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권신영 기자】고(故) 변희수 하사를 기리고 트랜스젠더를 비롯한 성소수자 인권을 지원하기 위해 추진돼 온 변희수재단이 마침내 법인 설립 허가를 받았다. 설립 신청 이후 약 1년 10개월, 법인 설립 허가 절차 지연을 둘러싼 행정소송에서 변희수재단 준비위원회(이하 준비위)가 승소한 지 약 3주 만이다.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는 5일 제6차 상임위원회를 열고 변희수재단 설립 허가 안건을 의결했다. 상임위원 4명 가운데 이숙진·오영근·김학자 상임위원 등 3명이 찬성 의견을 밝혔으며 안창호 위원장은 별도의 의견을 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준비위는 2024년 5월 인권위에 비영리법인 설립 허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인권위는 해당 안건을 이날까지 총 7차례 상정하면서도 번번이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이번 의결에는 두 가지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먼저 지난 2월 12일 서울행정법원이 인권위의 절차 지연이 위법하다고 판단한 점이 영향을 미쳤다. 당시 법원은 법인 설립 허가 절차 부작위 위법 소송에서 준비위원회의 손을 들어줬다.
인권위 지침에 따르면 특별한 사유가 없는 경우 신청 접수 후 20일 이내에 안건을 처분해야 한다. 해당 절차가 지켜지지 않자 준비위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또 다른 배경으로는 재단 설립 허가에 반대해 온 김용원 전 상임위원이 임기 만료로 퇴임한 점이 거론된다. 이숙진 상임위원은 회의 직후 기자 브리핑에서 “특정 위원이 반대 의견을 계속 제시하는 등 합리적이지 않은 이유로 허가가 미뤄진 데 대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준비위 측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복직, 순직 인정, 국립묘지 안장, 보훈 그리고 법인 설립 허가까지 어느 하나 쉽게 이뤄진 일이 없었다”며 “포기하지 않고 긴 싸움을 이어온 사람들의 노력 끝에 또 하나의 매듭을 짓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변희수재단은 법인으로서 첫걸음을 내딛는다”며 “변희수 하사가 남긴 질문을 이어받아 트랜스젠더의 존엄과 권리가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활동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상임위원회에는 변희수재단 설립 안건과 함께 원가정아동인권협회, 중독회복자인권재단 설립 안건도 상정됐으나 상임위원 2명의 반대로 모두 기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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