야 잘할 수 있다. 대전전처럼만 한다면 다음 경기에선 더 자신감을 가지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글= 김진혁 기자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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