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면서 실내식물에 대한 관심도 크게 높아졌다. 반려식물이라는 말이 일상화되고 작은 화분 하나로 생활공간을 꾸미는 문화도 빠르게 확산됐다. 그러나 이러한 흐름 속에서도 국내 화훼 수출액의 44%를 차지하는 접목선인장은 기대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수요는 늘었는데 왜 수출은 줄었을까’라는 질문이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시장 환경이 과거 방식으로 돌아가지 않고 전혀 다른 흐름으로 재편됐기 때문이다. 이제는 많이 생산한다고 해서 자연스럽게 판매로 이어지는 구조가 아니다.
현재 글로벌 화훼 시장은 단순한 생산 경쟁을 넘어 품질과 신뢰를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해외 화훼 육종회사와 유통업체는 무엇보다 상품의 안전성(검역·병해충 관리), 유통 과정에서의 내구성, 소비자가 쉽게 기를 수 있는 관리 편의성,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포장과 스토리, 그리고 균일한 품질의 안정적 공급 여부를 중요하게 평가한다. 단순히 꽃이 예쁘다는 이유만으로는 시장에서 선택받기 어렵다. 소비자 경험과 상품 신뢰까지 포함한 ‘종합적인 상품력’이 경쟁력의 기준이 되고 있다.
과거에는 ‘좋은 품질을 저렴하게’ 공급하는 것이 경쟁력이었다면 이제는 ‘좋은 품질을 안전하게, 꾸준히, 브랜드화해 공급하는 것’이 기본조건이 됐다. 생산 중심의 사고에서 벗어나 유통과 소비자의 시각에서 상품을 바라보는 전환이 필요하다. 이러한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해야만 접목선인장 산업도 다시 성장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접목선인장과 다육식물은 최근 화훼 소비 트렌드와 유통업체의 요구에 부합하는 작목이다. 크기가 작고 관리가 비교적 쉬우며 다양한 색과 형태로 소비자의 취향을 만족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무엇보다 실내에서 오랫동안 기를 수 있어 반려식물문화와도 잘 어울린다. 이런 점에서 지금은 위기이면서 동시에 재도약의 기회이기도 하다. 다만 우리의 강점은 말이 아닌 데이터와 표준으로 입증돼야 한다.
경기도농업기술원 선인장다육식물연구소는 경기도 화훼산업의 방향을 ‘더 많이 생산’이 아니라 ‘더 잘 팔리도록’에 맞추고자 한다. 이를 위해 국내외 시장에서 실제로 경쟁력 있는 품종 중심으로 전환하고 검역과 무병묘(깨끗한 모주) 체계를 연구의 출발점으로 삼을 계획이다. 또 프리미엄 가치는 가격이 아니라 소비자에게 보이는 방식에서 시작된다는 점에 주목해 상품화 전략을 강화하고 해외 육종회사 및 유통사와 협력해 현지 테스트부터 판매까지 이어지는 구조를 만들어 나갈 것이다. 생산, 유통, 소비가 연결되는 구조 속에서 경기도 화훼산업의 새로운 가능성을 찾고자 한다.
병오년을 맞아 선인장다육식물연구소는 이러한 변화에 맞는 연구와 현장 중심 지원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새로운 시장 기준에 부합하는 품종 개발과 생산기술 연구, 농가와 협력해 경기도 접목선인장과 다육식물이 해외시장에서 다시 신뢰받는 품목으로 자리매김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작은 화분 속 접목선인장이 다시 세계시장에서 꽃피우며 한국 화훼산업의 미래를 밝히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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