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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는 5일 백승훈 한국외대 중동연구소 전임연구원과 김덕일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원 중동·이슬람센터 정치·경제연구실장과 인터뷰를 통해 현재 이란전 분석과 전망에 대해 들어봤다. 백 연구원은 영국 더럼대 국제관계학 박사로 국립외교원 협력교수·국가정보원 중동 자문위원이며 김 실장은 튀르키예 보아지치대 정치외교학 박사로 중동 정치경제 전문가다.
◇“플랜 없는 전쟁”…목표도, 출구 전략도 없다
두 전문가 모두 트럼프 행정부의 전략 부재를 지적했다. 백 연구원은 “2003년 이라크 침공 당시 부시 행정부는 지상군 규모, 정권 교체 방식, 전후 통치 구상까지 구체적인 계획이 있었다. 지금 트럼프에게는 그런 플랜이 없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트럼프의 실제 1차 목표가 완전한 정권 교체가 아니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란 현 체제 안에서 자신과 협상 가능한 인물로 지도부를 교체하는 것이 목표였던 것으로 보인다”며 “베네수엘라에서 마두로를 제거하고 우호적 인물을 앉힌 방식과 유사한 접근이다. 그러나 이번 공습으로 트럼프가 점찍어 두었던 인물마저 다수 사망하면서 이 계획도 차질을 빚고 있다”고 설명했다.
백 연구원은 이번 전쟁의 실제 목적이 협상력 복원에 있다고 봤다. 그는 “핵 협상이 교착된 상황에서 강경파를 제거하고 이란의 비대칭 전력을 약화시켜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려는 전략으로 보인다”고 했다. 전쟁 종료 조건과 관련해 김 실장은 “우라늄 국내 농축 완전 금지(0%), 탄도미사일 사거리 제한, 대리 무장 조직 지원 중단이 트럼프의 핵심 요구가 될 것이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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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군 투입은 ‘탄핵’ 감수해야 하는 카드
백 연구원은 직접적인 지상군 투입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이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의회 승인 없이 전쟁을 개시했다. 여기에 지상군까지 파견했다가 수십 명의 사망자가 나온다면 탄핵도 가능한 사안이다”고 경고했다. 현재 거론하는 특수부대 투입도 2003년 이라크와 같은 장기 주둔 목적이 아닌 제한적 특수 임무 차원이라는 것이다.
백 연구원은 전쟁이 장기화할 수 있는 두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이란 내 대규모 시민 봉기가 현실화되거나 이란 공격으로 미군 사망자가 대거 발생할 때다. 그는 “이 두 가지 우발적 상황이 전쟁을 수렁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유일한 경로”라고 말했다.
이란의 차기 지도자 문제는 전쟁의 또 다른 변수다. 이란 당국의 공식 발표는 없지만 외신들은 알리 하메네이의 차남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차기 최고지도자로 선출됐다고 앞다퉈 전했다. 모즈타바는 그간 공식 직함 없이 혁명수비대 산하 바시지 민병대에 실질적 영향력을 행사해온 인물이다. 김 실장은 “모즈타바는 호메이니 같은 1세대 최고지도자와 비교하면 학문적 정통성이나 종교적 정당성 면에서 급이 떨어진다”며 “혁명수비대와의 오랜 연계와 정보부와의 친분이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부자 세습으로 가는 것은 이슬람 공화국 스스로 정체성을 훼손하는 것이다”도 지적했다. 1979년 이슬람 혁명의 핵심 명분 중 하나가 팔레비 왕조의 세습 왕정 타도였기 때문이다. 모즈타바 집권으로 혁명수비대와의 밀착은 더욱 강화하고 강경 노선도 지속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게 김 실장의 관측이다.
◇순교자의 아들이 갖는 상징성…순교 서사 한계도
이번 공습으로 모즈타바는 부친 하메네이와 배우자, 자녀를 모두 잃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지점에서 시아파 특유의 순교 서사가 작동할 수 있다. 백 연구원은 “가족을 모두 잃은 모즈타바가 최고지도자가 되는 순간 ‘미국이 하메네이를 제거하면 끝날 것으로 생각했겠지만 그의 아들이 살아 있다’는 저항의 상징을 만드는 계기가 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반면 김 실장은 순교 서사의 동원력에는 한계가 있다고 봤다. 그는 “순교만으로 전쟁에서 이길 수 있을지에 대해선 의문이 있다”며 “이란 시민 다수가 현 체제를 지지하지 않는다는 건 지난 수년간의 시위에서 이미 확인됐다”고 말했다.
모즈타바 체제하에서 미국·이스라엘과의 협상 가능성에 대해 두 전문가 모두 회의적이다. 김 실장은 “개혁이나 서방과의 대화 노선으로 가기는 당분간 어렵다”고 봤다. 백 연구원은 “트럼프가 모즈타바를 추가 공습의 타깃으로 삼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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