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생활경제-下] 고환율·소비 침체에 식품업계 ‘생존 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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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생활경제-下] 고환율·소비 침체에 식품업계 ‘생존 경영’

한스경제 2026-03-06 07:15: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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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연합뉴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연합뉴스

| 서울=한스경제 양지원 기자 | 내수 소비 침체와 고환율 장기화, 원자재 가격 부담이 겹치면서 식품업계가 ‘버티기 경영’에 들어갔다.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 속에 가격 인상은 쉽지 않은 반면 일부 품목에서는 가격 인하까지 이어지며 기업들의 수익성 압박이 커지고 있다. 기업들은 수출 확대와 고부가 제품 강화, 비용 효율화 등을 통해 수익성 방어에 나서는 모습이다.

◆내수 침체·고환율 겹친 ‘삼중고’

업계에 따르면 최근 식품기업들은 내수 부진과 환율 상승, 원자재 가격 부담 등 복합적인 경영 환경 속에서 사업 전략을 조정하는 분위기다.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서 국내 시장에서의 매출 확대가 쉽지 않은 데다, 고환율 장기화로 원재료 수입 비용 부담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중동 지역 긴장 고조 등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더해지면서 에너지 가격과 물류 비용 변동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특히 정부가 물가 안정을 강조하며 식품·외식 가격 관리에 나서면서 기업들의 가격 전략도 제약을 받고 있다. 가격 인상 여력이 제한된 상황에서 일부 기업들은 가격 인하까지 단행하며 부담이 더욱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주요 식품기업들의 수익성도 높지 않은 수준이다. 지난해 기준 주요 식품기업의 영업이익률은 CJ제일제당 4.6%, 대상 3.9%, 롯데웰푸드 2.6%, 롯데칠성음료 4.2%, 오뚜기 4.8%, 농심 5.2% 수준이다. 반면 오리온 16.8%, 삼양식품 22.3% 등 일부 기업을 제외하면 대부분 기업들이 한 자릿수 중반 이하의 낮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오리온과 삼양식품은 해외 수출 비중이 높은 사업 구조 덕분에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성을 기록한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에서는 원재료 비용과 물류비 부담이 큰 식품 산업 특성상 가격 정책이 제한될 경우 수익성 방어가 쉽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밀가루·설탕·전분당 시장의 담합 의혹을 조사하는 가운데 일부 식품기업들은 가격 인하에 나서기도 했다. CJ제일제당은 올해 들어 밀가루와 설탕, 전분당 가격을 여러 차례 낮췄다. 지난 1월 업소용 설탕 가격을 6%, 밀가루 4%, 전분당 3~5% 인하한 데 이어 2월에는 소비자용 설탕과 밀가루 가격을 평균 5% 낮췄다. 같은 달 23일에는 소비자용 전분당 가격을 최대 5% 인하했으며, 사흘 뒤에는 밀가루 가격을 평균 5% 추가로 내렸다.

대상도 가격 인하 대열에 합류했다. 대상은 지난 2월 13일 청정원 올리고당·사과올리고당·요리올리고당 등 올리고당류 3종과 청정원 물엿 등 소비자용 제품 가격을 일괄 5% 인하했다.

SPC그룹 계열 파리바게뜨도 제품 가격 인하에 나선다. 파리바게뜨는 오는 13일부터 빵과 케이크 등 11종 제품 가격을 최대 1만원까지 인하할 예정이며, 이달 중 1000원 ‘가성비 크라상’도 출시할 계획이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는 내수 소비 침체와 원자재 가격 부담, 고환율 장기화가 겹친 상황”이라며 “업계 전반적으로 성장보다는 버티는 해가 될 것이라는 분위기가 강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국제 정세가 불안하다 보니 기업들이 계획했던 수출 확대 전략에도 변수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며 “원재료 수급과 환율 변동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 수출 확대 속 중동 리스크 변수

미국과 이란의 전쟁으로 중동 정세가 혼란에 빠지면서 중동시장 공략에 공을 들여온 국내 식품업계에 비상에 걸렸다. 사진은 지난 3일(현지시간) 이란에서 육로를 통해 튀르키예로 빠져나온 한 이란인이 길을 바라보는 모습./연합뉴스.
미국과 이란의 전쟁으로 중동 정세가 혼란에 빠지면서 중동시장 공략에 공을 들여온 국내 식품업계에 비상에 걸렸다. 사진은 지난 3일(현지시간) 이란에서 육로를 통해 튀르키예로 빠져나온 한 이란인이 길을 바라보는 모습./연합뉴스.

이 같은 환경 속에서 식품기업들은 해외 시장 확대와 제품 포트폴리오 조정을 통해 대응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북미와 동남아, 중동 등 해외 시장 공략을 강화하며 수출 확대에 나서는 모습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중동 지역의 K푸드 수출액은 4억1000만달러로 전체 수출액 139억달러의 약 3% 수준에 그쳤다. 다만 수출 증가율 측면에서는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중동 지역 K푸드 수출은 전년 대비 22.6% 증가하며 주요 수출 시장 가운데 가장 가파른 증가세를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중동 시장이 아직 전체 비중은 크지 않지만 성장성이 높은 신흥 시장으로 평가하고 있다. 실제로 국내 식품기업들은 할랄 인증 제품 확대와 현지 유통망 확보 등을 통해 중동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다만 최근 중동 지역 긴장 고조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면서 물류 비용과 환율 변동성에 대한 우려도 동시에 제기된다. 업계에서는 중동 정세 악화가 국제 유가와 해상 운임 상승으로 이어지며 수출 전략에도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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